유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성장 포인트가 매력

엔픽셀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멀티플랫폼 MMORPG ‘그랑사가’가 출시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게임매출 3위, 구글플레이에서는 게임매출 4위까지 뛰어올랐다. 스타트업이 만든 신생 IP 기반 게임으로서는 요새 보기 드문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그랑사가’의 성공은 출시 이전부터 감지됐다. 인기 모바일게임 ‘세븐나이츠’의 핵심 개발진들이 만든 게임으로 일찌감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대거 출연한 홍보 영상 ‘연극의 왕’이 1000만뷰를 달성하며 입소문을 탔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등록 이벤트에는 5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게임은 5명으로 구성된 기사단이 세리아드라는 소녀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 ‘라스’를 비롯해 세리아드, 윈, 큐이, 카르트, 나마리에 중 3명을 골라 팀을 구성해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팀 스쿼드 중 1인을 조작하되, 태그 시스템을 통해 나머지 2인과 교대한다. 또 팀 스쿼드는 6인 내에서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캐릭터마다 속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6명의 기사단을 전부 육성하게 될 것이다.

캐릭터 모델링과 그래픽은 나무랄데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새 트렌드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이 고품질로 구현됐다. 캐릭터는 개성 있으면서도 예쁘고, 맵 모델링도 깔끔하다. 전투시 타격감과 연출도 뛰어난 편이고 최적화도 합격점이다. 혹자는 ‘그랑사가’를 ‘젤다의전설 야생의숨결’ 또는 ‘원신’에 비교하는데, 그래픽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견줄 만한 수준이다. 잘 만든 게임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그랑사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성장 포인트가 굉장히 디테일하다는 점이다. 캐릭터의 성장은 레벨업과 방어구 수집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종의 스킬트리라고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통해 능력치를 올려야 하는데, 이 잠재능력의 가짓수가 엄청나게 많다. 어느 줄기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특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핵심 콘텐츠로서 캐릭터마다 4개씩 장착할 수 있는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라는 수집형 요소에도 성장 포인트가 있다. 그랑웨폰은 다양한 스킬을 늘려주고, 아티팩트는 기본 능력치를 강화시켜준다. 결국 좋은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를 수집하는 게 관건인데, 좋은 것을 얻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그랑웨폰과 아티팩트 모두 따로따로 레벨업을 해줘야 하고, 장비를 합성해 이들을 강화하는 ‘극초월’도 지원한다. 또 ‘한계돌파’도 있다.

그리고 그랑웨폰에 ‘극초월’을 진행할 때마다 ‘소울링크’라는 것을 얻게 되는데, 이 또한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요소다. 소울링크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주력 그랑웨폰 외에도 다양한 그랑웨폰을 모으고 강화해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성장 포인트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랑사가’와 같은 RPG에서 분명한 장점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캐릭터를 계속해서 육성하는 재미가 있다. 하드코어 RPG 유저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캐주얼 유저들에게는 많은 숙제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사실 ‘그랑사가’는 하루에 10~20분 투자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수많은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를 모으고 강화해야 하다보니,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려면 작정하고 붙잡고 해야 한다. 또 게임 진행 방식이 완전 자동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캐주얼 유저들이 끼어들 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랑사가’는 참신하고 독특한 게임은 아니다. 대신 하드코어 유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꿰뚫고 있다. 그래픽은 뛰어나고, 성장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 제대로 된 본격 MMORPG를 기대했던 유저들이라면 오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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