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개발사로 제1회 일본게임 대상 수상...한국에서도 많은 팬 보유

[‘사쿠라대전’']https://pt.wikipedia.org

PC엔진하면 떠오르는 대표게임으로 ‘천외마경(天外魔境)’ 시리즈가 있다면 장르적 특성이 비슷한 게임으로는 세가새턴에 그에 견줄만한 게임으로 ‘사쿠라대전(サクラ大戦)’이라는 게임이 있다.

개발사가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틀이나 컨셉이 비슷하긴 하지만 ‘천외마경’과 마찬가지로 ‘사쿠라대전’도 화려함을 자랑하는 대작 게임 중에 하나다.

‘사쿠라대전’은 1996년 9월 27일 세가 새턴용으로 출시한 게임이다. PC엔진용 ‘천외마경’을 개발한 레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여 같은 회사의 게임 양대 플랫폼에 유명 게임이 되었다. ‘사쿠라대전’은 제1회 일본게임 대상(CESA)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할 만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사쿠라대전’은 ‘천외마’경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도 ‘천외마경’을 개발한 레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게임이다. 게임의 디렉터도 같은 사람인 히로이 오지(広井王子)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쿠라대전’의 음악은 타나카 코헤이(田中公平)가 맡았는데 타나카 코헤이는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음악으로 많은 활동을 한 일본의 유명 작곡가이다보니 ‘천외마경’처럼 화려한 오프닝고 비주얼씬 그리고 경쾌한 배경음악 등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정도로 대작게임이다.

‘사쿠라대전’은 발매 초기에만 해도 일본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게임 이름에 ‘사쿠라’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 때문에 일본색이 짙어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인가 미화인가 등의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의 내용은 오해하듯이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로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내용에 가깝다.

게임의 설정부터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패배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시리즈 2편에서는 제국주의에 더해 군국주의까지 다루고 있지만 아무리 좋게 본다 해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부분 때문에 게임의 재미와는 별개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작품이지만 현재까지도 시리즈가 이어져오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이다.

   

[SEGA SATURN. 사진=세가 홈페이지]

 ‘사쿠라대전’은 게임 업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가(SEGA)에서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출시까지 약 2년간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콘솔 게임기인 세가 새턴용으로 출시했다.

당시 세가는 전통적으로 아케이드 시장에서 강력한 히트작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케이드 센터에 인기 있는 게임들만 세가새턴으로 이식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여겼다. 실제로도 ‘버추어파이터’나 ‘버추어 캅’, ‘세가 랠리 챔피업십’ 등의 3D 인기 게임으로 발매 초기에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판매량을 앞지르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먼저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결국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시장을 내주고 사라지는 비운의 게임기가 되었다. 세가에서도 세가 새턴의 실패를 인정하고 세가 새턴의 후속 기종인 세가 드림캐스트를 출시했다.

세가 새턴은 발매 초기 주로 아케이드 센터(오락실)의 자사 보유 게임들을 이식하면서 게임기 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했지만 점차 오리지널 작품에 집중하여 ‘천외마경’의 개발사 레드 엔터테인먼트와 세가의 제2 CS연구개발부가 공동으로 드라마틱 어드벤처라는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사쿠라대전’을 출시했다.

드라마틱 어드벤처 프로젝트는 게임을 게임에서 끝내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범위를 확장한다는 개념으로 특히 오프닝송으로 수록 된 격! 제국화격단(檄げき!帝国華撃団)은 ‘사쿠라대전’을 상징하는 테마곡으로도 유명하다.

[타나카 코헤이(田中公平)]https://www.enjoytokyo.jp/concert/event/1609472/

 ‘격! 제국화격단(檄げき!帝国華撃団)’은 ‘천외마경’과 ‘사쿠라대전’의 디렉터인 히로이 오지(広井王子)가 작사를 맡았고 작곡은 타나카 코헤이(田中公平)가 맡아 걸출한 유명인 두 사람이 합심하여 만든 만큼 게임 오프닝 송 중에서도 베스트로 꼽히는 명곡으로 탄생하였다.

노래는 게임 내 캐릭터인 ‘신구지 사쿠라’역의 ‘요코야마 치사(横山智佐)’가 불렀다. 작사를 맡은 히로이오지는 ‘마동왕 그랑조(수퍼 그랑조)’와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의 원작자로 유명한데게임개발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천외마경’과 같은 PC엔진 대표게임을 개발 총괄하기도 했었고 ‘사쿠라대전’ 역시 히로이 오지가 디렉터를 맡았다. 게임의 개발사인 레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히로이오지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사쿠라대전’은 명작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태생적 요인으로 게임 개발에는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천외마경’과 더불어 애니메이션과 음악으로 유명한 게임으로 꼽힌다.

게임 음악의 작곡가인 타나카 코헤이는 카와이 켄지와 칸노 요코와 함께 일본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경우도 많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주변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했는데 ‘근육맨’, ‘드래곤볼’, ‘기동전사 건담:제08MS소대’, ‘기동무투전 G건담’, ‘달타냥의 모험’, ‘마동왕 그랑조트(슈퍼그랑조)’, ‘용자왕 가오가이가’, ‘원피스’, ‘은하철도 999’, ‘건버스터 톱을 노려라’ 시리즈, ‘하야테’처럼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 삽입 곡으로 유명하다.    

‘사쿠라대전’의 오프닝 송인 ‘격! 제국화격단’ 노래를 부른 ‘요코야마 치사(横山智佐)’는 게임내 캐릭터인 ‘신구지 사쿠라’역의 성우인데 요코야마 치사는 ‘루팡 3세’ 애니메이션을 보고 감명을 받아 성우의 길로 들어섰다.

성우가 되기 위해 치열 교정을 위해 200만 엔(약 2234만 8000원)을 썼을 정도로 성우의 꿈을 꾸던 그녀는 재학시절 1987년 고3 재학시절 ‘OVA 블랙 매직 M-66의 나라 페리스’ 캐릭터로 데뷔하여 이후 웬만한 열혈계 여성 캐릭터는 거의 그녀가 성우를 담당했을 정도로 많은 작품에서 활동했다.

유명 작품으로는 ‘갈 포스’, ‘개구리 중사 케로로’, ‘건슬링거 걸’, ‘기동전사 건담 0083’, ‘제08MS소대’, ‘기동전함 나데시코’, ‘명탐정 코난’,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 ‘유유백서’, ‘헌터X헌터’ 등에서 활동했으며 게임 성우로도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사쿠라대전’에서는 신구지 사쿠라 역을 맡았고 같은 회사의 ‘천외마경’에서는 치사, 츠구미, 프린세스 레이나 등의 역할을 하여 레드 엔터테인먼트와의 인연도 깊은 편이다. 그녀가 게임에서 맡은 신구지 사쿠라(真宮寺さくら)는 게임의 이름처럼 ‘사쿠라대전’의 메인 캐릭터로 북진일도류 면허개전으로 수련을 하는 영검 아라타카의 소유자로 등장하여 ‘사쿠라 대전’ 시리즈의 오오가미 이치로, 칸자키 스미레, 아이리스, 마리아 타치바나, 이홍란, 키리시마 칸나와 함께 메인 캐릭터 중에 한 명이다.

메인 캐릭터 중에 한 명이이기는 하지만 메인 타이틀 패키지에 일러스트로 거의 유일하게 등장하여 메인 오브 메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Ah! My Goddess (ああっ女神さまっ) OVA Opening]유튜브(/watch?v=sJbqwDqzofY)

디렉터에 히로이오지, 음악에 타나카 코헤이와 더불어 무엇보다도 ‘사쿠라대전’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원작자가 후지시마 코스케(藤島 康介)였다. 게임의 캐릭터들을 잘 보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눈이나 머리카락 등의 표현을 보면 바로 누군지 짐작이 갈 정도이다.

 ‘사쿠라대전’의 원작 디자인은 ‘체포하겠어!’와 ‘오! 나의 여신님(ああっ女神さまっ)’ 등으로 유명한 후지시마 코스케가 사쿠라 대전의 캐릭터들을 디자인했다. 게임의 캐릭터 원작자인 후지시마 코스케의 작품 중에 ‘오! 나의 여신님’을 얘기하면 불편한 지난 과거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 ‘오! 나의 여신님’은 1993년 OVA(Original Video Animation)로 제작되었을 당시 한국의 일본문화 개방 금지법으로 인해 어둠의 경로나 중간 도매상들로부터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들은 구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널리 퍼져 있었다. 한국은 1998년 이전까지 자국 문화의 보호와 한일 국민감정 등의 이유로 일본의 만화나 영화, 음악 등의 대중 문화를 법으로 규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TV에서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는데 대부분 일본식의 이름은 영문식으로 변경하거나 한국식 이름으로 바꾸는 등의 변경이 되어야 TV에서 방영할 수 있었고 지금도 기억나는 해프닝 중에 일본어 ‘아오이’를 영문으로 ‘AOI’로 쓴 것을 대중문화 금지법으로 인해 ‘아오이’로 말하지 못하고 ‘A공일’이라고 한 것을 보고 원작에서의 이름을 알던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하기도 했다. 

[‘사쿠라대전 1&2]

 한국에서는 1998년 10월 20일이 되어서야 제 1차 문화 개방이 이루어졌는데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서 보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그 당시 한국에는 바로 옆 나라 문화 개방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 한국의 일본문화 개방은 4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제 1차 개방 (1998년 10월 20일) - 만화, 4대 국제 영화제 수상 영화제 2차 개방 (1999년 09월 10일)​ - 2000석 이하의 가요 공연(방송, 음반 및 비디오 판매는 불가)제 3차 개방 (2000년 06월 27일)​ -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가요 공연 좌석 제한 철폐, 비디오 게임 이외의 게임 소프트, 스포츠, 다큐멘터리, 보도 프로그램의 방송제 4차 개방 (2004년 01월 01일)​ - 영화의 전면 해금, 레코드, CD, 테이프 등 판매

위와 같이 단계적으로 수입제한 조치가 풀려 현재는 특별한 정치적 사안이 아닌 경우 일본의 대중문화는 개방되어 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지난 역사에서의 불편한 관계와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문제와 청산되지 않은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안으로 기꺼이 따르고 찬양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철 없던 학창시절 일본의 대중문화(음악, 만화, 영화)를 접해보지 않았거나 좋아하는 작품이 없는 사람도 거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문화와 신념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SAKURA WARS]https://games.sega.com/sakurawars/lang/en/

지금도 예전에 ‘마징가 Z’나 ‘은하철도99’를 본 분들의 자녀가 ‘드래곤볼’, ‘슬램덩크’, ‘사이버 포뮬러’, ‘나디아’ 등으로 일본의 대중문화를 접하고 또 그들의 자녀들이 현재는 ‘유희왕’, ‘원피스’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일본의 지난 일과 현재의 정치적 사안들은 밉지만 대중문화는 받아들이는 이중적인 입장에서 곤혼스러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만, 정치와 별개로 대중문화만을 논할 경우 일본은 전 세계에서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미국과 상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로 꼽힌다. 한국의 최근 영화의 발전만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문화산업이 뒤따르지 못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공존하는 대상이다.

과거 20~30년 전에는 거의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한국의 안방을 차지하는 독무대나 다름없었고 아무리 정치적으로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도 여러 채널로 한국에 일본과 거의 동시에 입수되는 경우가 많았다.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도 주요 PC 통신망 애니메이션 동호회 등에서 OST CD라던가 OVA 복제 CD등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고 필자 역시 중, 고등학교 시절 애니메이션 OST CD를 구매하여 매일같이 들었다.

그 중에서 ‘오! 나의 여신님’과 같은 경우는 베르단디, 울드, 스쿨드와 같은 여신 3명의 성우 이노우에 키쿠코, 히사카와 아야, 토우마 유미가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이 있다.

이런 작품의 작가가 메인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는 것은 게임,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고 ‘사쿠라대전’ 게임은 후지시마 코스케에 의해 만화책으로도 발간되었다. 참고로 후지시마 코스케는 ‘사쿠라대전’ 외에도 ‘테일즈 오브 시리즈(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테일즈 오브 더 월드,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라타토스크의 기사,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의 캐릭터 디자인 원작자이기도 하다. 

[新サクラ大戦]https://sakura-taisen.com/game/shin-sakura/

하지만, 신 ‘사쿠라대전’이 2018년 4월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디자인 원작자와 핵심 멤버들의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신 ‘사쿠라대전’은 14년의 공백을 깨고 세가에서 오랜만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다.

나이츠나 소닉 시리즈 등에서 프로그래머, 디렉터, 프로듀서 등으로 활약한 세가의 핵심 개발자 ‘카타노 테츠(片野 徹)’가 프로듀서를 담당하고 이미 전작 ‘사쿠라대전’ 시리즈나 ‘판타시스타 온라인’ 등으로 유명한 ‘테라다 타카하루(寺田貴治)’가 디렉터를 맡아 전통을 살리되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 ‘사쿠라대전’이 탄생하게 되었다.

전통을 이어가되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기존의 핵심 개발자들이 전면 교체되어 팬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출시 이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신 ‘사쿠라대전’에서는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던 후지시마 코스케가 교체되고 연출과 기획을 맡았던 원작자 히로이 오지와 시리즈 각본을 맡았던 아카호리 사토루가 전면 교체되면서 해당 작품에 참여하지 않은 시리즈라는 점에서 기존 팬들과 신규 팬들의 입장이 갈린다.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구상했던 기획 초기와 달리 과거 시리즈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을 위해 선택한 타협점이었다.

배경음악은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그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초기 시리즈부터 계속 작업해온 타나카 코헤이가 맡았고 그 외 부분은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전면적인 멤버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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