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주만에 300만 다운로드 돌풍, 성영익 핫독스튜디오 대표

“6000만 회원 카카오톡 플랫폼 파워를 실감했어요.”

혹시 들어보았는지.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에도 게임사가 있다. 최근 잭팟을 터뜨린 ‘모두의 게임’을 개발한 핫독스튜디오다. ‘모두의 게임’은 이미 두 번이나 서비스를 했지만 딱 부러진 성적이 안 나왔던 불운(?)의 게임이었다. 그런데 카카오톡을 만나 180도 달라졌다. 딱 4일만에 100만 다운로드, 7일 만에 300만 다운로드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성영익 핫독스튜디오
성영익(41) 핫독스튜디오 대표는 “창사 이래 이렇게 바쁜 적이 없다”면서도 미소를 머금었다. “요즘 지하철이나 KTX에서 ‘모두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뿌듯해 인증을 청한다”는 그를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말로만 들었는데...하루 2배씩 매일 서버 증설 얼떨떨”
‘모두의 게임’은 카카오톡의 첫 번째 미니게임류다. 출시된 건 지스타2012가 끝난 후인 지난 14일. 두더지 잡기, 비행기 총알 피하기, 알록달록 색종이, 숫자누르기, 양궁 등 쉽고 간편한 미니게임 5개를 묶었다.

카카오톡 입점 과정은 지극히 우연적이었다. 그는 “게임도 운을 타고난다는 것 같다. 지난 8월 B2B 게임쇼 카카오톡 부스에서 보여줬던 게임이 마침 미니게임류를 찾던 카카오톡 담당자 눈에 띄었다. 카카오톡에 맞게 개발하기 등 계약 등 일사천리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게임은 새로 ‘카카오톡류’로 꽃단장했다. 9개 미니게임로 이뤄진 게임을 카카오톡에 맞는 ‘대전게임’만 5개만 추렸다.

그는 “‘모두의 게임’은 카톡 입점 전 다른 곳에서 ‘타이니 배틀’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이나 서비스를 했다. 게임성이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며 “그런데 카톡에서는 7일만에 200만, 10일도 안돼 300만 다운로드로 하루에 2배씩 늘어났다. 말로만 들었던 카카오톡 플랫폼 파워를 실감했다. 아직도 얼떨떨하다”라고 말했다.

지금 핫독스튜디오에 급한 것은 서버를 늘리는 것과 함께 인력 충원이다. 2010년 설립한 핫독스튜디오는 당시 직원 15명에서 출발해 이제 40명이다. 그런데 ‘모두의 게임’ 이후 10여명을 긴급하게 투입해 할 상황이 생겼다. 그는 “전에는 개발만 하면 되었다. 이제 라이브담당 서비스팀, 신규개발 등 충원이 필요하다. 회사는 젊은이들과 호흡하는 가로수길에 있다. 좋은 인재라면 누구라도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 “역시 친구하기 핵심, 유저 의견 반영 색약 모드 칭찬”
성영익 대표는 이런 유저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모두의 게임’ 5개 미니게임 중 양궁을 제일 좋아하는 그는 “역시 6000만명 회원의 카카오톡 플랫폼 파워다. 특히 ‘모두의 게임’의 핵심 기획 의도인 대전게임이 카카오톡과 연계돼 제대로 구현됐다”며 “당초 이 게임은 인터넷 공간에서 친구와 대전하는 기획되었다. 카톡에서는 진짜 아는 지인들을 만나 더 마음이 편하게 대전을 할 수 있다. 제대로 경쟁 심리가 발동하고 훨씬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알록달록 색종이
‘모두의 게임’ 안의 미니게임 중 하나인 ‘알록달록 색종이’는 유저들의 희망사항을 재빨리 받아들여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알록달록 색종이’ 게임을 하다 보니 노랑-연두 등을 구분 못하겠다는 색약 유저들의 의견이 있었다. 그 의견 접수된 하루만에 ‘색약 모드’로 업데이트했다. 주변 사람과 유저들이 너무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어 뿌듯했다”고 웃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그에게도 많은 선물을 주었다. 그는 “주위나 친구, 지인들에게 게임 화제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어 좋다. 신작 게임이 나오면 해보라고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는데, 어렵거나 힘들어 안하는 사람도 많았다. ‘모두의 게임’은 자연스럽게 재미있게 하고, 주위에 쉽게 추천했다. 특히 색약모드 등에 대해 화제를 나눴다”고 말했다.

■ 좋은 개발력 인정, 엔씨소프트 투자
성영익 대표는 2001년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그래픽 엔진을 개발하는 회사 휴원을 대구에서 설립했다. 이후 2007년 휴원 내에 ‘핫독스튜디오’라는 이름의 게임사업부를 만들었다.

핫독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지어진 내력도 재밌다. 게임사업부 이름 공모 우선 조건은 휴원의 ‘H’를 시작하는 이름이었다. 이때 김민우 부사장이 “‘Hot(핫)’, ‘열정’의 뜻을 담은 핫도그를 추천했다. 핫도그처럼 누구나 쉽게 즐기는 게임을 10억 개만 팔아보자”며 제안했다. 그도 선뜻 수용했다.

성 대표는 2010년 1월 ‘핫독스튜디오’를 분사했다. 그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틀림없이 커질 것을 생각하고 이전 피처폰 사업을 스마트폰 게임 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자금력 한계와 온라인PC-콘솔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는 중 엔씨소프트를 만났다.

현재 핫독스튜디오는 엔씨소프트가 58% 대주주로 있다. 성 대표는 “자율성을 보장해줘 ‘모두의 게임’ 같은 잭팟을 터트릴 기회가 생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몸집은 작아도 ‘순발력-촉’ DNA로 재빠른 대응”
핫독스튜디오는 피처폰 시절에도 아케이드-액션 3D를 특성화하는 개발력이 높았다. 스마트폰 게임도 ‘레디액션’, ‘벅스워즈’, ‘다크슈라인’ ‘플러피다이버’(이상 2011)에 이어 ‘타이니배틀’‘퐁 블리츠’‘파이어 버스터즈’(2012) 등을 출시했다.

성영익 핫독스튜디오 대표와 김민우 부사장.
특히 올해 10월에 선보인 ‘파이어 버스터즈’와 11월 ‘모두의 게임’을 출시했다. 현재 ‘나는 마왕이다3’를 개발 중이다. 성 대표가 꼽는 핫독스튜디오의 ‘간판스타’로 꼽는 건 ‘다크슈라인’ ‘나는 마왕이다’. ‘나는 마왕이다’는 대표 타이틀로 피처폰 게임으로 1, 2가 나와 인기를 끌었다.

성 대표는 “‘나는 마왕이다3’는 2007년부터 개발해온 '나는 마왕이다' 시리즈의 후속 게임으로 1년 이상 개발 중인 RPG다. 2013년 초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핫독스튜디오는 RPG-아케이드-SNG 등 라이트, 캐주얼, 소셜 등을 구비했다. 몸집은 작아도 ‘순발력-촉’ DNA으로 무장해 빠른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와 인터뷰 중 김민우 부사장이 귓속말을 전한다. 내용을 물으니 “‘모두의 게임’이 일주일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구글 플레이 인기무료 1위, 최고매출 9위, 신규 인기무료 1위를 기록했다”고 답이 왔다.

아직 출시 일주일만의 ‘엄청난’ 기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일 계속 기록이 경신할 가능성이 많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의 끝판왕인 게임 ‘애니팡’ ‘캔디팡’ ‘드래곤플라이트’를 잇는 빅타이틀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회사같이 않은 회사, 행복한 세상 꿈”
그렇다면 핫독스튜디오 모토는 뭘까. ‘회사같이 않은 회사’다. 그리고 가족 같은 회사다. 그리고 유쾌한 모드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행복한 세상의 꿈꾼다.

핫독스튜디오 게임에도 그런 철학이 깃들어있다. 그는 “가령 ‘모두의 게임’은 모두 가을운동회 느낌을 맛보길 바란다. ‘파이어 버스터즈’는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불을 끈다. ‘나는 마왕이다’ 시리즈는 세상에 좋은 조력자를 설정했다”며 그런 시선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 대표는 원래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 회사를 창립했고 지금도 운영 중이다. 그는 게임이나 IT나 단순히 소프트웨어-기술 개발 접근하는 것보다 문화나 예술, 영화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학도에다 인문학이 만나는 통섭이 필요하다’는 것.

핫독스튜디오는 한 달에 한 번 ‘핫독데이’를 연다. ‘개발사도 자체 게임을 즐겁게 하자’며 사내 게임대회와 한 달 진행된 게임 소개, 외부 유저 초청 플레이 등 특정 게임을 정해 경연을 한다. 이긴 팀에게는 회식비 지원을 한다. 이 외에 사내 스터디도 장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월요일에 가로수길 ‘핫독스튜디오’로 상경해 출근해 주말에 대구로 내려가는 생활만 2년. 요즘 가족을 만나 게임을 잘 하지 않은 아내는 물론 중학생과 초등생 등 1남 1녀도 스마트폰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다.

기자는 그와 가로수길을 함께 걸어보았다. 평일임에도 젊은이들이 북적였다. 성 대표는 헤어질 때 인사 대신 “신사동에서 창업해, 지난해 여름 가로수길에 입성했다. 젊음이 넘치는 이곳에서 함께 게임을 개발할 서버 개발, 3D 게임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은 주저없이 핫도그 문을 두드려주세요”라고 홍보성 멘트를 날렸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