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데이터 분석 1위 OP.GG, 플랫폼 구축-서비스망 강화 새 목표향해 점프업

[글로벌 게임 데이터 분석 서비스 1위 OP.GG 최상락 대표. 사진=박명기]

[창간8주년 인터뷰] 최상락 대표 “게임 데이터 분석 1위 OP.GG 글로벌로 날겠다”

“올해는 지난해 못한 플랫폼 구축과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겠다.”

글로벌 게임 데이터 분석 서비스 1위 OP.GG가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5년째 들어선 회사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명문 회사로 키우겠다는 야부진 다짐도 했다.

최상락 대표는 20대 후반(만 29세)이다. OP.GG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2살이다. 게임을 좋아하고 e스포츠를 좋아하는 ‘십덕(오타쿠 강조 용어)’들이 모여있다. 전체 직원은 37명, 모두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다.

법인이 생긴 것은 2015년이지만 서비스는 2013년부터니까 정확히 얘기하자면 8년째다. 2020년 1월 구글애널리틱 기준 통합 MAU(한 달간 서비스 순수 이용자수)가 4500만 명이다. 3월 3일 창간 8주년을 맞은 게임톡이 “코딩이 취미, 막걸리와 밤도깨비 여행이 좋다”는 최상락 대표를 만나 비전과 꿈을 들어보았다.

■ “OP.GG 사옥 찾아와 사진 찍는 유저들 보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다짐”

최상락 대표는 “OP.GG(오피지지)는 글로벌 유저들에게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 속에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게임을 더 재미있게’와 ‘데이터와 서비스 중심’의 설립 초기 ‘초심’을 되돌아보는 것을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모셔오는 것도 고려했지만, 창업 정신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설립자인 그가 다시 대표로 취임했다.         

OP.GG는 기존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도약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그 과정 중에 추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여러 가지 악소문에 속앓이도 했다. 빠른 성장과 많은 관심에 따른 부담이 그를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게 했다.    

[OP.GG는 통합 4500만 명의 MAU를 기록 중이다.]

그는 “저희 사옥은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있다. 공부를 마치고 OP.GG 사옥 앞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고 가는 유저들이 많다.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 책임지겠다’ 다짐했다. 수익-기업논리보다 유저의 마음이 중요하다. 그동안 부족한 것을 채워 유저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그가 대표로 재취임하면서 퇴사했던 인력들도 속속 재합류하거나 재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우수한 인력 구하기가 힘든 분야이지만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 ‘바람의 나라’,‘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 라이벌 운영자 ‘OP.GG’ 의기투합 ‘롤’ 고공행진

최상락 대표는 남이 시키는 일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다.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첫 직장은 SNS(소셜네트워크) 어플을 제작하는 큰 규모의 회사였다. 다만 팀원이 5명인 소규모 조직이었다. 대표 직속 팀으로 팀을 전적으로 신뢰해주는 분위기였다.

“대기업의 조직화가 싫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늘 게임을 좋아했다. 또한 e스포츠를 하고 싶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타크래프트’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제라’ 등 줄곧 각종 게임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해왔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시절 ‘바람의 나라’ 라이벌 커뮤니티 운영자였던 동갑내기 박천우(현 OP.GG 대주주)를 만나 OP.GG를 만들었다.”

OP.GG의 첫발은 2012년 12월 23일이다. 개인용 70만 원짜리 일반 데스크톱용 서버에서 개발해 다음해 1월 7일, 정식 베타 사이트를 오픈했다. 오픈 2주만에 하루 방문자 30만 명을 찍어 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창업 시절 최상락 대표가 지은 회사명 OP.GG 작명 스토리도 재밌다.

그는 “OP는 오버파워드(Overpowered, Opening)라는 게임용어다. 게임에서 게임의 밸런스를 해칠 정도로 강력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나 직업, 아이템 등을 뜻한다. GG는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 중계방송에서 당시 정일훈 캐스터가 경기 끝에 ‘좋은 경기’였다는 ‘GG(Good Game)’를 외치면서 일약 인기 용어가 되었다. 두 단어를 결합했다”며 웃었다.

당시 OP.GG의 .gg라는 홈페이지 도메인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설립 당시 ‘희소성’이 있었다. OP.GG가 등장한 이후로 게임과 관련된 웹서비스는 대부분 세계적으로 .gg라는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그는 그 당시 .gg 도메인을 대량으로 선점해두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 OP.GG 작명할 때를 회상하는 최상락 대표. 사진=박명기]

OP.GG는, 최 대표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면서 자신이 필요한 기능들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하면서 전적 검색의 1위 사이트로 성장했다. 본인들이 좋아하는 게임인 만큼 ‘리그오브레전드’의 유저들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OP.GG의 트래픽을 이용해서 더 많은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소개되고, 그 게임이 가진 본연의 재미 이상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OP.GG가 글로벌에서 통할 비장의 무기요? 사이트 피드백 절반이 해외”

최 대표는 이제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OP.GG가 글로벌에서 통할 비장의 무기는 뭘까.

그는 “이미 많은 글로벌 트래픽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에서 OP.GG 브랜드의 팬들이 매우 많다. 한 달에 수백 건의 서비스 개선 피드백들이 OP.GG에 접수된다. 절반이 해외에서 다양한 언어로 들어온다. OP.GG는 이미 그들의 삶에 침투(?)해있다. 이들이 하고있는 게임을 더 재밌게, 더 오래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만족시켜주는 게 우리 임무다”라며 웃었다.

자유로운 개발문화 속에 좋은 인력-실력들에 더해진 OP.GG의 핵심 역량은 역시 MAU 4500만 명인 트래픽인 셈이다.

“저희 핵심역량은 트래픽이다. 올해는 이 트래픽을 바탕으로 게이머-게임사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선보일 생각이다. 기존 서비스와 융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올해는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트래픽이 핵심 역량이고, 그 트래픽을 포함해 그가 생각하는 OP.GG의 최대 강점은 뭘까?

“OP.GG는 그간 광고도 크게 하지 않고, 마케팅도 하지 않았다. 그 흔한 PR도 별로 하지 않고 사업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한 것은 ‘게이머’ 중심의 철학 때문이라고 자부한다.”

[OP.GG 1주년 맞아 이미 20개 국어를 번역하여 서비스하는 모습. 사진=최상락 OP.GG 블로그]

그는 “우리는 항상 ‘게이머’를 중심에 두고 결정을 한다. 그 결정을 ‘게이머’들이 알아주고 이해해주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가령 아주 사소해 보이는 로고의 형태, 색감 등을 결정할 때도 항상 게이머-유저 눈높이에 맞춰 생각했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팬덤, 적극적인 게이머들의 피드백, 투자사들의 신뢰와 도움 등도 OP.GG 성장의 발판이었다”고 설명했다.

■ “라이엇게임즈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차기작을 비롯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겠다”

OP.GG를 가장 좋아하는 유저들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플레이어들이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와의 관계가 궁금했다.

그는 사업 초반 ‘미숙함’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거나 실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남보다 ‘빨라야 한다’ ‘스타트업이다’라는 강박감이 실수를 부추긴 면이 있다고 했다.

“사업 초반에는 OP.GG가 영향력이 크지 않았고, 성장과 필요한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것에 신경을 쓰느라 파트너십까지 깊은 고민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우리의 실수나 ‘실험’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과정 중에서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이 발생했고, ‘악동’이라는 오해도 들었다. 의도적인 것보다는 ‘미숙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몇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내부일 뿐만이 아닌 외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라이엇게임즈는 OP.GG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많은 대화와 공조하면서 더불어 성장해야 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OP.GG는 “앞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의 전적 서비스를 하면서 가진 노하우를 통해서, 라이엇게임즈 차기작을 비롯, 많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겠다. 그렇게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다. 실제 그런 노력을 OP.GG가 전사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9월의 오피지지. 사진=최상락 OP.GG 블로그]

■ ‘게이머 플랫폼’ 위해 게임사-VC-게임인프라 기업 등에서 투자 유치

OP.GG는 최근 게임사, VC(Venture Capital), 게임인프라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누적 1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 배경과 앞으로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사실 OP.GG는 이미 설립 당시부터 꾸준한 흑자 기업이었다. 돈이 필요해서 받은 건 아니었다. 단순히 전적 검색만 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게이머들에게 더 좋은 게임 생활을 선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투자 유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자원들을 활용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사, VC, 게임인프라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투자를 유치했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서비스를 개발이 아닌 ‘게이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것은 혹시 자체 e스포츠대회를 열고 싶은 것일까? ‘리그오브레전드’를 넘어 다른 게임과 계획하는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했다.

 “어릴 때부터 게임 관련 사이트를 많이 만들어왔지만, 아직 목표점에 다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하든 떠올릴 수 있는 OP.GG 브랜드가 되고 싶다. 현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는 서비스 개발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여, 그 계획들을 실제로 현실에 반영해보는 노력을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OP.GG는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며 소문도 많이 생겨났다. 올해는 내실에 집중할 것이다.”

특정 게임사와의 전략적 관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OP.GG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도 고민 중이다. 그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왔을 때 공개하겠다”고 웃었다.

OP.GG가 50억 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받을 때, 실제 첫 투자였던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창업자들이 투자 여부를 동전던지기로 결정했단다.

“워낙 큰 금액이었다. 회사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끼칠 판단이었다. 투자를 받을까 말까 설립자들끼리 고민에 빠졌다. 결국 동전던지기로 투자를 받기로 결정했다.”     

■ “게임-e스포츠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서고 싶다”

최 대표의 시선은 글로벌을 향해 있다. OP.GG는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OP.GG를 해외 서비스로 생각한다. 그만큼 유저가 지구촌을 아우른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게임 영역에서 커뮤니티나 서비스의 구성 등은 국가마다 너무 다르다. 저희는 노하우보다는 언제나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 글로벌 트래픽에 따른 이러한 피드백은 글로벌 서비스를 기획하고, 런칭하는데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P.GG 사옥을 바라보고 있는 최상락 대표.]

그는 돌이켜보면 마케팅-광고, 글로벌 게임사와의 릴레이션십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최근 많은 업체들이 도입하는 마케팅 기법을 눈여겨보고 있는 중이다. 가장 OP.GG스러운 방법은 뭘까를 찾고 있다.

그는 “해외 게임사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인재도 모으고 있다. 이 인터뷰를 보고, 좋은 인력들이 많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저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 특히, 서비스적으로, 그리고 기업 차원에서, OP.GG의 성장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상락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OP.GG를 글로벌 게임-e스포츠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OP.GG는 기존 데이터 사업은 그대로 집중하고, 여기에다 새 프로덕트(제품)을 보여주고 싶다. 바로 플랫폼 구축-서비스망 강화다.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e스포츠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로 자리를 잡고 싶다.”


최상락 대표는?

컴퓨터공학 전공, 취미는 코딩...그리고 나홀로 ‘밤도깨비 여행’

최 대표의 취미가 궁금했다. 우선 전공이 컴퓨터공학이어서 ‘코딩’이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대로였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여행도 취미다라고 말했다.

“제 취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코딩이다. 사실 취미가 코딩이라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취미가 일이고, 일이 취미인 느낌이다. 어릴 때부터 그래왔다.”

그러면서 어머니와의 대화를 소개했다. ‘엄마: “일하냐? 좀 쉬어~”, 나: “쉬는 게 일이야”’ 침대에 누워있거나 쇼파에 앉아있으면 가끔 OP.GG 와도 무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코딩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서 ‘회사일 해야 하는데..’ 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도 있다. 물론 그는 무조건 회사 일을 선택한다.        

“두 번째는 여행이다.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해서 해외여행을 가면 웬만하면 한식은 피하고, 로컬 음식을 먹는다. 항상 1~2킬로그램 정도 몸무게가 늘어서 한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취미라서 요즘에는 즐기기 쉽지 않다. 최근에는 생각을 정리하러 주말에 혼자 밤도깨비 여행을 한다.”

[놀랍게도 그는 막걸리 애호가다. 그는 모든 음식과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다. 사진=박명기]

그는 20대 중반 첫 해외 여행을 홍콩으로 갔다. 그 뒤에 가까운 아시아 국가 몇 나라를 다녀봤다. 개인적으로 홍콩의 느와르적인 도시 분위기를 좋아한다. 음식도 입에 맞아서 자주 간다. 대부분 영어가 통하기 때문에 돌아다니기도 편하다.

그는 “홍콩은 매력적인 도시다. 개인적으로 중화권인데, 영어를 쓰고 인구 밀도가 높은 큰 도시라서 나중에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 애호가다. 모든 음식과 막걸리를 먹는다. 심지어 치킨도 막걸리와 곁들어 먹는다. 좋은 것과 다른 것을 함께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는 “OP.GG와 게임사, 새로운 서비스도 그런 성격이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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