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EI 3대 게임으로 꼽히는 전략시뮬레이션게임

[信長の野望]
https://www.amazon.co.jp/ソースネクスト-信長の野望・創造/dp/B01835A4FO

신장의 야망(信長の野望)은 오다 노부나가의 일대기를 그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KOEI의 간판게임과도 같은 게임인데 대항해시대와 삼국지와 더불어 KOEI 3대 게임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삼국지와 더불어 가장 많은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총 15편이 넘는 시리즈 게임으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신장의 야망은 KOEI의 창업자인 에리카와 요이치(시부사와 코우)가 ‘만약에 혼노사에서 오다 노부나가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게임으로 오다 노부나가는 그 만큼 일본 역사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일본에서는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전국시대의 풍운아’로 불리는 것 만큼이나 그의 일생은 짧지만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오다 노부나가는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와 사카모토 료마와 더불어 일본 최고의 영웅으로 꼽힌다.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는 일본 겐페이 전쟁기의 무장으로 전설과 같은 무용담으로 유명하다. 겐페이 전쟁은 헤이안 시대 말기인 1180년에 벌어진 전쟁으로 ‘겐지’와 ‘헤이지’간의 내전을 말한다. 1185년 겐지가 승리함으로서 전국을 장악해 ‘가라쿠라 막부’시대를 수립하는 계기가 된 전쟁이다.

[미나모토노 요시쓰네]
Rise Of The Kingdoms (필자의 게임화면)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는 겐지의 지도자인 미나모토노 요시토모의 9번째 아들로 아버지를 도와 전쟁에 선봉으로 뛰어난 활약상을 보였다. 워낙에 기행이 많았던 인물로 게임 캐릭터로도 등장할 만큼 일본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유명한만큼 그에 대한 일화들도 많은데 한 때 미시모토 요시츠네가 몽골에 건너가 칭기츠 칸이 되었다는 설이 있었다거나 훈족의 후예라던가 하는 얘기들이 많았다. (물론 사실무근이다). 다양한 역사 드라마를 만들기 좋아하는 NHK에서도 당연히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를 주인공으로하는 ‘요시츠네’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KOEI의 신장의 야망 게임에서도 ‘노부나가의 야망 혁신’에 특전무장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통솔 100을 넘는 120에 무력 91, 지력 93, 의리 88로 특급능력치를 자랑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오다 노부나가와는 시대적으로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이이긴 하지만 게임이라는 세계관의 관용을 베풀어 두 영웅을 한 시대에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신장의 야망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본 전국시대 3대 영웅이라 불리는 오다 노부나가를 포함하여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그 중 가장 화려한 것으로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는 그 당시에 170에 이르는 장신이었다. 당시 전국시대의 일본 남성 평균 신장이 150cm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기준으로 190~200이상의 장신인 셈이다. 일본의 3대 영웅이라 불리는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중국의 삼국지와도 비슷한 면이 있어 자주 비교되곤 한다. 삼국지의 3대 영웅이라 하면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패권을 다투던 유비와 조조, 손권을 말한다. 그 중 오다 노부나가는 오와리의 다이묘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적인 감각과 임기웅변에 능한 지휘력과 함께 천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삼국지의 조조와 비슷한 면을 보인다.

[信長の野望 전국판]
http://cas10.web.fc2.com/198606.html

삼국지의 조조는 역사적인 평가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인물인데 과거에는 유비의 인품과 덕목으로 인해 평가 절하된 부분들이 많았다. 현재에는 조조에 대한 재해석과 재평가가 이루어져 치열한 현대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덕목을 지닌 인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오다 노부나가 역시 마찬가지로 그의 화려함 뒤에 따라오는 무자비한 면이라던가 과격한 면이 다소 폭력성에 기인한 다혈질로 묘사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호감형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KOEI의 창업자인 에리카와 요이치 역시 오다 노부나가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팬 중에 한 명으로 제 뜻을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젊은 시절에 생을 달리한 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그 한을 게임에서라도 풀어주고 싶었던 마음에서였는지 KOEI는 오다 노부나가를 주제로 하는 게임을 만들었다. 그것이 현재까지도 시리즈로 이어져오는 KOEI의 전통 게임 ‘신장의 야망’시리즈이다.

[信長の野望 전국판]
http://cas10.web.fc2.com/198606.html

신장의 야망 시리즈 2편부터는 부제가 붙기 시작했는데 2편의 부제는 ‘전국편’이다. 부제처럼 스토리는 전국(일본 전체)이 등장한다. 국내에는 DOS버전으로 유입되어 이것이 시리즈 1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실제로는 시리즈 2편이다. 시리즈 3편 부터는 1, 2편에 없었던 ‘무장’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 시리즈 3편은 부제 역시 새롭게 등장하는 무장 시스템을 뜻하는 ‘전국군웅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국내에 가장 널리 퍼지면서 인지도를 쌓은 것은 시리즈 4편 부터였는데 삼국지의 경우 3편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게임이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신장의 야망 시리즈는 4편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되었다. 새롭게 도입된 무장의 교육 시스템과 문화 시스템으로 보다 더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信長の野望・覇王伝 with パワーアップキッ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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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의 야망 시리즈 5편부터는 파워업키트가 출시되어 본격적인 게임의 틀을 완성한 작품이다. KOEI의 게임중 최초로 파워업키트라는 개념을 도입한 작품으로 그 이후 삼국지 게임에서도 파워업키트가 도입되었다.

지도에서 보는것과 같이 영토의 구분 역시 각 지역 단위의 성(城) 단위로 구성되어 있고 성을 연결하는 주요 길목들이 가도전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이전 보다 더 치밀하고 세밀한 전략적인 요충지의 설정 등과 같은 작전 수립이 가능하게 되어 기존의 게임들에 비해 전략 시뮬레이션다운 면모가 강화되었다. 성 단위로 기본 구성이 변경되면서 훨씬 더 많은 장수들을 선택하여 플레이 할 수 있게 된 것도 게임의 재미요소를 배가시켰다. 신장의 야망 전체 시리즈에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도입 된 시스템 중에 ‘할복’이라는 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 아무래도 할복이 갖는 정서적인 불편함 때문인지 5편 이외에 그 이후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信長の野望・天翔記 with パワーアップキット H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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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6편 부제 ‘천상기’는 지난 번에 소개했던 KOEI의 전담 작곡가 ‘칸노 요코’가 맡은 마지막 작품이다. 칸노 요코는 신장의 야망 시리즈 6편을 끝으로 KOEI의 직원 신분에서 프리랜서 신분으로 돌아가 1995년 마크로스 플로스를 시작으로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카우보이 비밥, 공각기동대 등 게임 음악 외에도 애니메이션과 영화, 드라마 음악의 작곡가로 활동했다.

시리즈 6편 천상기는 많은 부분에서 삼국지 5와 비교되는데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나 UI가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삼국지보다 신장의 야망 시리즈가 더 인기가 높은데 아무래도 자국의 역사인 것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으로만 본다면 삼국지 5에 등장하는 성의 개수는 50여개가 넘지 않지만 신장의 야망 6편에 등장하는 성은 214개로 구성되어 있다. 시리즈 6편은 한글판으로도 정식 출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시리즈 6편은 현재 2015년 HD버전으로 리마스터링 되어 현재 STEAM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시리즈 7편은 대중적으로 보다 널리 알려진 작품이기도 한데 부제는 ‘장성록’이다. 대중적으로 쉽게 알려진 이유는 기존 6편까지는 DOS 버전으로 출시되어 메모리 관리나 config.sys 파일등의 설정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리즈 7편부터는 본격적인 윈도우 버전으로 출시되어 보다 쉽게 설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信長の野望・将星録 with パワーアップキッ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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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7편에서는 전작과 달리 성의 개수가 줄어들었는데, 전작에 비해 다소 아쉬워하는 유저들도 많았던 부분이다. 칸노요코가 손을 뗀 시리즈 처음 작품으로 야마시타 고스케(山下康介)가 음악을 맡아 작업했다. 칸노요코뿐만 아니라 일러스트 작업 역시 지금까지 작품을 담당하던 오라이 노리요시(生頼範義)대신 나가노 즈요시(長野剛)가 담당자로 변경되어 음악과 일러스트 모두 새롭게 작업을 진행한 작품이기도 하다.

오라이 노리요시(生頼範義)는 1935년생으로 KOEI의 작품을 담당하던 때에도 이미 60세가 넘은 나이였지만 그의 작품은 힘있고 과감한 선을 활용한 캐릭터 묘사로 역사를 소재로 하는 게임에 장대하고 중후한 힘을 실어주었다. 오라이 노리요시는 1980년 한 SF잡지에 기고한 영화 ‘스타워즈’의 이미지를 본 조지 루카스에 의해 스타워즈 속편의 일러스트를 정식으로 요청 받은 것을 계기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렇게 국제 버전의 스타워즈 포스터로 외국에서도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일본침몰이나 고질라, 구니스, 기동전사 건담(역습의샤아) 등의 유명 영화 포스터를 제작하고 KOEI의 징기스칸 시리즈와 신장의 야망 시리즈, 대항해 시대, 삼국지 시리즈 등의 박스 패키지를 그렸다.

[오라이 노리요시(生頼範義) 일러스트]
http://m.envotechinc.com/dianjing/23111007.html

그러고 보면 KOEI는 참 많은 거장들과 작품을 함께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국내에서는 아직도 게임이 단순히 저급한 놀이문화 정도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는 점과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유명한 뮤지션이나 디자이너들이 게임 작업에 함께할 수 있는 문화가 일본 게임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나마 국내에서도 유명 일러스트 작가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 게임들이 많이 생겼지만 아직은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상 게임문화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박한 편이다.

[오라이 노리요시(生頼範義)]
https://mantan-web.jp/article/20151028dog00m200012000c.html

오라이 노리요시는 일본에서도 거장에 속하는 인물인데 우리가 어릴적 많이 보아왔던 익숙한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그림들은 거의 대부분 오라이 노리요시의 작품인 경우가 많다. 삼국지나 대항해시대 박스 패키지의 멋진 그림들이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의 그림이었던 것이다. 신장의 야망 시리즈는 게임 그 자체로도 유명했지만 게임의 일러스트 작품으로도 유명했는데 일본의 국제적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오라이 노리요시의 손길이 닿아있는 일러스트 작품들은 게임과는 별개로 수집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신장의 야망은 시리즈 7편부터 나가노 즈요시(長野剛)가 전담 일러스트 작가로 함께 했는데 나가노 즈요시는 여신 작품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유명하다. 오라이 노리요시와 비슷하게 CG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유화도구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KOEI의 게임들은 오라이 노리요시 이후 삼국지 5 이후부터, 신장의 야망은 시리즈 7편 장성록 이후부터 작업을 담당했다.

[나가노 즈요시(長野剛)]
https://namu.wiki/w/나가노%20츠요시

나가노 즈요시는 신장의 야망 7편 이후로 KOEI의 게임들을 전담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는데 그의 작품들은 전임 작가였던 오라이 노리요시와 흡사한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같이 작업활동을 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며 전임 작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도 하다. 스타워즈의 일러스트 작업도 함께 했었고 초기 KOEI의 게임들도 작품 활동을 함께 했었다.

신장의 야망 시리즈 7편은 이렇게 전/후임 작가의 교체와 함께 음악 담당자의 변경과 많은 부분에서 교체가 이루어졌다. 게임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게임 내적인 시스템도 전편에 비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전작인 시리즈 6편 천상기에 비해 성의 수가 줄어들면서 등장하는 무장의 수도 줄어들었다.

이는 전작에 호평을 했던 유저들에게 불만을 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 실제로도 판매수치를 보면 전작이 22만개를 판매할 동안 16만개 정도의 판매량으로 전작보다 못한 후속작이 되었다. 하지만 시리즈 7편은 게임 내외적으로 전면적인 교체와 개량이 있던 과도기적 시기로, 그 이후 등장할 시리즈 8편 열풍전은 시리즈 전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시리즈 7편은 차기작의 밑거름이 된 작품으로서의 가치로 의미가 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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