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앞으로 연예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하기로 했다.

카카오의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는 25일 오전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예 뉴스의 댓글을 이달 안에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안으로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두 공동대표는 “카카오는 여러 매체에서 생산되는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고, 그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장으로써 댓글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며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오래 전부터 댓글을 포함해 뉴스, 관련 검색어, 실시간 이슈 검색어 등 사회적 여론 형성과 관련된 서비스 개선을 고민해왔다”며 첫 시작으로 연예 섹션의 뉴스 댓글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두 공동대표는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며 “관련 검색어 또한 애초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우선적으로 연예 뉴스의 댓글을 먼저 폐지하는 것은 순기능 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는 게 조수용 대표의 설명이다. 여민수 대표 역시 “표현의 자유나 소통의 가치는 저희가 지켜야할 철학이라는 점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부작용은 분명히 있고, 거기에 대해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개편한다. 카카오톡 샵 탭에 있는 실시간 검색어는 25일 오후 1시부터 폐지된다. 연예 섹션의 댓글 폐지는 이달 안에 진행되며, 인물 관련 검색어는 연내에 폐지된다. 혐오 표현과 인격 모독성 표현에 대해 더욱 엄중한 잣대를 가지고 댓글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민수 대표는 “정치적인 사건의 경우에는 공론의 장을 열어놓은 상황”이라며 “이런 조치가 순기능으로 치환될 수 있는지 살펴본 다음에, 다른 섹션으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뉴스 서비스 역시 근본적인 개편을 추진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구독 기반 콘텐츠 서비스를 만들자는 방향을 잡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플랫폼 준비에 착수한 상태”라며 “댓글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기사를 생산하는 미디어에게 자율 결정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조수용 대표는 “최근의 몇몇 사건들 때문에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바뀌는 타이밍이 도래했기 때문에 지금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 국민이 똑같이 나열된 기사를 보고, 포털이 아젠다를 세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뉴스 개편이라는 틀을 넘어, 콘텐츠가 유통되는 포털의 의무가 무엇인지 고민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두 공동대표는 “개편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희도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자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결정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조금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의 시작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