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기자의 e스팟]과열경쟁 의심되는 FPS 게임 러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던가. 총쏘는 게임(FPS) 러시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올해는 월드컵의 해였다. 그래서 ‘축구특수’를 기대하고 축구게임 출시 예고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새해가 시작하기도 전에 <아트사커 온라인>. <익스트림 사커>. <레드카드>. <리얼사커>. <풀타임> 등 10여종의 미니축구 풋살·길거리 축구게임인 온라인 게임이 출시한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세계 최대의 콘솔게임업체 EA와 네오위즈가 공동 제작한 <피파온라인>을 제외하고는 상용화는 물론 오픈 문턱에도 오르지 못했다. <레드카드>는 클로즈베타 도중 서버 문제로 일시정지 중이고. 동시접속자수 18만명까지 찍었던 <피파온라인>도 유료화 모델을 제대로 찾지 못해 현재는 4만명 선까지 유저들이 빠져나갔다.

총쏘는 게임은 이미 PC방 순위 1년 이상 1위 관록의 <스페셜포스>와 1위를 턱밑까지 추격해온 <서든어택>을 통해 대중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았다. 축구게임처럼 소재도 다양해졌다.

2차세계대전을 다룬 <2WAR>. 로봇형 기기에 탑승하는 형식의 이른바 메카닉인 <랜드매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캐주얼 FPS인 <큐팡>은 장난감 세계가 배경이고. <컴뱃암즈>는 FPS 감각과 다중접속 액션을 가미했다.

특이할만한 건 <스페셜포스>와 <워록>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와 넥슨이 <크로스 파이어><컴뱃암즈>를 개발중이라는 것. 네오위즈의 경우 내년 7월 끝나는 <스페셜포스>와의 계약기간을 의식한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워록>으로 분전했지만 넘버3를 벗어나지 못했던 넥슨은 아예 <히트프로젝트>로 유명한 FPS전문개발사 두빅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온라인게임 판권과 개발인력을 통째로 사들이기까지 했다.

축구게임이 쏟아졌을 때 업계의 지인은 “한국 유저들은 쏠림현상이 심하다. 스포츠 장르의 경우 하나로 수렴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딱 들어맞았다. 마찬가지로 너도나도 뛰어드는 FPS 게임 개발을 볼 때 과연 몇 개나 살아남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축구나 FPS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댄스게임도 가세했다. 올해 유일무이한 히트작으로 인정받는 댄스게임 <오디션>에 이어 비보이스텝의 <그루브 파티>가 힙합바람을 타고 있다. 다날의 <온에어온라인>도 20일부터 2차 클베를 실시한다.

이런 쏠림현상들이 우연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된다면 우르르 몰려가는 과열경쟁이 낳은 제살깎아먹기가 아닌가 생각돼 안타깝기만 하다.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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