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IP 들고 모바일게임 데뷔전서 구글플레이 매출 2위 게임업계 깜짝

[살벌한 게임시장에서 스타트업으로 ‘에오스 레드’를 매출 2위로 만든 신현근 대표. 사진=박명기]

게임판 MMORPG 시장은 마동석 같은 우락부락 ‘덩치매치’만이 살아남는 살벌한 동네다. 그 시장에 작은 거인이 등장해 판을 뒤흔들고 있다.

9월 2일 출시해 1주일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2위에 껑충 뛰어오른 ‘에오스 레드’가 주인공이다. 몸집은 작고 키도 작지만 ‘마치 나비처럼 날아’ 거인들을 ‘벌처럼 쏘아’ 쓰러뜨린 모습이다.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시장은 돈과 사람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해도 성공 확률이 쉽지 않은 '턱이 높은' 장르다. 한국 '트라하’나 ‘카이저’, ‘듀랑고’ 등 대기업에서 대규모 런칭했지만 쓴 맛을 본 시장이다.

['에오스 레드'의 로고.]

‘에오스 레드’를 보면 이 같은 성공 방정식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진다. 개발사 블루포션게임즈는 고작 개발자 40명에다 사업팀이 10명이다. 물론 자사 ‘에오스 온라인’의 IP(지적재산권)을 쓴 점은 유리하다. 아트팀은 마치 이전 일을 그대로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게임 서비스도 블루포션게임즈가 직접 해서 대응이 빠르다 점도 큰 장점이다. ‘블루포션 게임즈’의 이름은 RPG에서 통용되는 대명사인 ‘물약’ 아이템에서 따왔다. 모기업 미스터블루의 블루를 땄지만 ‘파란 물약’이라는 뜻의 블루포션게임즈 이름에서 MMORPG에 대한 철학이 담긴 셈이다. 

올해 가을 게임판의 ‘파란물약의 쿠데타’에 성공한 ‘에오스 레드’를 총괄하고 있는 신현근 대표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나보았다.

■ “런칭 1주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2위 ‘아재 감성’ 통했어요”

지난 8월 28일 런칭한 ‘에오스 레드’는 첫 주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2위에 올랐다. 특히 딱히 마케팅을 하지 않고 이룬 기록이어서 더 눈에 띄었다.

신현근 대표는 “MMORPG 시장은 메이저 게임사의 전쟁터다. 유저들도 이 전쟁으로 피로도에 쩔어있다. 과도한 ‘가차(무작위 뽑기시스템)’ 때문에 ‘뽑기 게임이냐’는 비판도 받는다. ‘에오스 레드’는 컨셉을 확 바꾸었다. RPG를 즐겼던 ‘아재들’ 맛을 느끼게 했다. 직접 필드 사냥을 하고 현장에서 아이템 획득(득템) 가능한 PK시스템에 주안점을 삼았다”고 말했다.

[출시 1달을 앞두고 있는 26일 구글플레이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에오스레드'. ]

특히 무기와 방호구는 상점에서 팔지 않는다. 대신 유저간 거래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석과 액세서리와 펫 정도만 판다.

그는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되니 유저들이 좋아한다. RPG에서는 거래소 문화도 또 다른 재미다. '에오스 레드'는 직업도 단순하다. 클래스가 많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재들은 복잡한 것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보통 메이저 게임사들은 50~100대 서버로 서비스를 준비한다. 에오스 레드는 10대로 시작해 지금 12대다. 계속해서 게임 접속하기 위한 대기열이 몰리지만 “감당할 수준만 유지하겠다”는 정책을 고수중이다.

그는 ‘에오스  레드’에 대해 “작은 회사가 운영하기 좋은 게임, 아재들이 편하게 하는 게임이다. 20년간 퍼블리싱-개발-사업을 해보니 MMORPG의 경우 퍼블리싱을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에오스 레드’는 블루포션게임즈가 직접 퍼블리싱한다. 그는 “MMORPG의 경우 퍼블리싱을 할 경우 개발사와 상황이 발생되면 서로 의사를 타진하고 신속한 대응하는데 약점이 있다”고 했다.

■ MMORPG는 종합예술...자체 IP-개발-서비스 ‘원팀’ 엔씨소프트는 무섭다

신 대표는 “MMORPG는 개발과 운영을 동일한 리더 중심으로 서비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자체 IP를 갖고, 개발 능력- 최고 서비스 능력을 가진 엔씨소프트는 무섭다. 존경할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블루포션게임즈는 온라인 MMORPG ‘에오스 온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게임은 9년간 250억원이 투자되어 개발되었다. 현재 한국 퍼블리싱은 카카오게임즈가 갖고 있고, 글로벌 지역은 각자 퍼블리싱을 하고 있다. 매출은 북미-유럽 다른 지역 꾸준하다. 콘진원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어 스팀은 자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수십 명, 수천 명, 수백만 명이 동시에 같은 서버에 접속해 즐기는 MMPRPG에 대해 신 대표의 철학은 명확했다.

“MMORPG는 게임의 종합예술이다. 리얼 타임으로 이슈를 대응해야 하고, 다양한 변수를 예측해야 한다. 때로는 유저들과 대치하고, 설득해야 한다. 20여년 경험해보니 MMORPG는 직접 서비스를 해야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앞으로 ‘에오스 레드’ 안정화에 집중하고 ‘공성전’ ‘영지전’도 준비 중인 그는 “여전히 대기열이 있다. 하지만 저희는 서버를 꽉꽉 채우면서 최대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 신 서버를 자꾸 만들면 기존 유저의 가치 하락와 상실감이 크다”며 유저와 공생을 강조했다.

■ 20년간 퍼블리싱-개발-사업 노하우 “에오스 레드, 생태계에 자극이 되었으면”

신현근 대표는 20년간 퍼블리싱-개발-사업의 두루 경험을 거쳤다. 네오위즈에 야구게임 ‘슬로거’ 런칭 성공을 시키고, 엔트리브에서 개발과 사업을 맡아 ‘프로야구매니저(일명 프야매)’ 흥행의 주역이 되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를 거쳐 미스터블루가 엔비어스 개발팀을 인수하면서 합류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블루포션게임즈는 미스터블루 게임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설립된 자회사다.  

그는 “사실 모두들 살기 위해 '전략'보다 '생존'을 선택한다. 저희도 선택지가 별로 없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도 '컨셉'(전략)을 선택한 우리의 게임을 찾아준 유저에 감사한다. '에오스 레드'의 성공의 영향을 받아 ‘과도매출’ 관점이 아닌 ‘컨셉’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게임 생태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에오스 온라인'의 이미지 앞에 선 신현근 대표. 사진=박명기]

‘에오스 온라인’으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를 해온 노하우와 기존 메이저 게임사의 게임에 지친 유저들을 공략한 전략으로 성공신화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는 신현근 대표.

신 대표는 “서비스 시작 1개월이 다 되었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3위다. 1~2주되면 매출 순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각보다 잘 버티는 것이 신기하다”고 웃었다.

참, 성급한 감이 있지만 쑥 질문 하나 던졌다. “혹시 ‘에오스 레드’ 이후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없나?” 대응은 유연했다. “무협 장르의 MMORPG를 개발하기 위해 스토리와 캐릭터를 검토하고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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