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고공행진, 펄어비스 이정섭 일본 지사장 인터뷰

펄어비스는 2015년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시작으로 꾸준히 일본 시장을 공략해왔다. 온라인게임을 시작으로 현재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 플스4 버전 ‘검은사막’을 일본에 선보였다. 특히 플스4 버전의 ‘검은사막’은 출시 직후 일본 PS 스토어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게임톡은 일본 현지에서 ‘검은사막’ 유저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펄어비스 일본 지사를 찾았다. 펄어비스 일본 지사는 도쿄 니시신주쿠(西新宿) 역 인근의 PMO 빌딩에 위치해 있다. 올해 7월에 완공된 신축 건물이다. 일본지사에 근무하는 총 인원은 23명이며, 이 중 한국인은 10명이다.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닥에 펄어비스라는 글자가 크게 써져 있다. 일본에서 펄어비스는 ‘파르아비스’라 부른다. 아직 캡콤, 세가, 반다이남코 등 일본 대형 게임사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펄어비스라는 회사 이름을 알리는 것에도 신경을 쓴다고 한다. ‘검은사막’은 ‘쿠로이사바쿠’라고 불린다.

이정섭 펄어비스 일본 지사장은 게임온, 네오싸이언, DeNA, 이엔피게임즈 등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게임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일본 지사의 업무에 대해 “일본에서의 마케팅, QA, CS 등은 당연히 하는 것이고, 일본 내에서의 전략을 짜서 본사와 논의해 실행을 한다”며 “일반적인 지사와 본사의 느낌은 아니고, 본사와 함께 운영하고 실행한다. 내부에서도 안양오피스, 도쿄오피스라 부른다”고 말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일본에서는 생소한 IP와 장르의 게임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모바일 MMORPG가 메이저 장르는 아니다. 이정섭 지사장은 “일본의 스마트폰 콘텐츠 중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월 론칭 이후 첫 달에만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앱스토어 매출 2위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숫자보다 더 중요하다 느끼는 것은 서비스 만족도다. 이 지사장은 “초반에 받은 ‘검은사막 모바일’ CS 중 절반 정도는 ‘재미있다’ ‘이런 게임을 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며 “인지도는 27% 정도를 기록 중인데, 일본에서는 ‘로그레스’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과 함께 하라주쿠에서 진행한 오프라인 PVP 대회에는 모여든 유저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는 “PVP 대회를 트위터로 생중계했는데, 시청자가 102만 명을 기록해 직원들 모두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 ‘검은사막 모바일’에는 20대 초중반 유저들의 비율도 상당하다고 한다.

이정섭 지사장은 “초기에는 일본에서 모바일 MMORPG가 생소하기도 하고, ‘검은사막’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차별화보다는 우리만의 매력과 장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유명 성우를 기용하고, FGT와 CBT를 진행하며 비즈니스 모델 구조와 서비스, 마케팅 방향을 잡아나갔다.

이러한 전략은 PC와 PS4 버전의 ‘검은사막’에서도 마찬가지다. 콘솔게임 유저들에게 MMORPG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 이 지사장은 “론칭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모바일이 흥행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론칭 전 콘솔 유저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그는 “일본의 유명 콘솔 게임 개발사들을 제치고 PS 스토어에서 1등을 한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며 “반짝 1위가 아니라, 유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스4 버전의 경우 ‘검은사막’의 수 많은 스킬을 구현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 이 지사장은 “스킬의 종류도 많은데다, 어떻게 손맛을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다행히 PC 버전을 해 봤던 유저들도 손맛이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MMORPG임에도 마치 싱글플레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다른 플레이어들을 감출 수 있는 옵션을 뒀다. 그래픽과 콘텐츠의 볼륨 등은 처음부터 자신 있는 부분이었다고 한다.

PC 온라인 버전 ‘검은사막’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표가 더 좋아지고 있다. 이 지사장은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은 일본에서 4주년 때의 지표가 가장 좋았다”며 “어느 하나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모든 플랫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감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의 ‘검은사막’ 인기 요인에 대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업데이트와 운영, 발 빠른 대응을 꼽았다. 그는 “단순히 마케팅만 잘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게임이라도 문제가 터질 수 있는데, 그때 대응하는 자세와 스피드가 중요하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펄어비스의 이러한 점을 좋게 봐주신다”고 말했다. 펄어비스의 업데이트 속도와 콘텐츠 분량에는 일본 현지 개발사들도 놀랄 정도라고 한다.

그는 “‘검은사막 모바일’은 매주 업데이트 하니까 일본 유저와 회사들이 굉장히 신기해한다”며 “업데이트를 따라가기 힘들어 버거워하는 유저들도 있기는 한데, 그만큼 깊게 즐기는 유저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양국의 골이 깊어졌으나, 실제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한다. 이 지사장은 “실제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이나 유저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양국의 분위기가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것 같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장은 일본 유저들에게 “펄어비스는 콘텐츠를 바라보는 진실함, 책임감이 남다른 회사”라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 일본 유저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