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유벤투스 경기 광고판에 등장…KBS로 전국에 송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내한으로 국민적인 관심을 모은 유벤투스의 축구 경기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가 버젓이 등장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명가 유벤투스와 한국의 ‘하나원큐 팀 K리그’의 친선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날 호날두는 경기에 1분도 출전하지 않고 벤치만 지켜, 현장을 찾은 6만5000명의 관중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그런데 이날 경기장의 광고판에는 ‘Gamble XXXX(갬블 XX)’라는 스포츠 베팅 업체의 광고가 경기 중간 계속해서 등장했다. ‘No.1 LIVE SPORTS & GAMES’이라는 문구와 사이트의 로고, 이름이 그대로 노출됐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스포츠 베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 베트맨만 합법이다. 이외의 유사한 사이트는 모두 불법 스포츠 도박, 불법 스포츠 베팅이다.

한국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 접속해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당연히 이러한 불법 사이트를 홍보하거나 중개, 알선하는 행위도 법률로 처벌 받는다. 해외에서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업체라 하더라도, 한국인을 상대로 광고를 하거나 서비스를 하면 불법이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경기 당시 한글로 된 도박 광고가 중계 화면에 등장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사이트의 광고가 한국 관객들이 대부분이고, 한국 선수들이 뛰며, 한국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 등장했다. 심지어 공영방송인 KBS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송됐다. 선수들이 뛸 때마다 불법사이트 광고는 계속 노출됐다. 당연히 이 광고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카카오TV) 등에 등록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에도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스포츠 배팅은 물론 라이브 바카라, 포커, 슬롯게임 등을 서비스하는 전형적인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모습이다.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제공한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허가를 받은 리얼 머니 카지노 사이트들이 있고, 이 업체들이 실제 EPL 구단의 공식 스폰서로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 이러한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면 불법이다. 한국은 도박에 대해서는 속지주의와 속인주의를 모두 적용한다. 유벤투스의 방한 행사를 이끈 에이전시 ‘더페스타’는 물론, 프로축구연맹, 중계를 내보낸 KBS 등에 줄줄이 책임을 물어야할 사안이다.

이날 경기는 유벤투스가 경기장에 늦게 도착함에 따라 경기 개최 시간이 50분간 지연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예정된 팬사인회에 불참했으며, 경기 출전도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 구단을 활용한 사상 초유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논란이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는 27일 사과문을 내고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돼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밝혔다. 연맹은 조만간 주최사 더페스타의 계약 위반 부분에 대해 위약금을 청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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