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다운 슈팅액션게임 ‘기간틱엑스’ 개발한 액션스퀘어 인터뷰

[손석민 TD, 이상현 PD, 손원호 CD(왼쪽부터)]

자동전투 없이 직접 조작만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낸 모바일 슈팅액션게임이 있다. 액션게임의 명가 액션스퀘어가 자체 개발 및 서비스를 맡은 ‘기간틱엑스’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톱뷰(탑다운) 방식으로 사방에서 날아오는 탄막을 피하는 이 게임은 한국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아트와 긴장감 넘치는 수동전투로 기대감을 모은다. 출시 전 약 한달간 호주와 싱가폴에서 소프트론칭을 진행했는데, 정식 출시된 게임들을 제치고 액션게임 장르 인기 3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액션스퀘어는 7월 29일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150여개 국가에 ‘기간틱엑스’를 출시한다. 출시를 며칠 앞두고 판교 액션스퀘어 사옥에서 ‘기간틱엑스’ 개발진을 만났다. 인터뷰 현장에는 이상현 PD, 손원호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손석민 TD(테크니컬 디렉터)가 참석했다.

‘기간틱엑스’는 공상과학(SF) 테마의 슈팅게임이다. 먼 미래에 우주 식민지를 둔 인간과 외계 종족이 맞서는 가운데, 군수물자기업 3개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날렵한 원거리 공격수 ‘스카디’, 근거리 탱커 ‘타이탄’, 공격을 보조하는 서포터 ‘레아’ 등 3개 용병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이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패턴은 다시 수십가지로 나뉜다.

개발진은 액션스퀘어의 대표 IP인 ‘블레이드’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FPS(1인칭슈팅)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조작이 어렵다는 게 걸림돌이 됐다. 그러던 와중에 애로우헤드게임의 PC/콘솔게임 ‘헬다이버스’에 시선이 미쳤다. 탑다운 방식의 액션슈팅게임을 모바일에서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원호 CD는 “그렇다고 헬다이버스의 게임성을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다”라며 “모바일 환경에 맞게 타게팅은 자동화했다. 조작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슈팅액션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량했다”고 말했다. 또한 “3명의 유저가 탄막을 뚫으며 협동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것은 기존 플랫폼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게 우리 게임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터치스크린 조작 방식 외에도 서드파티의 콘트롤러도 지원한다. 엑스박스원이나 플레이스테이션의 콘트롤러를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조작하는 쾌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개발진의 입장이다.

개발진이 세웠던 또 하나의 기조는 한국게임에서 통용되던 한국색을 배제해보자는 것이었다. 한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지만 서구권에서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이상현 PD는 “NPC 중에 매니저 역할을 하는 여성 NPC가 있다”며 “아트 담당자가 게임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 NPC인데 예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건의했지만 반대했다. 미국배우 루시 리우나 애니메이션 뮬란과 비슷한 이미지를 주문했다. 서양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동양인 여성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게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미소녀 캐릭터는 ‘기간틱엑스’에는 나오지 않는다.

론칭 시점 기준으로 ‘기간틱엑스’의 게임 모드는 기업들의 미션을 받아 외계 생물들을 상대하는 싱글플레이 모드와 다른 유저들과 협동(Co-op)해 보스 레이드 또는 방어전을 치르는 멀티플레이 모드로 나뉜다. 탑다운 슈팅액션게임이 으레 그렇듯 대전 모드는 지원하지 않지만, 소프트론칭 때 유저들이 대전 모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을 해서 나중에 추가할 계획은 있다.

이상현 PD는 “대전 모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가 생각하기에 충분히 재미있는 모양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판단해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손원호 CD도 “게임 장르 특성상 2인과 3인이 협동해서 도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견고하다”며 “지금도 콘텐츠 완성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대전 모드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추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간틱엑스’는 캐릭터를 수직 방향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RPG와는 다른 기조를 띤다. 대신 다양한 무기를 바꿔 사용해보면서 재미를 찾는 수평적 성장을 지향한다. 수십 종에 달하는 보스 몬스터들의 패턴을 상대하려면 그에 맞게 무기를 이것저것 바꿔봐야 한다. 가령 졸개들을 쏟아내는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광역공격에 특화된 무기를 선택해야 한다. 처음에 제공됐던 무기보다 나중에 추가되는 무기가 성능 면에서 상위호환이 되는 개발 방향은 지향하지 않는다.

손원호 CD는 “비즈니스모델(BM)의 기본 기조는 전투 경험을 해치지 않는 것”이라며 “다른 게임에서는 더 좋은 영웅 캐릭터가 추가돼서 그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캐릭터가 무용지물이 되는 일이 있다. 우리는 그걸 피해보고 싶었다. 보스 몬스터는 3일 간격으로 로테이션되는데, 처음 지급받았던 무기가 나중에 만난 보스 몬스터에서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액션게임이다보니까 프레임이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다고 프레임을 무작정 늘리면 발열이 발생했다. 손석민 TD는 “현재 기준은 45프레임이 무조건 나오는 것”이라며 “액션게임 특성상 탄환과 화려한 이펙트가 발생하는데, 최대한 클라이언트에서 선처리를 하는 등 자원을 분산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고사양 디바이스라면 45프레임은 문제되지 않지만,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는 어쩔 수 없이 프레임이 떨어진다”며 “(그래픽을) 적당히 조율해서 꽤 가벼운 게임이 되도록 노력했다. 특히 언리얼엔진에 좋은 장치가 많아서 적극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에 먼저 출시되는 ‘기간틱엑스’는 아쉽게도 당장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와 논의해서 한국 출시에 맞춰 한국어 버전을 내놓을 생각이다.

이상현 PD는 “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왜 (한국에서 잘 되지 않는) SF게임을 만드냐는 말이었다”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기간틱엑스로 SF 분야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원호 CD는 “요즘은 자동전투게임이 너무 많아서 수동전투게임이 더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며 “수동조작만 지원하는 게임을 만든 만큼, 한판한판 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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