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쉽고 재미있는 '미디'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 3년 노하우 올 가이드

[‘큐베이스(Cubase)’로 작업 중인 프로듀서, 출처: 큐베이스 공식홈]

요즘은 ‘프로듀서(Producer)’가 음악의 중심이 되는 시대다.

근래 가장 핫한 장르인 ‘EDM’과 ‘힙합’에서는, 가수도 중요하지만 곡의 ‘트랙(Track, 노래의 반주가 되는 연주)’을 만들어 가수에게 제공하고, 가수의 목소리와 악기들의 소리를 ‘믹싱(Mixing, 여러 채널의 소리들을 하나로 섞는 작업)’을 통해 곡을 마무리하는 ‘프로듀서’는 어딜 가도 환영받는다.

그러한 유능한 ‘프로듀서'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시퀀서(Sequencer, 작곡 프로그램)’를 수족처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언뜻 굉장히 어렵고 전문적으로 보이는 작업 같지만, 그 시작을 차근차근 알고 나면 이것만큼 쉽고 재미있는 작업은 없을 것이다.

필자도 20대 시절 인디 밴드를 잠깐 했던 경험 말고는 음악적 경력이 없었지만, 나이 마흔이 넘어 ‘개러지 밴드’라는 앱을 통해 ‘미디(MIDI, 컴퓨터음악)’라는 신세계에 푹 빠진 뒤, 거의 한두 달에 한 번꼴로 음원을 발매하는 지금에 이르렀다. 당연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미디를 시작하면 되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 그래픽 카드보다는 최고사양 ‘CPU’와 ‘MEMORY’에 투자하라

첫째. PC 아니면 맥, 혹은 맥북? 예전엔 음악을 하려면 좋은 악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성능 좋은 PC가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집에 게이밍을 위한 고사양 PC가 있을 것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새로 PC를 장만할 계획이 있다면 사양을 맞출 때 그래픽 카드보다는 ‘CPU’와 ‘MEMORY’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점차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소리의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므로, 쾌적한 작업을 위해 CPU는 최고 사양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필자도 결국 ‘아이맥’에서, 전문가용 맥킨토시 ‘맥 프로’로 작업환경을 바꾸게 되었다.

그렇다면 ‘맥’을 왜 사야 하는가? 맥은 시스템의 안정성 면에서 윈도우 PC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체형 PC이므로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 인테리어적 측면에서 보기에도 좋다.

그리고 ‘로직 프로 X(Logic Pro X)’라는 ‘시퀀서’는 맥 전용 프로그램이므로 ‘로직 유저’가 되려면 강제적으로 맥을 사야 한다. 문제는 조립형 PC에 비해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뛰어난 성능과 안정성으로 PC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으므로 꼭 비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원하는 ‘로망의 아이콘’ 맥북 프로. 맥북의 장점은 집이나 사무실 등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다. 필자 경험상 카페나 여행지에서 음악 작업을 하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팬 소음이나 발열 등 장시간의 작업에 무리가 있어, 결국 맥북을 중고나라로 보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성향이므로 본인들의 경우를 잘 생각해 현명한 선택을 하면 된다.

[대표적 DAW 중 하나인 ‘로직 프로 X’]

■ 미디 프로그램, 먼저 시험판 해보고 자기에 맞는 것 선택하라

둘째,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미디 프로그램)’는 어떤 걸 써야 할까?

정말 많은 ‘시퀀서’들이 있지만 4개의 선택지로 정리할 수 있다. ‘로직 프로 X(Logic Pro X)’, ‘에이블톤 라이브(Abeltone Live)’, ‘FL 스튜디오(FL Studio)’ 그리고 ‘큐베이스(Cubase)’.

-로직 프로 X(Logic Pro X)

‘애플’에서 인수하여 직접 개발,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애플 특유의 예쁜 인터페이스와, 전통적 ‘워크플로우’에 기반한 깊이 있는 기능들, 그리고 기본 내장된 ‘가상악기’나 ‘플러그인’, 그리고 ‘뮤직 루프’들이 꽤나 쓸만 해서, 초심자들이 입문해도 그럴듯한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그리고 4가지 선택지 중에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필자도 ‘로직 프로’를 다루고 있는데, 오디오 편집 기능들이 좀 불편하다는 단점 말고는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에이블톤 라이브(Abeltone Live)

소리들을 편집하고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편리하고, 처음 보면 굉장히 생소하지만 익숙해지면 굉장한 생산성을 내는 UI를 가진 소프트웨어다. ‘EDM'이나 ‘힙합 ’등 트렌디한 댄스음악을 작업하는데 있어서 가장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시퀀서'이다.

특히 ‘라이브 퍼포먼스(Live Performance)’에 대한 기능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액티브’한 성향의 프로듀서들에게 사랑받는 ‘시퀀서’다.

-FL 스튜디오(FL Studio)

최근 젊은 ‘EDM 프로듀서’들에게 사랑받으며 급격히 떠오른 ‘시퀀서’다. ‘오디오 샘플(Audio Sample)’을 악기같은 개념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특히 ‘루프(Loop, 반복되는 소리)’들을 조합해 ‘비트’를 찍어내는 과정은 로직 유저로서 굉장히 부럽고 신기한 기능이다.

하지만 ‘레코딩(녹음)’ 기능이 부족해 ‘베드룸 프로듀서(Bedroom Producer, 프로듀싱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용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기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맥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큐베이스 (CuBase)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역사가 오래된 ‘시퀀서’이다. 일명 ‘필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므로, 호환성과 정보공유에 큰 장점이 있다. 버전 업데이트때마다 새로 구입을 해야한다.

결국 이 모든 시퀀서들이 서로 장단점이 있고, 다들 좋은 소프트웨어들이므로 ‘시험판(Trial Version)’을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기 바란다. ‘툴’이란 결국 ‘도구’일 뿐이다. 도구를 다루는 사람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

[대표적인 ‘오디오 인터페이스’ UAD (유니버설 오디오), 출처 UAD 공식홈]

■ 오디오 인터페이스-마스터 건반은 컴퓨터 음악작업 '허브'

셋째, ‘오디오 인터페이스(AUDIO INTERFACE)’란 뭘까?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아날로그 소리를 디지털로 바꿔주고, 반대로 디지털 소리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컴퓨터 음악 작업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장비다.

쉽게 설명하자면, 노래를 불러 아날로그 마이크에 녹음을 할 때, 이 소리들이 디지털 정보로 바뀌어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로 저장이 되는데, 이 과정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장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모니터 스피커도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을 하게 된다.

정말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들이 있지만, 필자는 ‘유니버셜 오디오(Universal Audio)’ 사의 제품을 추천한다. 물론 초보자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이지만, 기왕 시작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장만하는 것이 중복 투자를 막는 길이다. 그만큼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넷째, ‘마스터 건반’, 필요한가?

피아노를 칠 줄 모르는데 ‘마스터 건반’이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요하다. 필자도 피아노를 잘 못치지만, ‘마스터 건반’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시퀀싱’을 할 때 필연적으로 ‘미디 노트(MIDI NOTE, 미디 악보)’를 찍게 되는데, 그 ‘미디 노트’를 마우스로 일일이 다 찍기엔 너무 효율적이지 못하다.

특히 요즘엔 ‘코드(Chord)'를 몰라도 자동으로 코드를 연주해주는 기능들이 탑재되고 있어, 음악작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마스터 건반이다. 초보자는 가격대 저렴한 25건반으로도 충분하다. 필자는 ‘KOMPLETE KONTROL’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 전문가용 ‘모니터 스피커’와 가상악기도 중요한 필수품

다섯째. ‘모니터 스피커’는 뭐지?

‘모니터 스피커’는 소리를 예쁘게 꾸며주는 음악 감상용 스피커와는 달리, 소리를 있는 그대로 ‘평탄(Flat)하게’ 들려주는 전문가용 스피커를 말한다.

좋은 ‘모니터 스피커’는 정말 중요하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작고 울퉁 불퉁한 캔버스에서 좋은 작품이 나오기 어렵듯, 내가 작업하고 있는 소리들을 정확하게 귀로 모니터링할 수 없다면 좋은 음악이 나오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좋은 스피커를 사용하려면 그만큼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작업환경이 충분한 소리를 낼수 있다면 가성비 좋은 ‘GENELEC’사의 제품을 추천하지만, 층간 소음을 걱정해야하는 환경이라면 ‘젠하우저’의 HD시리즈같은 전문가용 모니터링 용 헤드셋을 추천한다.

[가상악기의 대세 ‘세럼(Serum)’]

여섯째가 가상악기(VSTi)다. 기타 연주자들이 어떤 기타와 어떤 ‘이펙터’를 쓸지 고민한다면, 프로듀서는 어떤 ‘가상악기(VSTi)’와 어떤 ‘플러그인(Plug-In, VST)’이 ‘핫’한지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상악기’란 ‘DAW’에 탑재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악기로, 오래전 몇 백만원씩 하는 ‘신디사이저’들이 디지털로 바뀐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VST’란 녹음실에 즐비하게 쌓여있던 각종 ‘이펙터’나 ‘컴프레서'같은 녹음 장비들이 디지털화된 ‘플러그인’을 말한다.

의외로 ‘가상악기’는 유행을 심하게 타서, 최근엔 ‘세럼(SERUM)’이라는 끝판왕 하나면 있으면 다 정리가 된다. ‘웨이브테이블(Wave Table)’이라는 창의적인 개념을 적용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리들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우며, 구할 수 있는 ‘프리셋(Preset, 전문가들이 미리 세팅해 놓은 소리)’들도 굉장히 많다.

■  ‘샘플'은 어디서 얻을까?,,,혁명적인 플랫폼 ’스플라이스‘ 추천

일곱째가 ‘샘플(Sample)’이다. 샘플은 현대 음악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20여 년 전만 해도 자신의 음악에 다른 사람이 만든 소리를 넣는다는 것은 금기에 가까운 행위였다. 그러다 예전 곡에서 ‘샘플링(Sampling)’을 한 노래들이 히트하기 시작하면서 대중들도 ‘샘플’이라는 개념에 대해 개념을 잡기 시작했다.

지금의 ‘샘플링’은 예전처럼 다른 노래에서 차용하거나 ‘샘플 CD’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샘플’을 다운로드받아서 쓰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특히 ‘스플라이스(SPLICE)’는 혁명적인 플랫폼이다. 월 사용료를 내고 정해진 갯수만큼 샘플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데, 잘만 검색하면 훌륭한 소스들이 너무도 많다. ‘시퀀서’에 가져다 쓸 때도 다운받은 파일을 그냥 ‘드래그 앤 드롭’ 한 번으로 끝낸다.

음악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다해도, 샘플만 잘 사용하면 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어떤 소스를 쓰느냐에 따라 음악의 퀄리티와 트렌디함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프로듀서 필수 가입 플랫폼 ‘스플라이스(SPLICE)’, 출처 스플라이스 공식홈]

여덟째는 어떤 미디 아카데미(미디 학원)가 좋을까?다. 정말 많은 학원들이 있는데, 자신의 예산과 성향에 따라 선택지가 많다. 개인 레슨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집에서 가까운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수강생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학원을 선택할 때는 ‘툴’을 배우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음악 인맥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곳이 바로 학원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신중하게 결정을 했다. 프로 뮤지션 경험이 많은 강사들이 있는 교육기관을 추천한다. 그리고 ‘프로듀서’ 지망생들만 모이는 교육기관보다는. ‘래퍼’나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교육기관을 추천한다.

만약 독학을 생각했다면 ‘유튜브’로도 배울 수 있는 수많은 채널들이 존재한다. 영어가 가능하다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들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 기죽지 말라, 두려워 말고 내 음악을 세상에 발표하라

그렇다면 미디를 배우면서 갖춰야 할 마음 가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두려워 말고 내 음악을 세상에 발표하라. 필자는 음악을 시작한 지 이제 3년째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기간에 비해 빠르게 ‘제이드 키(JADE KEY)’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 비결은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로, 내 음악을 쉬지 않고 많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음원을 발매하는 일은 ‘미디’를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생각보다 쉬운 일처럼 느껴진다. 허나 막상 발매를 준비하다 보면,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귀가 계속 훈련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에, 곡을 다 완성할 때쯤 되면 그 곡의 부족한 부분들만 귀에 들리기 때문이다.

그 상황이 되면, 이 곡을 더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거나, 아니면 이 곡을 버리고, 다음 작품을 발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들이 나를 유혹한다. 끝없는 고민의 루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아마 아티스트들이라면 다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부족하더라도, 과감하게 이 곡을 세상에 내놓는 용기와 결단 필요하다.

그렇다면 음원을 발매하는 일이 왜 중요한 일일까? 작가들은 자신의 글로 자신을 이야기하고, 화가는 자신의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프로듀서’는 자신의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들어주는 사람이 몇 명 없을까 봐, 혹은 주변사람들이 듣고 실망할까 봐..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의외로 주변 사람들보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내 음악의 팬이 된다.

특히 요즘은 음원을 발표할 수 있는 루트도 다양하다. 오피셜(공식) 발매가 부담스러우면 습작은 ‘사운드 클라우드(SoundCloud)’나 유튜브, 뮤지션 리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발표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 짧게 ‘클립’을 올려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좋다. 필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아티스트나 작곡가들과 만났다. 만남은 당연히 새로운 기회로 이어진다.

자신의 곡을 발표하고 반응을 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다음 작품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교훈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만든 작품들을 그냥 자신의 하드디스크에만 쌓아두는 ‘프로듀서’와, 만드는 족족 사람들에게 들려주려는 ‘프로듀서’. 누가 더 사랑받는 ‘프로듀서’가 될까? 이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한 사실이다.

■ "제이드 키는 하드SF 장르"...자신만의 ‘음악 컨셉’을 세워보자

두 번째로 권하는 것은 자신만의 ‘음악 컨셉’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미디’를 배워 ‘프로듀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냥 취미로 끝내고 싶은 생각보다는 성공하여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된다.

그러려면 자신이라는 존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냥 작업실에 앉아 무작정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프로듀서’들이 있는 요즘엔 별로 경쟁력이 없다. 자신만의 컨셉이 특별해서 ‘아 누구누구하면 이런 음악’하고 떠오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세상에 없는 음악을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EDM’ 혹은 ‘힙합’의 서브 장르들 중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듀서 아카데미 ‘레코드 팩토리’, 출처 레코드팩토리 공식홈]

필자는 취향이 다양해 한 장르를 오랫동안 파 내려가는 성격이 아니라서,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왔다. 게다가 ‘K-POP’ 작업까지 병행해야 하므로 더더욱 한가지 장르에 몰두할 수 없다. 하지만 ‘제이드 키(JADE KEY)’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음원들은 모두 ‘하드(Hard)하고 SF(공상과학)적인’ 컨셉으로 일관했다. 그래야만 나를 각인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 프로듀서는 1인 기업, ‘전략-인맥’이 필요하다

세 번째, ‘프로듀서’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로듀서’는 움직이는 ‘1인 기업’이다. 성공하면 큰 부가가치를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지금 시작하는 ‘프로듀서’라 해도, 순수하게 음악에 대한 사랑 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자신만의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략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곡을 발표할 때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이라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목표를 세우고 곡을 작업하면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이 곡은 ‘새로운 사운드로 나의 테크닉을 보여줘 보자’ 라든지, 이 곡은 ‘여자 싱어송라이터와 작업해보자’ 라는 목표, 그리고 이 다음 곡은 ‘국내보다는 해외 레이블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던가 하는 목표가 있으면 그 곡의 작업이 훨씬 명확해지고 쉬워진다. 너무 많은 것들을 한 곡에 담으려는 욕심보다는 이렇게 한 곡 한 곡 목표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보면, 점차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것이다.

네 번째, ‘인맥’을 쌓아라. ‘프로듀서’ 혼자서도 멋진 음악을 만드는 세상이 왔지만,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음악은 연주곡이나 ‘리믹스(Remix)’ 곡에 한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목소리의 ‘가수’가 필요하다. 간혹 자신이 노래도 하고 ‘프로듀싱’도 하는 능력자들이 있지만, 경험상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듀서’에게는 인맥이 중요하다. 당연히 인맥을 쌓으려면 활동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프로듀서’들이 내향적인 성격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다.

사실 필자도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러 ‘싱어송라이터’나 ‘프로듀서’, ‘DJ’, ‘디자이너’ 등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자신의 창의력을 좋은 결과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써놓고 보니 좋은 ‘프로듀서’가 되려면 거의 슈퍼맨에 가까운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일이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큰 것을 이룰 수 있다. 하나하나씩 차근 차근 꾸준히 배우고 쌓아가다 보면, 분명 발전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미디’를 배울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늦기 전, 바로 오늘부터 당장 시작해 보자.

글쓴이=류기덕 PD jadekeymusic@gmail.com

류기덕 PD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인디밴드 ‘언니네이발관’ 1집에 참여했다.

이후 게임사 소프트맥스, 이오리스게임즈를 거쳐 위메이드에 입사해, 중국에서 20년 이상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을 맡았다.

이후 게임 PD로 17년 위메이드에서 맹활약하다 2017년 돌연 음악 PD이자 작곡가로 데뷔해 음악계로 돌아왔다. 현재 제이드 키 뮤직(Jade Key Music) 대표/음악 프로듀서, CJ E&M 음악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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