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신작 ‘시노앨리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요코오 타로 인터뷰

‘드래그 온 드라군’, ‘니어 오토마타’의 디렉터로 유명한 요코오 타로가 차기작 ‘시노앨리스’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매 작품마다 독특하고 암울한 세계관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그는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시노앨리스’ 기자간담회에서 “내 스스로는 어두운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팬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공동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시노앨리스’는 동서양의 유명 동화 속 주인공들이 작가를 부활시키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인다는 내용의 다크 판타지 RPG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속박, 백설공주는 정의, 신데렐라는 비열 등 각 주인공마다 고유한 키워드를 갖고 있다. 이 게임에서 요코오 타로는 세계관과 시나리오의 밑작업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가했다.

요코오 타로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쓰고 현장에 등장했다. 또 마츠오 료키 포케라보 수석 크리에이티브 플래너가 동석했다. 마츠오 료키는 ‘시노앨리스’에서 요코오 타로가 그린 플랜을 구체화시키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요코오 타로가 만화가라면 마츠오 료키는 만화 어시스턴트라는 설명이다.

요코오 타로는 매번 꿈도 희망도 없는 스토리를 만드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 나름대로 찾아낸 블루오션”이라고 답했다. 스퀘어에닉스와 오랜 기간 협업해오면서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등의 밝은 세계관을 가진 게임들을 많이 접했는데,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선택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아시아에서 출시되는 게임들 중에는 상당히 어두운 게임들이 많다”며 “내 일이 없어질까봐 개인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가 마냥 어둡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기만 한다면 아무리 많은 등장인물이 죽는다고 해도 해피엔딩이라는 것이다. ‘시노앨리스’의 엔딩도 일찌감치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원래 게임이 잘 안되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공개할 생각이었으나, 게임이 예상보다 잘 되는 바람에 엔딩 공개는 한참 뒤로 미뤄졌다.

요코오 타로는 “시노앨리스의 일본 버전과 글로벌 버전의 엔딩을 다르게 만들고 싶다”며 “각 지역마다 스토리 진행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지역에서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국 버전의 엔딩이 무엇이 될지 나도 잘 모른다”며 “만일 넥슨이 급하게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면 한국 유저들은 엔딩을 보지 못하고 영원히 미궁 속에 빠질 것”이라고 웃었다.

매 작품마다 커플을 용서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오해라고 손사래치며 “엄밀히 말하면 커플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남성(캐릭터)을 없애고 싶은 것”이라고 웃었다. 마찬가지로 ‘시노앨리스’에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들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된다고 귀띔했다.

마츠오 료키도 “시노앨리스에 굉장히 잘생긴 남자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요코오씨가 싫어하더라”며 “남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성격 파탄자거나 왜곡된 결말을 맞는다”고 거들었다.

요코오 타로가 작품에서 추구하는 캐릭터는 무언가 결여된 캐릭터다. 완벽한 캐릭터는 매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개발팀이 아닌 유저가 마음 속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완벽하기보다는 약하고 보살펴야 하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요코오 타로가 참여한 ‘시노앨리스’는 7월 18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중국 제외)에 출시된다. 한국에서는 원작의 감성을 보존하기 위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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