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 월드’의 손석민 캡콤 디자이너, 록맨 방어구 제작기 공개

손석민 캡콤 캐릭터 디자이너(모델러)가 26일 경기도 판교에서 진행된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몬스터헌터: 월드’에 나오는 ‘동반자 아이루’의 방어구 제작기에 대해 강연했다. 동반자 아이루는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파티플레이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고양이 모습의 인공지능 동료다.

손 디자이너는 ‘몬스터헌터: 월드’와 ‘록맨’의 콜라보 이벤트로 등장한 동반자 아이루의 록맨 방어구를 혼자서 만들어냈다. 캡콤의 모델러들은 원화를 받을 때부터 마지막 최종 결과물을 내놓을때까지 단독으로 작업하는 게 원칙이다. 한국이라면 애니메이터가 담당해야 하는 리깅(뼈대 만들기), 스키닝(피부 입히기)까지 모델러가 직접 한다. 그는 “입사 초반에 매일 공부의 연속이었다”며 “지금은 1인분은 하는 모델러지만, 그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처음 록맨 방어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는 ‘데빌메이크라이5’에 나오는 록버스터처럼 하이엔드 그래픽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실사 레퍼런스를 수집하며 작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디렉터가 가져온 참고 이미지는 예상 외로 오리지널 ‘록맨’의 도트 이미지였다. 각진 픽셀 스타일의 3D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손 디자이너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감도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검정색 외곽선도 표현해야 했고, 록맨의 ‘E캔’ 모델링도 제작해야 했다. 그는 “하이엔드 그래픽에 어울리는 방어구를 모델링하는 것에는 자신있었다”며 “하지만 록맨 방어구처럼 픽셀 형태는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잠도 못이룰 정도로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 세가지의 모델링을 만들었다. 무작정 첫번째 모델링은 록맨보다는 개구리에 가까웠다. 두번째는 스키닝에 좀 더 투자하고 눈을 깜박이는 페이셜을 도입했다. 세번째 모델링이 되어서야 현재의 모습에 가까워졌다.

손 디자이너는 “아이루의 모션이 수백가지나 되기 때문에 어떤 모션에서도 자연스럽게 보이는지를 체크해야 했다”며 “또한 방어구를 세트로 입히지 않고 윗옷 아래옷 따로 입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른 장비와 조합했을 때도 어색하지 않은지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러는 모델링은 물론이고 텍스쳐, 리깅, 스키닝 등 전반적인 기술들을 습득해야 1인분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온도차가 다른 여러 콘셉트의 모델링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델러에게 어떤 콘셉트의 작업이 들어올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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