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도서관, 팩토리2 갤러리서 이인규 편집장 ‘프로젝트와 독립출판’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편집장 이인규. 사진=박명기]

20주년을 맞이한 느티나무도서관이 4월 13~30일 18일간 ‘삶에 필요한 질문’이 담긴 컬렉션을 갤러리로 옮겨 전시를 열었다.

전시명은 ‘New Wave New Library’. 갤러리로 옮겨진 느티나무도서관의 컬렉션 전시와 기획은 관람객들로부터 “아, 도서관도 이럴 수 있구나”라는 반응을 얻었다. 관람객도 8일간 이미 800명이 다녀갔다.

여드레되는 4월 21일 오후 2시에는 갤러리에는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편집장 이인규의 ‘프로젝트와 독립출판’의 독자 만남이 있었다.

이인규 편집장은 재개발로 철거된 둔촌주공아파트를 기록하는 것의 의미, 내 삶의 재발견 프로젝트로서의 독립출판. 기획부터 발행, 독자와의 소통까지 소개했다.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편집장 이인규의 독자와의 만남. 사진=박명기]

이 편집장은 “1979년 첫 입주를 시작한 둔촌주공아파트는 내가 태어나 17년간 자란 고향이다.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지역이었다. 10여년간 재건축 계획이 흘러나오다 확정이 되었다. 나는 하남으로 이사왔지만 이모가 한동안 그곳에서 살았다. 그 재건축 소식에 다시 못 갈 것 같았다. 불안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 구글재팬이 ‘미래의 기억’이라는 남아있는 기록을 모으는 운동을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사람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보존하고 기록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프로젝트 출발을 회상했다.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는 둔촌주공아파트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다는 걸 깨닫고 사진으로 기록하고 책을 만들었다.

책은 2013년 첫권을 시작, 6년간 시리즈 4권과 사진집으로 5권으로 출간되었다. 책 초판이 나올 때인 2013년 시공사 선정, 3쇄가 출간된 2017년 9월 건축물 철거가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이 책은 흘러가는 정보라기보다 기억 프로젝트를 단락하는 책이다. 프로젝트 일환의 책 출간”이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갤러리 기획 전시명은 ‘New Wave New Library’. 사진=박명기]

그는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슬프다. 어차피 결국 다 사라지는데 이게 다 무슨 다 소용인가를 수없이 자문했다. 2주 6000가구 이사 이동을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이 인생 프로젝트이자 장례업 같았다. 또한 영매 같았다. 하지만 떠나 보내는 시간이 있어 되레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나절만에 산과 숲이 사라지는 장면, 나무가 베어진 자리에 날아가지 못한 새들, 사람들이 떠난 재개발 지역에 남은 300마리 고양이들....그래도 발로 뛰어 세 그루를 살려낸 것은 위안이 되었다.

늘 돈을 위하여 프로젝트를 참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중립적인 입장에 서야 하고 재능기부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는 “그래도 강남 압구정동이 아니고, 조합원이 아닌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책은 처음에는 사비로 출판했다. 이후 텀블벅, 소셜펀딩, 서울혁신센터 지원사업 등으로 이어졌다. 전공이 디자인이었던 그는 5년간 이노션이라는 광고회사를 다녔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배우고 있다.

[6년간 시리즈 4권과 사진집으로 5권으로 출간된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사진=박명기]

느티나무도서관은 갤러리 전시 기간에 이 강연에 이어 ‘페미니즘에 다가가는 한 걸음’(정아람 4월 23일), ‘기본소득은 왜 필요할까’(김만권 4월 24일),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장혜영 4월 25일), ‘내가 살 집은 어디에 있을까’(임경지. 4월 26일), ‘도서관의 변신, 도서관을 탐험하는 법’(박영숙, 4월 27일) 등이 이어진다.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온라인 신청 후, 현장에서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다. 수익금은 느티나무도서관 후원 기부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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