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판화’ 특강, 2019년 제주문화예술재단 활력 신호탄 될까

[37년간 목판화에 새겨온 홍선웅 화백. 작품 '울산역사고' 사진=이재정]

올해 3.1운동 100주년은 제주도민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지난해는 제주 4.3 70주년이었다. 새해 제주를 바로 보는 전시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어 그 길을 묻고 있다. 

한반도의 과거, 현재, 미래는 중국, 미국 심지어 일본까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100년 시간의 굴레가 얽히고 설켜 있다. 혼미한 작금의 간극은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제주미술계에까지 변혁과 응전의 모색을 요구하게 된다. 즉 ‘만세 운동’ 이상의 무엇을 갈구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서는 김호석 문인화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은 예술공간 이아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 ‘한국근대판화 아카이브와 홍선웅 목판화 정신과 새김’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김호석 수묵화, 보다’전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제주돌문화공원)]

물론 IT 및 ICT 산업적 측면에서 ㈜그리매(대표 신주영)가 주관한 가족 애니메이션 ‘거신대전:바람의 신주’의 펀딩이 있었고 또 제주블록체인 협회의 태동이 있었다.

화가로서 ‘스스로를 바꾸는 혁명’이라던 수묵화 운동의 선구자 ‘김호석 수묵화, 보다’전은 전통 수묵화의 맥락을 현대적으로 계승-재해석해 시대성을 담았다. 전통적인 인물화를 중심으로 우리 시대 정신을 찾아 도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난 37년간 목판화에 새겨온 홍선웅 작가는 바로 ‘민중’을 중심으로 한 ‘예술의 은유’라는 측면에서 도드라진다. 특히 경제적으로 서민 혹은 민중은 피지배층을 이루는 주변인의 은유다.

그는 현장에서 세 개의 경계를 넘어온 한 사내의 이름이기도 하고, 거신대전에서는 바람의 신 영등을 통해 민중의 희망이 로봇의 영역까지 다루는 제주형 담론의 형태이기도 하다.

[보관까지 생각하는 홍선웅 작가의 목판본은 한반도의 역사를 닮았다. 사진=이재정]

특히 홍선웅의 세 개의 경계는 80년대 민미협 활동, 94년 이후 김포 칩거의 시대를 거치면서 심취한 진경과 고판화 또 대상으로서 차와 매화에 빠졌던 2000년대를 지나 군사적 대치와 전투에 충격을 받았던 2010년 전후를 의미한다.

작가의 지난한 40년 운동은 현장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선시대의 전통목판화에서 개화기 이후 근대판화가 출판 혹은 인쇄 매체들 역시 근대 사회의 정치적인 상황과 연계돼 흥미가 증대한다.

1906년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민충정공 혈죽도’(1906)는 절정이다. ‘한국근대판화사’를 저술한 홍선웅 화백의 작품 42점, 개화기에서부터 대한제국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1945년 이후 해방공간에서 제작된 판화 자료가 시대별, 매체별로 구분해 전시된 82점은 방대하면서 일목요연하다. 단순한 자료를 넘어 아카이브의 정수를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
 
창작적 측면으로 넘어가면 작품 ‘정방폭포’는 분단지역의 정치적 상황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시암리 초소’와 비교, 다소 아쉽다. 지난해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입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제주 4.3진혼가’ 역시 2013년 작품 '백령도-종이학' 등과 비교하면 ‘학과 포신의 이미지’ 중첩 등 상단부 구성에서는 보는 마음이 불편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작품 활동이라 그럴까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오히려 27일까지 이어지는 전시 속에서 오는 9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홍선웅 화백의 ‘한국근대판화 특강’ 등을 통해 미술교육 현장에서도 독특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경험이 지역 미술계에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극장용 로봇 애니메이션 거신대전 캐릭터 이미지. (사진제공=(주)그리메)]

이런 기회가 예술공간 이아와 지역 캐릭터, 애니메이션 기업, 블록체인 유관 협단체의 연결 또 제주도립미술관의 연계로까지 이어져 제주미술의 정체성(혹은 미술 아카이빙)에 관한 고민과 플랜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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