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라이엇게임즈-카카오게임즈, 직원들 위해 만화 수천권씩 보유

제 아무리 웹툰이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만화책을 읽는 맛은 따라올 수가 없다. 책장에 가득 한 만화책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즐거움. 종이의 냄새와 질감.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스토리와 그림들. 다 읽은 책들이 쌓일수록 밀려오는, 마치 공부를 한 것 같은 뿌듯함. 거기다 만화방의 비밀병기인 쥐포와 라면 조합이 더해지면, 12시간은 충분히 ‘순삭’ 가능하다.

국내 게임 회사들 중에는 그런 만화방을 사내에 운영하는 곳이 있다. 게임사마다 수천권의 만화책을 쌓아두고 언제라도 직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만화책은 2700권, 카카오게임즈는 1700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3200권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대여도 가능하다. 게임톡이 게임업계의 소문난 만화방을 찾았다.

최대 규모 도서관 엔씨소프트, 만화책도 ‘리니지’ 인기

게임업계 맏형격인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중 최대 규모의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에 위치한 엔씨라이브러리는 2005년 임직원들의 게임 개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관련 도서뿐만 아니라 여행, 인테리어, 취미 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복리후생 중 하나다.

엔씨라이브러리에는 총 4만 1천여종의 국내외 도서와 정기간행물, 멀티미디어가 구비돼 있다. 만화책, 당연히 있다.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엔씨소프트 도서관에 비치된 만화책은 약 2700권에 이른다. 최근 유행하는 웹툰의 단행본부터 무협, 판타지 등 다양하다. 만화책 대출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만화책 대출 규정에 따라, 한 번에 빌릴 때 최대 7권까지 3일간 빌릴 수 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가장 많이 빌려간 만화 1위는 ‘원피스’로 나타났다. 뒤이어 ‘킹덤’, ‘명탐정 코난’, ‘리니지’, ‘신과함께’ 등이 차지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 원작 만화가 꾸준히 직원들 대출 순위 5위 안에 꾸준히 들어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019년 1~2월 단 권 대출 기준 1위는 ‘열혈강호’, 2위가 ‘리니지’로 나타났다.

만화책에 무료 맥주까지 즐기는 카카오게임즈

지난해 판교 알파돔 시티로 자리를 옮긴 카카오게임즈도 사내 카페테리아에 만화책을 비치하기 시작했다. 한 두 권씩 구입하던 것이 점점 늘어나, 이제는 여러 개의 책장을 만화책으로 빽빽하게 채울 수 있는 상태가 됐다.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만화책은 약 1700여권이며,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 계속 구매를 늘려가고 있다. 책장에는 ‘원피스’ ‘나루토’ ‘열혈강호’ ‘용비불패’ ‘카이지’ ‘아키라’ ‘슬램덩크’ ‘베가본드’ ‘베르세르크’ 등 만화광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만화책들이 책장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모두 새롭게 구입한 책들이라 책의 상태가 매우 깨끗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강철의 연금술사 완전판’, ‘몬스터 특별판’ ‘엔젤전설 애장판’ 등 소장판으로 새롭게 출간된 책들도 여럿 눈에 들어왔다.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들은 사내에 비치된 만화책을 언제라도 볼 수 있으며, 주말에는 대여를 해 집으로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특히 주말 대여 서비스가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도라에몽’ 등 어린이를 위한 만화책들도 있어, 자녀를 위해 빌려가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참고로 카카오게임즈 카페테리아에는 무료 생맥주 기계가 설치돼 있어, 만화책을 보면서 맥주도 마실 수 있다.

만화책과 음악의 만남,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라운지

국내 최고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개발사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도 만화책들이 쌓여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직원들을 위한 휴식공간인 라운지를 운영한다. 라운지에는 카페테리아는 물론 다양한 도서와 보드게임, 음악 CD를 소장하고 있다.

도서 중에는 만화책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소장중인 만화책만 222개 타이틀 총 3200여권이다. 만화를 제외한 다른 도서는 1000여권이므로, 비치된 도서 대부분이 만화책이라 할 수 있다. ‘기생수’ ‘바람의검심’ ‘오늘부터 우리는’ ‘20세기 소년’ 등 인기 만화책들이 라운지 한곳을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라이엇 코리아는 다양한 음악 CD와 CD플레이어를 여러 대 보유하고 있어, 언제라도 본인이 음악을 들으면서 만화책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단, 만화책을 대출해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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