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 “자체제작 LCK, e스포츠 명품”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사무실 벽에 적혀 있는 '페이커'의 말. 사진=박명기]

라이엇게임즈는 2011년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12일부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한국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3월 3일 창간 7주년을 맞은 게임톡도 2011년 11월 사이트를 오픈했다. 4개월 만에 창간을 공표했다.

그 4개월간 한국 게임시장에서 롤은 말 그대로 천지개벽 ‘파천황(破天荒)’을 만들었다. 창간일을 지난 2주 무렵 3월 둘째 주 마침내 ‘리그오브레전드(롤, LOL)’가 온라인게임 1위에 등극했다. 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해낸 것.

2009년 10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롤은 10년째 여전히 글로벌 인기 최정상을 달리고 있다. 특히 e스포츠 대표 게임으로 ‘월드컵’을 비유한 ‘롤드컵’이라는 지구촌 빅 이벤트로 유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때 기껏 ‘전자경기’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e스포츠는 이제 당당히 프로스포츠 메인으로 당당히 진입하고 있다. ‘2018 롤드컵’ 결승전 순 시청자 수 9960만을 기록했다,

게임톡은 라이엇게임즈과 특별한 인연을 가져왔다. 우선 첫 오피스인 삼성동 사무실에서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 대표를 인터뷰(2012년 1월 30일자)를 했다. 또한 한국지사 총괄로 취임해 80일을 맞은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이사를 가로수길 인근 사무실에서 인터뷰(2014년 4월 8일)했다.

게임톡은 이번에는 창간 7주년을 맞아 새 사령탑 박준규 대표를 서울 삼성역 인근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취임 2개월, 자체 제작 LCK리그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게임톡 창간 무렵 당시에는 생소했던 AOS(MOBA)게임 장르라는 점이 돌풍을 일으켜 충격파를 던졌다. 특히 외산 게임으로 내로라하는 국산 게임들을 하나둘 제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또한 한국 온라인게임 순위에서 외산 게임이 1위에 오른 것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후 처음이었다.

박준규 대표는 올 1월부터 라이엇게임즈를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롤’도 큰 변화를 있었다.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경기 방송을 만드는 새 ‘파천황’이다. 그에게 처음 물어본 것도 역시 “취임 2개월간 느낀 것은 뭔가?”였다. 그리고 자체제작 LCK리그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연말연시, 설연휴, 미국출장 등 실제로 근무한 일수는 적었다. 원래 퍼블리싱을 맡아 30명을 이끌었는데 이제 120명의 수장이 되었다. 새삼 ‘롤’ 팬심을 알게 되었다. 운영에 ‘분노’하고 질타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올해 새 시즌으로 종로 롤파크에서 개막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는 초기에 팬들의 운영 미숙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그는 “이런 질타를 느끼며서 ‘롤은 살아 있구나’는 느꼈다. 더욱 신발끈을 맸다”며 본부장 시절보다 몇 배나 늘어난 책임감을 통감했다고 토로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대표적인 한국 캐릭터 아리. 사진=박명기]

구체적으로 이민호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방송총괄이 LCK 제작을 맡았다. 이 방송총괄은 라이엇게임즈로 오기 전 MBC 스포츠국에서 축구와 야구 등 주요 스포츠를 담당한 바 있다.

중계방송 플랫폼은 SBS 아프리카TV 채널, 네이버, 아프리카TV, 트위치, 페이스북 게이밍으로 확정됐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영어), 후야(중국어), OPENREC.tv(일본어), 서머너즈인(독일어), O’Gaming(프랑스어) 채널을 통해 다양한 언어로 시청이 가능하다.

종로 롤파크에서 열리는 LCK는 국내-해외에서 큰 관심 대상이다. 실제 경기장은 선수들의 표정이 보일 정도로 좌석을 가까이 배치했다. 좌석에는 관람용 모니터를 다수 배치해 경기장 어디에 있어도 현재 진행 중인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시설을 갖춘 롤파크 e스포츠 경기장.]

가령 LCK 개막식에서는 전 캐스터가 화면을 담을 수 있는 내부 카메라가 돌아가면서 촬영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또한 외벽은 매핑해서 영상으로 채웠다. 이 시설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LCK는 태생이 글로벌이다. 스토리와 이슈가 많다. 선수들을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많은 면에서 엄청 노력해야 한다. 방송제작은 그 시작이다. 팬들에게 라이엇게임즈가 눈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최고의 카메라 장비와 고성능 화질,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선보일 것 많다.”

■ “종로 롤파크 LCK 관람, 중국 관객 등 외국인이 3%...중년층도 있어”

운영하는 측면에서 초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LCK는 서서히 안정화되었다. 

그는 “‘입롤’(해설과 중계)으로 ‘어벤저스’라 불릴 톱 클래스 전용준 아나운서를 비롯 이현우 김동준  영입과 해외 팬을 위한 영문해설자도 제공한다. 오랫동안 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드라이프’ 홍민기, ‘캡틴잭’ 강형우 등 선수 출신 분석 데스크가 맹활약 중이다. 야구 프로그램이나 미식축구처럼 중간분석을 제공하는 등 시청자 분석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최첨단 롤파크는 외국 팬들에게 입소문이 퍼져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관객들이 점점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티켓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해외에서 직접 찾아오는 팬들이 약 3% 정도다. 그들은 매스컴을 통해 외국에 소개된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서울 중심부 종각역 인근이라니 더 쉽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입롤'의 슈퍼스타 전용준 아나운서(가운데)와 이현우 김동준]

롤파크에 대해 단순히 경기장만을 보러오는 것이 아니다. PC방과 커피숍을 찾아오는 한국 청중년층도 많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이 공간을 임대한 2029년까지 유지하는데 약 1000억 정도 투자를 할 생각이다. 단계적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한다.

박 대표는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게임을 좋아하는 분, 경기장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물론 누구나 즐기실 수 있도록 롤 파크의 각 공간을 고민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커피숍 입구를 차별화하는 등 관람하는 동선을 최적화하고, 가족 관객으로 연계시킬 생각이다. 현재 롤파크는 커피나 음료 등에다 경기 관람과 PC와 연계되어 남녀노소, 중년들도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러 오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 팬 아트 공모전, 코스프레 전시 등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플레이어 중심이 창업자 철학...항상 유저랑 소통하고 빠르게 대응한다”

역대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였다. 오진호 대표는 ‘롤’을 하루에 한 판씩 한다며 기자한테 “한국 유저와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승현 대표는 롤을 즐기면서 “30년 이상 즐기는 게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대표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LCK 첫날부터 커뮤니티들의 분노 또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리스트업을 하면서 하나하나 고쳤다. 이튿날부터 팬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 그렇구나, 창업자의 플레이어 중심 철학을 늘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 창업자인 마크 메릴 , 브랜든 벡이 강조한 것은 ‘소통’과 ‘스피드’였다. 한국에서도 문제가 있으면 대표보다 커뮤니티팀이 먼저 처리하고 '후보고'한다. 보고 과정보다 빠른 대처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 보수적인 금융권 젊은 e스포츠층 유혹 ‘스무살우리’ 브랜드 찰떡궁합

LCK의 올해 리그의 스폰서가 우리은행이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금융권이 e스포츠 스폰서를 선택한 의미에 대해 술렁거렸다. 그만큼 e스포츠의 위상이 급상승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와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어떤 효과를 기대했을까.

그는 “우리은행은 청년을 위한 통장 ‘스무살우리’ 등 새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e스포츠 핵심 유저인 스물 초반 유저들이 금융과 쉽게 친해지는 기회가 되어 서로 만족한다. 플레이어들도 스폰서십을 계기로 금융 분야에 어떻게 입문할지 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금융권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신사적이고 e스포츠에 대해 잘 알았다. 여러 면에서 생각이 오픈되어 있었다. 너무나 좋은 파트너였다. 오픈 개막식에 부행장님 직접 찾아와 감사했다.”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가 재정비되었다. 앞으로 라이엇게임즈와 협업은 어떻게 되나는 질문을 던졌다. 답은 짧지만 분명했다.

“협회는 팀들을 대변하는 조직이다. 게임사 의도와 별개로 필요성이 있어 생겨났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협회가 팀들의 이익을 대변해주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팀들도 실무적으로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협업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 “KPMG서 직장 시작, CJ ENM서 글로벌사업...어렸을 때부터 게임 좋아해”

독자를 위해 박 대표의 이력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KPMG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기업 인수의 어드바이저로 컨설팅일을 7년간 했다. 이후 CJ ENM에서 3년간 글로벌 사업팀에서 해외투자-합작 등을 일했다. 이후  LoL 같은 경우 한국 서비스 시작 전인 2010년부터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이렇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퍼블리싱 본부장을 맡았고, 이제 한국 대표까지 맡게 되었다(웃음).”

그는 어렸을 때문에 게임을 좋아했다. 회사원을 하면서도 점심 시간이면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 특히 콘솔 게임은 유명한 타이틀은 죄다 다 해본 헤비유저였다.     

“최근에는 ‘오버워치’를 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한국 유저들이 너무 잘한다. 힘들었다. 미국에서 학창시절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즐겼는데 한국으로 넘어오는 순간 모멸감을 느낄 정도였다.”

박준규 대표는 이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로 LCK리그의 방송과 팬 관리, 글로벌 대회를 총괄한다. 무엇보다 “유저 중심” 설립자 철학을 실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LCK리그는 단순히 한국의 리그가 아니다. 지구촌을 대표하는 글로벌 최강 리그이자 e스포츠 문화의 중심 리그다. 저는 롤 파크에서 플레이어를 위해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실천하겠다. 라이엇게임즈는 가능하는 회사다. 또한 이에 대해 생각을 누구와도 할 수 있는 조직이라서 좋다”고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모든 일에 자율권을 갖고, 평등하다. 상사는 실무자가 능력을 200% 발휘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그는 “고객층이 젊다 보니 빨리 변화하는 트렌드를 캐치하고 소통하는 것을 소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기자가 게임톡 창간 7주년을 축하해달라 요청했다. 그리고 게임톡에 바라는 점을 듣고 싶었다.

박준규 대표는 “‘유저 중심’ LoL e스포츠가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놀이문화이자 스포츠로 자리잡게 하는 게 내 작은 꿈이다.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7년을 온 게임톡의 생일 축하한다. 라이엇게임즈는 항상 플레이어를 의견을 잘 듣고 피드백을 한다. 게임 전문미디어의 역할도 엄청나게 크다. 큰 애정을 주셔서 힘이 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다트머스 대학교 영문학 학사
Dartmouth College, B.A. in English Literature
2004년 KPMG Advisory
2011년 CJ E&M 글로벌사업팀
2014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전략팀
2015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퍼블리싱 총괄
2019년 1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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