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경쟁, 작가의 산책길-서귀포관광극장 통해 ‘서귀포의 꿈’ 확인

[시공원 활성화는 '작가의 산책길' 활성화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사진=이재정]

함박눈을 맞으며 시작한 ‘서귀포의 꿈’,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주민협의회 사무실을 처음 방문한 지난 1월, 유난히 따뜻한 날이었다.  

그때 필자를 사로잡은 화두는 딱 하나, 서귀포관광극장-이중섭거리-서귀진성 등 시민의 기억을 잉태한 ‘지역 공간’은 시민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이를 확인하고 싶었다.

2018년 사업 결산을 앞둔 지금 필자의 책상 위에는 서귀포관광극장을 빛냈던 70여 회의 공연 기록들, 무더운 여름 진행했던 지역 어린이 예술놀이터 ‘우물 밖 학교’의 흔적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쉬지 않고 진행됐던 동네 콘테스트 ‘나도 카수다’에 관한 보고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서귀포관광극장의 왠만한 공연에는 늘 만석이다. 사진=이재정]

질문의 시작은 역시 프로그램 주체인 ‘지역주민협의회’ 탄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역주민협의회는 2015년 ‘서귀포시 원도심 활성화와 작가의 산책길 활성화’를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김용범 위원의 조례 발의가 계기가 되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3명의 사무국 직원과 13명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작가의 산책길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위탁사업의 범위는 서귀포관광극장을 포함한 이중섭 거리, 서귀포관광극장, 문화예술디자인 시장을 포함 ‘작가의 산책길’ 4.9km이다.

시민을 매개물로 활용하고 공연보다는 미술과 먼저 소통했던 사업의 첫 단추를 생각하면 체험과 교육, 전시와 해설 등이 어쩌면 해답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역 어린들의 예술놀이터 서귀포관광극장 공연. 사진=이재정]

어쨌든 확실한 건 민간 운영 위탁체인 지역주민협의회가 행정으로부터 운영의 독립성 혹은 협의과정의 자율성을 상당히 보장받고 활동했다는 점이다. 이는 임직원을 포함한 이사회의 업무 효율성, 소통의 집적도를 상당히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물론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회 해설사, 디자인 시장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서귀포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둘러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서귀포다움의 실현 역시 여전히 넘어서야 할 숙제다. 지역 행정이 원도심 재생의 시대를 선언하는 내년에는 이들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정체된 방문객의 정량적 태도, 미술관과 연계된 프로그램의 빈약, 마켓 운영 프로그램의 전문화 등은 각종 조사 수치를 통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 등 새로운 문화 공간과 이주민의 유입 역시 거리 활성화의 주된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 청소년들의 예술놀이터 서귀포관광극장. 사진=이재정]

오히려 지역 어린이 예술놀이터 ‘우물 밖 학교’ 프로그램은 ‘지역 아이들의 교육적 환경’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측면에서 지역주민협의회의 긍정적 역할의 주역이 되었다. 조례 제정뿐 아니라 지역 중간조직으로서의 지역주민협의회의 존재감을 잘 증명했다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나아가 미래 10년에도 ‘문화예술’은 원도심 활성화, 문화도시 서귀포의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다. 서귀포다움의 발견, 이중섭의 대안 찾기 등도 그 연장선에 서 있다.  

제법 오래 전 시작된 2007년 아트 인 시티, 2008년 서귀포예술벼룩시장 등을 봐도, 2012년부터 시작한 마을미술프로젝트, 예술의 섬 프로젝트 등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공공 사업은 여전히 예술, 문화 등을 안고 진행될 것이다. 결국 ‘예술가의 개입’을 통한 주민 참여의 효율적 매칭이 효율적이었을까? 답은 여전히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가능성은 확인했다. 

[문화예술디자인 시장의 활성화는 이중섭거리 활성화라는 과제를 남겼다. 사진=이재정]

다만 ‘창의적 활동’과 좀 더 ‘적극적인 주민참여’라는 측면에서 문화예술은 여전히 효율적인 모델임에 틀림없다. 부족한 인력과 예산 지원은 과제로 남겨져 있지만 지난 1년간 축적된 각종 조사 지표들을 살펴보면 제주시와 비교해도 가능성이 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예술놀이터 프로그램 ‘우물 밖 학교’에서 주역은 예술가들이고 이들의 다양한 활동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서귀진성 활성화는 이중섭거리의 영역 확대라는 측면과 디자인문화예술시장의 이전 활성화까지 두 마리 토끼몰이와 연관되어진다.

‘시민피디 프로그램’, ‘동네 콘테스트_나도 카수다’는 물론 지역 5개 공간을 통해 접근한 극장공연 사진의 전시, 출판 아카이빙전도 문화도시 서귀포의 외연 확대에 큰 도움이 되었다. 좀 더 예산과 인력 지원을 통한 노하우가 쌓여진다면 2019년 문화도시 서귀포 조성사업에 큰 축이 되어줄 전망이다.

[어린이 예술놀이터 프로그램 우물 밖 학교는 서귀진성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사진=이재정]

훌륭한 숲을 좋은 자원으로 보유한 문화도시 서귀포가 발리 등 신화를 보유한 도시와 연계된다든지, 오키나와 등과 연계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체험함으로써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인 다크투어리즘을 승화할 수 있다면, 또 그런 아시아 도시들과 문화연대가 가능해진다면 지속적인 문화도시 서귀포의 조성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난 11월 서귀포시에서 진행된 혁신가들의 포럼 ‘서귀포의 꿈’ 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증언에서도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제 영속성을 증명하는 시대다. 노루꼬리만큼 남은 세모다. 돌아보니 서귀포의 꿈은 토실토실 영글어가고 있다.

글쓴이=이재정 add61@naver.com    

**이번 이재정 문화칼럼은 '서귀포의 꿈'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위해 문화도시 서귀포의 한해를 사진으로 돌아본다.

[2018 시민피디 프로그램 진행 현장. 사진=이재정]
[구담갤러리를 통해 서울의 살롱문화를 벤치마킹하는 모습. 사진=이재정]
[작가의 산책길 해설사 보수교육. 사진=이재정]
[청소년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미래 서귀포의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사진=이재정]
[비축기지 방문을 통해 공간재생에 대해 벤치마킹했다. 사진=이재정]
[서귀포국제무용제. 사진=이재정]
[시민피디 프로그램은 이중섭거리 활성화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사진=이재정]
[어린이 예술놀이터 우물 밖 학교의 모습. 사진=이재정]
[우천중에도 가능한 서귀포관광극장 실내 공연의 모습. 사진=이재정]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역주민의 문화향유 만족도 측정하는 현장. 사진=이재정]

이재정은?

1964년생. 중앙대 졸. 미술세계, SK상사, 경향게임스, 마크앤리스팩트 등 20년차 직장인 졸업. 2012년 제주 이주 후 제주기획자로 '괜찮은삼춘네트워크'를 만들어 제주소비에 관한 프로젝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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