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HN 출신 모바일게임사 CEO ‘정욱-김태훈’ 수다토크

“벌써 창업 7~8개월, 모바일 게임의 유일한 전략은 스피드인 것 같다.”

두 사람은 이구동성이었다. 한게임 대표를 떠나 올해 초 창업하고 지난 18일 ‘프로야구마스터 2013’라는 게임을 출시한 정욱 넵튠 대표나 지난 5월 설립해 내년 상반기에 8개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웹젠모바일 김태훈 대표도.

김태훈 웹젠 모바일 대표와 정욱 넵튠 대표(오른쪽)
지난해 이 무렵 ‘룰 더 스카이’로 촉발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올해 들어 뜨겁게 타올랐다. 특히 지난 7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오픈 이후 ‘캔디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소위 국민게임이 등장, 모바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모바일 새판을 주도하고 있는 그룹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이 NHN 출신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애니팡), 이길형 링크투모로우 대표 (캔디팡) 등이 대표적이다. 소위 이 ‘NHN DNA’ 유전자로 같이 갖고, 올해 모바일게임을 시작하고, ‘호형호제’ 사이인 정욱-김태훈 대표. 그들이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수다토크를 나눴다.

■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완전히 다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다. 둘 다 카카오톡을 통해 ‘국민게임’으로 사랑을 받아 스마트폰 게임의 시장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넵튠의 '프로야구마스터 2013’
모두 온라인게임에서 출발해 모바일게임으로 진입한 두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욱 대표는 온라인게임 초창기를 회상했다. “2000년 초반 요즘처럼 창업 바람이 크게 불었다. NHN 내부에는 ‘6개월 후 어떻게 되나’ 갑론을박했다.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을 보면 6개월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욱 대표는 “온라인게임을 경험을 갖고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입했는데 게임성이나 기준 등이 ‘모바일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모바일게임 전략’은 무의미하다. 유일한 것은 ‘스피드’다. 트렌드가 바뀌기 전 실행력, 두 달 안에 승부를 내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태훈 대표도 동감을 표시했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 경험만으로는 힘들다. 다른 판이다. 생리적으로 짧다. 만약 롱런을 하려면 수없이 업데이트하는 ‘앵그리버드’처럼 업데이트 싸움인 것 같다. 업데이트에 관해서는 모바일은 온라인게임을 배울 점이 있다.”

■ 주기가 짧아도 짧은 모바일 게임 "쉽지 않다"
한게임 대표대행을 역임한 정욱 대표는 “온라인게임은 MMORPG는 3개월 업데이트한다. 1년에 기가 패치를 한다. 그런데 ‘룰 더 스카이’는 1달 만에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온라인게임에서 배워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정욱 대표는 현재 스마트게임 시장에 진입해 재바르게 살피고 있다. 지난 8월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최초 스마트폰용 정통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야구마스터 2013’을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초반부터 T스토어와 애플앱스토어 상위권에 진입해 상승 중이다.

웹젠 사업본부장을 거친 김 대표는 “모회사 웹젠이 보유한 인지도 높은 온라인게임 ‘뮤’ 같은 타이틀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IP를 발굴할 생각이다. 문제는 시간과 인력은 준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투자를 하는데 회수 기간은 짧다고 예상해 힘들다”고 토로했다.

웹젠모바일 신작 게임의 스크린샷
웹젠모바일은 엔씨소프트, NHN, 넥슨 등 온라인게임 인재와 EA와 게임로프트 등 모바일게임사 출신의 능력자(?)들로 세팅을 마쳤다. 웹젠의 인기게임 ‘뮤’에 바탕을 둔 ‘뮤더제네시스’ 내부 자체 게임 1호를 포함, 내년 상반기에 웹젠모바일의 이름으로 8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 “카카오톡, 라인 등 제2, 3 플랫폼 환영”
최근 카카오톡을 위시한 새 게임 플랫폼이 주목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누가 할 것도 없이 게임 공급 통로로 다변화하는 것에 대해 환영했다.

정욱 대표는 “컴투스와 게임빌이 1억 플랫폼 정책을 내세웠지만 사실 장벽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의 경우 어드벤티지 없이 출발점에서 같이 다 끌어안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카카오나 라인 등 제2,3의 대안이 더 나오면 좋겠다. 물론 플랫폼이 선택이 아니라 간택(?)이 되어 악한 존재가 되면 또 괴로워질 수도 있지만(웃음)”

이쯤에서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가 칭한 ‘NHN DNA’가 언급되었다. 정욱 대표는 “가령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애니팡’의 1000만 다운로드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해내는 것은 NHN 출신이 포진해서 가능하다. 처음 해본 것이 아니다. NHN 초기 수많은 사건 사고 경험 노하우가 세팅을 해냈다”라고 말했다.

김태훈 대표는 “궁극적으로 PC와 모바일이 구분없이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일반게이머와 PC와 모바일 구분이 의미 없다. 생태계가 네이버 이후 새롭게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NHN 출신은 더욱 주가가 높아질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넵튠이 27명, 웹젠모바일 25명 “꿈은 이미 거인”
정욱 대표는 평소 ‘태훈이’이라고 부른다. NHN에서 같이 근무했고 NHN게임즈가 분리되면서 김대표가 자회사로 떨어졌지만 월 1~2회 만나는 절친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서로 개발하고 회사 세팅으로 바빠서 직접 만나지 못했다.

“태훈이가 대표 턱하기를 기다렸는데 연락이 안 왔어요”라고 웃는 정욱 대표는 “넵튠이 27명, 웹젠모바일은 25명으로 다른 회사로 치면 팀급이나 실급이다. 요즘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를 통해 서로 하소연하고, 정보를 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라고 말했다.

김태훈 대표는 “이번에 인생 처음으로 대표를 맡았다. 많은 선배들이 있지만 기질적으로 통하는 정욱 대표의 ‘마음을 만져주는’ 멀티플라이어 리더십(Multiplier leadership)을 통해 생각을 다졌다”고 말했다. 멀티플라이어 리더십은 멤버의 잠재력과 역량을 끌어준다는 의미다.

사족 하나. 이름도 회사명도 중요하다. 웹젠모바일은 모기업 프리미어를 받는다. 넵튠은 해왕성이다. 이제는 제외된 명왕성 대신 태양계 마지막 별이다. 정욱 대표 가 창업을 하려고 사주 명리학 마니아인 아버지에게 자문을 했다. 아버지는 자신의 사부인 스승에게 데리고 가니 사주에 ‘물(水)’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정욱 대표는 궁리질해서 게임업계 대세인 ‘N’자를 넣고, 사전을 뒤져 로마의 해신인 ‘넵튠’(해왕성)을 찾아냈다. 이 이름 때문인지 주변에서 많은 성원해주고 순조로운 출발을 떼었다는 것.

끝으로 기자가 부탁한 뻔한 질문 하나. 모바일 게임 회사 창업을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당부메시지. 그들은 역시 “과감하게 하라. 1년 안에 게임을 만들어라” 이구동성 외쳤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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