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조용민 총괄PD, 남창기 콘텐츠파트장 인터뷰

[조용민 총괄PD(왼쪽)와 남창기 콘텐츠파트장(오른쪽)]

올 한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5일 두번째 대규모 업데이트 ‘각성: 숨겨진 힘’으로 또 한번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인 ‘각성’은 무기, 전투 스타일, 기타 장착품이 모두 한단계 진화하는 일종의 전직 시스템이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9개 클래스에 ‘각성’이 동시에 적용된다. 클래스별로 순차적으로 ‘각성’이 업데이트됐던 원작과는 다른 행보다. 이로 인해 ‘검은사막 모바일’은 전에 없었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업데이트를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안양시 펄어비스 사옥에서 조용민 총괄PD와 남창기 콘텐츠파트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각성’처럼 게임에 큰 변화가 찾아올 때 유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기존 아이템의 가치 하락이다. 보통 게임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고 나면 그동안 고생해서 마련한 아이템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기존에 유저들이 투자해온 아이템, 스킬북, 연금석의 가치를 최대한 인정하겠다는 것이 개발팀의 기조다.

‘각성’으로 클래스가 변화하면 사용하던 무기도 바뀌지만, 무기의 강화 수치는 이어진다. 예를 들어 장검과 방패를 쓰던 워리어는 대검을 쓰는 버서커로 바뀐다. 이와 함께 장검의 강화 수치는 대검에 그대로 옮겨져 적용된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투자한 스킬 경험치도 하나로 통합되어 전투력에 반영된다. 조용민 총괄PD는 “기존에 투자했던 것들의 가치는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팀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각성’ 시스템이 원작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작에서는 반강제로 ‘각성’을 선택해야 했다. 각성 후에 클래스 성능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탓이다. 이 때문에 활을 사용하는 원거리 클래스인 레인저 유저의 경우, 각성 후 근거리 클래스로 강제 변화한 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그러나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다르다. ‘각성’을 하지 않고 기존 직업을 고수해도 된다. ‘각성’ 대신 기존 직업을 그대로 업그레이드하는 ‘계승’ 시스템도 추가되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모바일’만의 오리지널 시스템으로 유저에게 한가지 선택지를 더 준 셈이다. 다만 ‘계승’은 내년 상반기께 업데이트된다.

남창기 파트장은 “원작에서는 원거리 클래스를 하고 싶어서 레인저를 선택했는데, 각성을 하고 나서 강제로 근거리 클래스를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기존 플레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계승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작의 ‘각성’을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한 조용민 총괄PD도 “레인저와 활을 좋아했던 유저들이 억지로 근접무기를 쓰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계승’은 ‘각성’과 동급의 시스템이다. ‘각성’을 선택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용민 총괄PD는 “일부 유저들은 각성과 계승의 밸런스를 걱정하실텐데, 최대한 (성능 차이가 없도록) 맞추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계승’을 원하는 유저는 ‘계승’이 업데이트될 때까지 손해를 보며 버틸 필요가 없다. 일단 이번에 업데이트되는 ‘각성’으로 플레이하다가, 나중에 ‘계승’이 나오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각성’과 ‘계승’을 오갈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될 예정이다. 조용민 총괄PD는 “계승이 나오기 전까지는 상시 변경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무기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꼭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작과 달리 한꺼번에 9개 클래스에 ‘각성’을 적용한 이유는 모든 유저들이 불편함 없이 콘텐츠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대신 ‘계승’의 적용은 불가피하게 뒤로 미뤄야 했다. 조용민 총괄PD는 “최선의 선택은 (9개 클래스에 각성과 계승을) 동시에 내는 것인데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한두 클래스에 각성과 계승을 동시 제공하는 것보다, 전체 클래스에 각성만 한번에 제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에서는 각성 시스템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제공했을 때 너무 오래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다”며 “기다리는 분들이 생기는 것은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지양하는 부분이다. 모든 분들이 게임에 질리지 않도록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검은사막 모바일’은 또 한번 원작과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조용민 총괄PD는 “유저들도 원작에 없는 콘텐츠를 기대하시는 것 같다”며 “이번 각성 업데이트나 바로 전에 추가한 월드경영도 원작과는 다르다. PC에서는 유저들이 하고 싶은 것만 하루종일 할 수 있게 했다면, 모바일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하루에 2~3번 짧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내년 안에 오리지널 콘텐츠 한두 개를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도 그 성공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그래서 플랫폼 확장이나 그래픽 리마스터에 대한 욕심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팀 여건상 서비스 안정화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조용민 총괄PD는 “1년 가까이 우리 게임을 즐겨주신 유저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유저들에게 오랫동안 추억에 남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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