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술계 잔다르크’ 최정주 신임 제주도립미술관장 기자 첫 인터뷰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 신임 관장. 사진=이재정]

[인터뷰] ‘제주 미술계 잔다르크’ 최정주 신임 제주도립미술관장 기자 첫 인터뷰

“2019 제주비엔날레 개최, 제주도 지사의 인력 지원 절실하다.”

지난 15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제주도내 문화부 기자들과의 첫 인터뷰가 있었다.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쏟아낸 최정주(49) 제주도립미술관장의 작설은 논리 정연했다. 시선은 제주도정의 문화예술 섬 실현 의지로 쏠렸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여타 도립미술관의 절반에 이르는 학예연구 인력으로 운영 중이다. 도정의 문화예술 섬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바로미터가 바로 인력이다. 전임 미술관장이 비엔날레 플랫폼보다 부족한 학예연구 인력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면 좀 더 쉬웠을까? 

최 관장은 “기본업무조차 불가능한 비현실적 구조에서 치러진 ‘2019 제주비엔날레’는 첩첩산중이다. 개최 여부 떠나 동시대 미술 발전 동참과 대형 공공미술관 위상을 위해 제주도지사의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제주도립미술관 소장전 전시 사진. 사진=이재정]

그렇다면 학예연구 인력의 보강을 위해 강력한 현직 국장급 행정-관리 인력의 파견은 어떨까? 특히 16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삭감된 예산은 관례상 관장의 부재라고만 보기엔 힘들다. 블록체인도 그렇고 과거 각종 대형 국제행사에 영향력 있는 고위직 행정관이 파견된 사례들은 많았다.

그는 “현재 제주도립미술관은 타 도시나 시의 공립미술관의 인력 구성에 비하면 최하위에 가깝다. 인력 수의 부족함은 시민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공립미술관으로서 에듀케이터 약화를 가져온다. 비엔날레를 지원해 줄 미술관 서포터스 양성 측면에서도 불리하다”고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실제 공립미술관 혹은 지역 관람자나 작가들을 견인하기 위한 큐레이팅 능력, 소장품을 관리하는 레지스트라, 규모에 맞는 홍보 전담직원까지 월드 클래스 행사를 꼴찌팀원만으로 치를 수는 없다. 모두 신임 관장의 경력에 어울리는 지적들이고 단장 혹은 구단주(오너)의 의지만 남았다.

‘카드돌려막기’ 식이라는 표현처럼 기획, 홍보, 교육에 대한 학예사 운영 시스템은 지난 3년으로 끝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인력 보강 문제 등을 비롯한 기본 틀 확보에 소홀했던 과오를 두 번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주 문화계의 한목소리다. 그런 면에서 신임 감독의 선임은 성공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 신임 관장(좌측 첫 번째). 사진=이재정]

신임 관장이 정해지기 전 내년도 사업 계획이 정해진 점은 걸림돌이다.

최정주 관장은 “관장직 공석이었던 제주도립미술관은 애초 내년 비엔날레 예산으로 첫해와 같은 16억 원을 신청했고 행정은 전액 삭감했다. 대신 2회 행사 준비 명목으로 4억 원이 새로 반영됐다. 또한 내년은 미술관 개관 10주년이라 지역 미술인들의 관심과 기대가 클 터인데 추경에서 예산 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평년과 별반 다를게 없는 운영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이한 행정으로 신임관장의 발걸음을 시작부터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이 때문에 상황을 타개할 백기사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당연히 문화예술 섬의 구단주(오너)인 도지사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산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한 번의 자문회의와 또 한 번의 워크숍으로 두 번째 비엔날레를 결정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 때문에 “주제에 어울리는 예술 감독과 그를 서포터할 큐레이터의 확보없이는 거르고 가겠다”는 신임 관장의 뱃심이 눈에 띈다.

현재 개최 시기, 운영 주체와 조직 구성, 정체성화과 차별화 등 극적인 반전 없이 2019년 제주 비엔날레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차라리 늦어진 김에 쉬어가는 것도 전략적이다. 하지만 최 과장은 외유내강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문화계에서는 다른 우려와 기대가 나왔다. “미술관 내부나 하부에 조직을 가져가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노하우 축적도 좋지만 내부에서조차 수습하지 못하면 표류의 가능성은 더 커진 사례들이 있다. 제주미술제나 아트제주, 제주국제아트페어 등과의 연대 같은 좋은 방안도 있다”는 의견이 전달되었다.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 신임 관장. 사진=이재정]

최정주 신임관장은 ‘제주비엔날레’에 대해 도의 지원과 공론화 절차가 빨리 결정되면 내년 1~2월 가동을 약속했다. 이 때문에 안정성 담보 없이 어렵게 만들어진 국제미술행사라는 관념적 사고를 떨칠 수 있다면 반등도 기대된다.

반등의 시작은 연대다. 연대의 주체는 구단주(도지사)와 선수(지역 미술인), 관객(도민)들 모두이다. 연대를 통해 제주 미술인, 전문 인력들의 양성 및 성장 지원-제주미술사 조명-작지만 알찬 국제전 혹은 흐름에 맞는 주제전 등으로 새 제주미술 판을 바꾸는 것도 대안이다. 

**이재정의 작설은 이재정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는 '작정하고 하는'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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