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기 디렉터 “여태까지 없던 게임, 남성들 수렵 로망 채워주겠다”

‘드래곤하운드’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쇼 ‘지스타 2018’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임 중 하나였다. 모바일게임이 범람하던 지스타에서 몇 안되는 PC 게임인 ‘드래곤하운드’는 데브캣스튜디오가 언리얼엔진4 기반으로 개발중인 수렵액션 RPG다. 말을 타고 넓은 사냥터를 질주하고, 모니터를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한 용을 사냥하는 등 PC 게임의 스케일을 십분 활용한 이 게임은 많은 PC 게이머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현장에서 ‘드래곤하운드’를 체험한 관람객들 중에는 캡콤의 ‘몬스터헌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2004년부터 시리즈를 이어 오며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수렵액션게임의 최고봉이다. ‘드래곤하운드’가 수렵액션 장르를 택한 이상 ‘몬스터헌터’와의 비교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드래곤하운드’ 개발을 맡은 이현기 데브캣스튜디오 디렉터는 “우리 게임은 인지도도 없는데 몬스터헌터와 비교해주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거대 몬스터와 싸우는 게임이 드물어서 비교를 당하는데, 그런 식으로라도 기억에 남는다면 고마울 뿐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디렉터는 ‘드래곤하운드’를 ‘몬스터헌터: 월드오브탱크’라고 표현했다. ‘몬스터헌터’의 최신작인 ‘몬스터헌터: 월드’와 탱크를 타고 싸우는 슈팅게임 ‘월드오브탱크’를 합친 말이다. 몬스터를 사냥한다는 점에서는 ‘몬스터헌터’와 통하지만, 탈것을 탄 채로 싸우는 모습은 ‘월드오브탱크’와 닮았다. 그의 기막힌 비유에 기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 디렉터는 ‘몬스터헌터’와 ‘드래곤하운드’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스케일을 꼽았다. ‘몬스터헌터’는 굉장히 협소한 공간에서 몬스터와 몸을 부대끼며 싸우는 게임이다. 반면 ‘드래곤하운드’는 굉장히 넓은 공간에서 말을 타고 달리며 싸우며, 몬스터의 크기도 훨씬 크다. 제일 큰 몬스터의 경우 중검을 휘둘러봤자 발가락을 공격하는 것에 그칠 정도다. 그는 “직접 플레이해보면 여태까지 없던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실 ‘드래곤하운드’가 아직 ‘프로젝트DH’였을 때는 PC 게임이 아닌 모바일게임이었다. 이 디렉터에 따르면 초기 버전은 화살을 쏴서 몬스터를 잡는, 비교적 템포가 느린 횡스크롤 액션게임이었다. 그런데 용을 제대로 표현하려니 3D로 만들어야 했고, 3D로 만들다보니 언리얼엔진4를 채택하게 됐다. 또 언리얼엔진4를 쓰다보니 디테일 표현에 욕심이 생겼다. 결국은 모바일과 PC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했다.

지스타에서 공개된 ‘드래곤하운드’ 시연 버전의 플레이타임은 3분 남짓이다. 게임쇼 시연 특성상 많은 부분을 생략해서 선보였다. 시연 버전에서는 단순히 몬스터를 발견하고 조준하고 무기를 발사하는 방식이지만, 본 게임에서는 말뚝을 설치해서 몬스터의 발을 묶는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이 존재한다. 또 몬스터가 시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어, 어느 부위에 피해를 입느냐에 따라 몬스터의 행동이 달라지기도 한다.

‘드래곤하운드’ 전투는 몬스터의 피부를 공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떤 무기를 쓰는지에 따라 피부를 찢을 수도 있고 깰 수도 있다. 이렇게 피부에 손상을 입힌 후 드러난 장기에 피해를 주는 것이 본 공략이다. 아쉽게도 이번 지스타 시연 버전에는 장기와 관련된 내용은 일체 들어가 있지 않다.

물론 스펙을 올려서 힘으로 몬스터를 찍어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몬스터를 한번 쓰러트렸다고 끝이 아니다. 나중에는 특정 부위를 가져오라는 추가 미션이 등장한다. 이 특정 부위를 실수로 부숴버리면 미션 실패다. 예를 들어 폐를 가져오라는 미션을 받았다면 폐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심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처럼 같은 몬스터를 반복해서 잡아야 할 때도 조금씩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반적인 RPG와는 달리, ‘드래곤하운드’에는 직업이라는 개념이 없다. 출신지에 따라 스킬이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무기를 제약 없이 쓸 수 있다. 대신 캐릭터를 여러 개 키워서 다양한 무기를 쥐어주면 된다. 이 중 하나의 캐릭터를 직접 플레이하고, 남는 캐릭터는 반복미션에 보내서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다.

이 디렉터는 ‘드래곤하운드’로 남성 유저들의 로망을 채워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많은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게임은 나와 맞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남성이라면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로망을 공략하기로 했다. 원시 시대에 말타고 수렵하는 것 말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접근하다보니 지금의 드래곤하운드가 됐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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