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즈-즈룽게임 등 중국 게임사 한국 게임시장 진출 이어져

중국 정부의 신규 게임 승인 중단으로 인해 현지 게임사들의 한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 판호 신청조차 하지 않고, 한국이나 일본 등에 먼저 서비스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국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한국 게임뿐 아니라 자국 게임에까지 판호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8월 정부가 아동과 청소년의 시력 보호를 이유로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 제한과 신규 온라인게임 총량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자국 게임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발동한 것이다.

다급해진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해외 게임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중국의 넷이즈게임즈, 즈룽게임 등 다수의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게임을 선보이는 중이다. 넷이즈게임즈는 직접 개발한 모바일 MOBA 게임 ‘결전! 헤이안쿄’를 국내에 직접 서비스할 계획이다. 현재 사전예약자는 30만 명을 돌파했다.

텐센트와 함께 중국 대형 게임사로 꼽히는 넷이즈는 그 동안 한국 퍼블리셔를 통해 ‘음양사’ ‘이터널시티’ 등 다양한 게임들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번에는 넷이즈가 처음으로 한국 직접 서비스에 나선다는 점이 다르다. 넷이즈는 ‘결전! 헤이안쿄’이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다른 게임들도 한국에 직접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 중국 게임사 관계자는 “넷이즈가 직접 한국 서비스에 나선다는 점은 상당히 의외의 일”이라며 “규모가 큰 회사인 만큼 향후 한국에서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즈룽게임도 이달 들어 한국지사 지엘게임즈를 설립하고 모바일게임 ‘봉인: 달기의 음모’를 한국에 선보였다. 즈룽게임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에서 히트한 모바일게임 ‘바람의 대륙’, ‘랑그릿사M’, ‘봉인: 달기의 음모’ 등이 대표작이다. 역시 국내 상황을 지켜본 뒤 다른 게임들도 서비스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는 중국에서 개발되거나 퍼블리싱을 하는 게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삼국지M’을 비롯해 ‘왕이되는자’ ‘로드모바일’ ‘마피아시티’ ‘신명’ ‘풍신’ ‘제5인격’ ‘붕괴3rd’ ‘소녀전선’ 등이다. 이중 몇몇 게임은 매출 TOP10 안에 들 정도로 상당한 매출을 기록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중국 게임은 계속 밀려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임사들의 활로가 자국 내에서 막혔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중소 게임사나 스타트업의 경우, 본토에서 게임이 나오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긴다”며 “결국 대만,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게임사들이 자국 내 판호 신청조차 포기하고 해외 서비스부터 준비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투자를 받아 게임을 완성했는데, 정작 중국 시장에 게임을 내지 못하니 어떻게든 해외로 먼저 나가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내 시장이 워낙 커 게임사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텐센트나 넷이즈 정도의 자금력이 되는 회사는 버틸 수 있지만, 작은 회사들은 그럴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일부 업체들은 한국 지사나 퍼블리셔 없이 급박하게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잡음을 내는 경우도 생긴다. 보통 한국어가 가능한 중국 직원들을 두고, 현지에서 온라인을 통해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고객 대응을 한다. 이때 환불이나 보상 문제 등을 두고 한국 유저와 갈등을 빚거나, 이른바 ‘먹튀 운영’으로 유저들을 허탈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왕이되는자’의 경우 게임에 등장하지도 않는 선정적인 내용을 광고로 제작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신규 게임 승인 중단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당초 중국 게임업체들은 연내 정부의 신규 판호 규제가 풀릴 것으로 내심 기대했으나, 연말이 가까워져도 규제가 풀릴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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