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게이머 출신 개발자, 경쟁사 게임 플레이하다 계정 정지

EA 다이스(DICE)의 FPS 게임 ‘배틀필드5’ 개발자가 트레이아크의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를 플레이하다가 계정 정지를 당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배틀필드5’의 핵심 게임플레이 디자이너인 플로리안 르 비앙은 23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블랙옵스4’에서 자신의 계정이 로그인을 거부당한 스크린샷을 게시하고 “밴(정지)을 당했다”고 밝혔다. 정지를 당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통상적으로 ‘블랙옵스4’와 같은 온라인 FPS게임에서는 에임핵과 같은 비인가 프로그램(핵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계정 정지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그 증거로 자산의 최근 플레이 영상을 제시하고 트레이아크에게 “계정 정지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영상에는 그가 핵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한 실력으로 수많은 적들을 쓰러트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배틀필드5’ 개발자로 합류하기 전 프나틱 소속의 ‘배틀필드4’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다. 우승 경력만 40회에 달하는 FPS게임 실력자다.

플로리안은 핵 유저로 오해받은 이유에 대해 “내 추측으로는 헤드샷 비율, 분당 킬수, 헤드샷 시퀀스 등 여러가지 의심스러운 요소들로 인해 (다른 유저들의) 신고가 쌓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24일 플로리앙은 계정 정지가 풀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나는 이제 자유다. 다시 게임을 할 수 있다”며 “트레이아크에 감사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한편 트레이아크는 플로리안의 계정을 정지시킨 이유와 풀어준 이유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게임을 너무 잘해 핵 유저로 오해받고 게임에서 추방당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랙옵스4’의 경쟁작이자 플로리앙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배틀필드’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다이스는 ‘배틀필드3’부터 실시간 핵 탐지 시스템인 ‘페어파이트’를 채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유저의 파일을 직접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에 수상한 플레이가 감지되면 전체 유저들의 평균값과 비교해 부정 행위를 식별한다.

이 때문에 ‘배틀필드1’이 출시됐을 당시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페어파이트 때문에 계정이 정지됐다”는 항의가 쏟아졌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배틀필드1을 너무 잘하면 추방된다”는 자조섞인 농담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페어파이트’를 제공하는 보안업체 게임블록스는 “페어파이트에 대한 불만을 검토한 결과, 사실상 문제를 제기한 모든 유저들이 실제로 부정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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