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배재민 선수 페이스북 통해 “폐업하면 찾아가란 말 어겼다” 항의

한국 ‘철권’의 성지 그린게임랜드가 문을 닫으면서 전시된 선수들의 트로피를 임의로 폐기 처분한 것을 두고 ‘철권’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윤경식 그린게임랜드 사장은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로 갔으면 하는 생각에 (트로피들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최근 한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트로피를 왜 부쉈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별로 찾아줄 수도 있었지만 좀 더 넓게 생각했다”며 “우리(그린게임랜드)가 끝나는 것과 함께 끝나고,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좀 더 미래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 커서 정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저들을 무시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트로피를 갖다놓은 당사자들이 욕을 하면 내가 욕을 먹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게임랜드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20년 넘게 운영된 오락실이다. 특히 대전액션게임 ‘철권’의 성지로 유명하다. 환타지아 등 다른 아케이드 센터들이 문을 닫으면서 ‘철권’ 아케이드 유저들이 이 곳으로 몰렸고, 이 사이에서 많은 ‘철권’ 프로게이머들이 배출됐다. 그러나 오락실을 운영해오던 윤 사장이 더 이상 영업이 어렵다고 판단, 지난 10월 9일 폐업했다.

한국 아케이드 ‘철권’의 역사와 함께 해온 그림게임랜드의 폐업 소식에 많은 ‘철권’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폐업 과정에서 센터 한켠에 전시됐던 선수들의 트로피들이 폐자재들과 함께 처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이 중에는 ‘무릎’ 배재민 선수의 트로피가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폐업 당시 그는 해외 일정으로 인해 그린게임랜드를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부는 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회수해 그에게 돌려줬으나, 대부분은 원상복구가 어려울 정도로 조각조각 부숴져 폐기됐다. 이에 배재민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린게임랜드에게 트로피를 기증한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센터 주인 아주머니가 무릎에게는 트로피가 많아서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다고 했다는데,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야 했다. 살면서 이렇게 감정이 왔다갔다 한 적이 없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내 노력의 결실이 한순간에 다 부서져 쓰레기처럼 마대자루에 버려져 있을 줄은 몰랐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나중에 그린게임랜드가 문을 닫으면 트로피를 찾아가라고 하지 않았냐”며 “나는 (트로피를) 기증한 게 아니다. 그린게임랜드를 더욱 철권의 성지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멀쩡한 트로피가 4개에 불과하다며 “과거를 잊고 새출발하라고 부쉈다는 말을 납득하라는 건가. 난 배신을 참 많이 당했다”고 밝혔다. 배재민의 토로에 그의 페이스북에는 그를 위로하는 댓글이 수십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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