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운 ‘와우’ 애드온 개발자에도 온정의 손길 이어져

병원에 갈 돈이 없어 고통을 참던 게임 스트리머가 팬들의 모금으로 목숨을 건졌다.

27일(현지시각) 북미게임웹진 폴리곤은 트위치에서 활동중인 7년차 게임 스트리머 마크 라로씨(46)가 팬들이 마련해준 병원비로 건강을 회복한 미담을 전했다.

어느날 라로씨는 방송 중에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복통을 느꼈다. 채팅을 하던 팬들은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고액의 의료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증상이 점차 악화되는 것을 알면서도 최소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무료 클리닉에 가겠다며 버텼다.

이 모습을 본 그의 오랜 팬들은 병원비 전부를 대신 부담하겠다며 응급실로 가라고 재촉했다. 결국 라로씨는 방송을 끄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 후 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 의사는 신장 감염, 포도상구균 감염, 폐렴을 발견했지만 당장 복통을 멎게 하지는 못했다. 라로씨의 체중은 일주일만에 10파운드(4.5kg) 빠졌고,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동안 팬들은 라로씨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개설하고 “당신이 게이머라면 게이머를 도와야 한다(If you are a gamer, help a gamer)”는 메시지를 남겼다. 누군가가 1000달러를 쾌척했고, 뒤이어 다른 사람이 300달러를 기부했다. 13일간 2323달러가 모였다. 라로씨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처음 봤을 때 1600달러가 들어와 있었다”며 “어떻게 감사를 다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은 내가 자신들을 이전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란다”며 “나 또한 지금까지 해온 방송을 계속 하는 것으로 은혜를 갚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한 애드온(외부 도우미 프로그램) 제작자도 팬들의 도움으로 생활고에서 벗어났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역사상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드온으로 꼽히는 ‘DBM’을 혼자서 개발 및 보수중인 애덤은 최근 커뮤니티를 통해 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DBM’을 계속 만들려면 꾸준히 게임을 해야 하는데, 새 컴퓨터를 살 돈이 없는데다가 건강도 안좋아졌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애드온 만드는데 모든 시간을 쏟지만 매달 1300~1450달러만 벌고 있다”며 “또한 어머니도 간병해야 하고, 치아의 농양이 다른 2개의 치아로 전이되어 턱까지 퍼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가 솔직하게 자신의 형편을 밝히자 팬들은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500명에 불과하던 후원자는 3445명까지 뛰었다. 그 중에는 한국 유저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블리자드와 MSI도 그에게 최신 컴퓨터를 선물로 보냈다.

애덤은 “나는 글을 쓴 후 후원자가 줄면 줄었지 늘어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여러분의 후원 덕에 나와 어머니를 짓누르던 부담감을 벗을 수 있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끝나는 날까지 최고의 DBM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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