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복싱게임 ‘복싱스타’ 개발한 4:33 챔피언 스튜디오 인터뷰

[최기훈 PD, 임현우 AD, 박준영 리드프로그래머(왼쪽부터)]

네시삼십삼분이 자체 개발한 ‘복싱스타’는 해외에서 먼저 반응을 불러모은 복싱게임이다. ‘펀치히어로’와 ‘챔피언’ 개발진이 만든 이 게임은 지난 7월 세계 140여개국에 출시되어 95개 국가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심지어 복싱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인기 순위 5위를 기록했다. 복잡한 조작법 없이 누구나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서비스로 가능성을 확인한 네시삼십삼분은 9월 29일 ‘복싱스타’의 한국 서비스에 돌입한다. 출시를 앞두고 서울 강남구 네시삼십삼분 사옥에서 챔피언 스튜디오 최기훈 PD, 임현우 AD, 박준영 리드프로그래머를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복싱스타’는 ‘펀치히어로’와 ‘챔피언’을 잇는 캐주얼 복싱게임이다. 잽(좌우 여백 터치), 훅(옆으로슬라이드), 어퍼컷(아래에서 위로 슬라이드) 등의 기술을 간단한 제스처로 사용할 수 있다. 공격 방향과 회피 방향은 좌, 우 2가지 뿐이라 익히기도 쉽다. 여기에 카툰 스타일의 캐주얼 그래픽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개발진 중에는 ‘펀치히어로’ 때부터 손발을 맞춘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복싱스타’에서는 ‘펀치히어로’와 ‘챔피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대신 그래픽과 인공지능(AI)은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됐다.

최기훈 PD는 “(개발진 이력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표절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아봤다”고 웃었다. 그는 ‘복싱스타’는 ‘펀치히어로’와 ‘챔피언’의 장점을 합친 게임이라고 했다. ‘펀치히어로’가 싱글플레이에 중점을 뒀고, ‘챔피언’은 비동기식 PvP 콘텐츠에 중점을 뒀다. 반면 ‘복싱스타’는 싱글플레이와 비동기식 PvP 콘텐츠 모두에 충실한 게임이다. 그는 “비동기 대전에 서툰 유저도 싱글플레이를 통해 복싱스타로 거듭날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저와 직접 실시간 대전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대전하는 방식이지만, AI의 패턴을 다양화해 지루하지 않다.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유저간의 대결로 착각할 정도다. 박준영 리드프로그래머는 “이전 작품에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AI의 패턴이 지나치게 단순했다는 것”이라며 “복싱스타 AI는 유저의 최근 게임플레이 전적을 학습해서 이를 패턴화시킨다. 유저들의 플레이가 많이 반영될 수 있게끔 구성했다”고 말했다.

박준영 리드프로그래머는 “잘만든 AI는 어려운 AI가 아니라 재미있는 AI’라고 거듭 강조했다. AI라면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복싱스타’ AI는 가끔 실수하기도 한다. 유저들이 재미있어만할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그는 “실수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이를 통해 재미있는 장면이 발생한다”며 “일부러 실수하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목각인형같았던 아트는 ‘복싱스타’로 오면서 더 정교해졌다. 연출 또한 멋있어졌다. 임현우 AD는 “개그 끝판왕과 멋의 끝판왕을 합치려고 노력했다”며 “글로벌 유저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맥락까지 신경썼다”고 말했다. 가령 헤어스타일의 경우 현대적인 스타일은 물론이고 90년대 유행했던 모습까지 구현했다. 국가마다 복싱의 전성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에는 한국 유저들도 글로벌 유저들과 맞붙게 된다. 이 때문에 비동기식 대전을 고수하게 됐다. 실시간 대전에 대한 니즈도 많지만, 글로벌 전반에 걸쳐 고른 액션 속도를 제공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기훈 PD는 “그렇다고 해서 실시간 대전을 포기하는 건 아니고, 다른 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라며 “1대1 대전이 될지, 유저 협동모드가 될지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경쟁을 좋아하는 한국 유저들을 위해 한국 출시와 맞물려 ‘라이벌 대전’이라는 콘텐츠를 추가했다. 기존의 ‘리그 모드’는 무작위 유저를 매칭해주는 방식이었지만, ‘라이벌 대전’은 자신과 등급이 비슷한 유저들을 보여주고 이들과 대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만일 대전에서 승리하면 상대의 점수는 하락하고 자신의 점수는 상승하기 때문에 등수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개발진은 ‘복싱스타’가 접근성이 높은 캐주얼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복싱이라는 스포츠가 메이저 스포츠가 아니다보니 캐주얼로 접근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복싱게임이 아니라 대전액션게임으로 봐줬으면 하는 희망도 있다. 궁극기(메가펀치)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준영 리드프로그래머는 “현실 복싱이었라면 공격 타이밍, 타격위치 등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복싱스타에서는 터치액션으로 쉽게 스킬을 쓸 수 있고, 선택지가 단순해 고민의 폭이 좁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을 파면 팔수록 마냥 쉽지만은 않다. 이른바 ‘이지 투 플레이, 하드 투 마스터’다. 유저가 성장할수록 공격 동작은 늘어나고, 이 스킬을 조합해 연계동작이 만들어진다. 기어 장비 조합에도 시너지가 생기고, 4종류의 ‘자세’도 추가된다. 게다가 상대방도 속임수 동작을 쓰기 시작한다.

최기훈 PD는 “가능한 많은 유저들이 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불편하고 어려운 요소는 배제했다”며 “하지만 게임이 단조로워지지 않도록 다양한 요소를 추가로 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140개 국가에서 서비스중인 ‘복싱스타’의 다운로드 수는 9월 기준 1000만 건을 넘어섰다. 개발진의 목표는 다운로드 1억 건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최기훈 PD는 “전작 챔피언 서비스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유저 피드백을 많이 반영했다”며 “복싱스타가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고, 오래 서비스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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