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e스포츠 전문 벤처 캐피털 비트크라프트 탐방

[독일 비트크라프트 레오나드 란겐체이트 수석]

독일 베를린의 중심지인 미테(Mitte) 지역은 독일어로 중앙, 중심을 뜻한다. 이 곳에는 세계 유일의 e스포츠 벤처 캐피털 회사인 비트크라프트(BITKRAFT) 건물이 위치해 있다. 주로 e스포츠와 관련된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회사다. 이 회사 건물에는 e스포츠와 관련된 빅 데이터 회사, 프로 선수단 등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건물에 들어서자 레오나드 란겐체이트(Leonard Langenscheidt) 수석이 반갑게 맞아줬다. 2015년에 설립 된 비트크라프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주된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주로 웨스턴 e스포츠 시장 위주로 활동한다. 그는 “비트크라프트는 e스포츠 분야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전문 투자 회사”라며 “신생 벤처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기도 하고, 중견 기업 및 완성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트크라프트는 e스포츠 전문 투자자들과 운영자, 전문가들이 모인 회사다. 비트크라프트의 설립자는 옌스 힐거(Jens Hilgers) 대표로, 유럽 e스포츠 업계의 유명인물이다. 대부분의 e스포츠 회사들은 옌스 힐거 대표를 통해 투자를 요청한다고 한다. 레오나드 란겐체이트는 “지금까지는 100%의 확률로 모두 투자를 해 성공했다”며 “e스포츠에 대해 잘 알고 특화된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비트크라프트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을 각각 1/3씩 비중을 둬 글로벌 투자를 진행한다. 그는 “투자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열려있다”며 “한국은 물론 동남아, 중국에서의 투자도 열려있으며, 아시아 시장에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조 매드니드 크리스티안 그루버 CCO]

비트크라프트의 자회사 중에는 e스포츠 빅 데이터 회사인 도조 매드니스(DOJO Madness)가 있다. 도조 매드니스는 개인화된 데이터 기반의 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코칭 앱 ‘롤수모(LOLSUMO)’, e스포츠 프로팀을 위한 코칭 및 분석 서비스 ‘쉐도우(Shadow.gg)’를 서비스한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스포츠 베팅 업체에 E스포츠 경기에 대한 확률을 계산,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도조 매드니스의 크리스티안 그루버(Christian Gruber) CCO는 “처음에는 게임 하이라이트 등 비디오 관련 서비스를 했는데, 실패했다”며 “그 다음으로 ‘리그오브레전드’ 게이머가 스스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앱을 선보였고 성공했다”고 말했다.

도조 매드니스의 앱 ‘롤수모’는 실시간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를 코칭해주는 앱이다. 한국에서는 ‘롤스모’라고도 불린다. 게임 도중 자신이 플레이하는 챔피언의 아이템 빌드는 물론, 상대방 캐릭터의 특징이나 스킬, 룬, 공략법도 가르쳐준다. 특히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챔피언을 플레이할 경우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크리스 CCO는 “게임을 하면서도 포켓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코칭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도조 매드니스는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 GO)’를 주력으로 다양한 e스포츠 사업을 펼쳐나가는 중이다. 일반 유저들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들과 팀들을 위한 빅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한다. e스포츠 프로팀을 위한 전문적인 코칭 및 분석 서비스는 ‘쉐도우(Shadow.gg)’라고 불린다.

그는 “카운터스트라이크의 경우, 상위 40% 정도의 팀이 우리 회사의 제품을 이용한다”며 “특히 미국 고등학교, 대학교 리그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한국과 달리 대학교 e스포츠 리그가 급상승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프로 e스포츠 팀을 운영할 때, 전체 운영 능력 중 60%를 선수들을 위해서 쓰게 된다”며 “그 60%에 들어가는 리소스, 인력, 시간 등을 줄여줘 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에는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에서도 코칭 시스템이 등장할까. 그는 “배틀로얄 게임은 랜덤 요소가 워낙 많아, 정확한 분석 데이터가 나오기 힘들다”며 웃음을 보였다.

[도조 매드니스 김동혁 아시아 담당 매니저]

도조 매드니스의 김동혁 아시아 담당 매니저는 “배틀 로얄 게임이라도,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는 진출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조 매드니스는 프로게이머들의 신체 리듬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그는 “운동선수처럼 특정 장르나 게임에서 얼마나 피로를 느끼는지,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하면 최고의 성과를 얻게 되는지 분석해주는 툴”이라며 “눈의 움직임, 키보드 반응 속도 등을 체크해 최적화된 훈련 방향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혁 매니저는 “유럽에서는 e스포츠 시장에 대해 정말 다양한 투자와 실험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e스포츠 경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다양한 기술들을 e스포츠와 결합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는 많이 뒤처지고 있다”고 전했다.

[런타임 알렉산드르 자볼로크스 디렉터]

비트크라프트가 투자한 회사 중에는 런타임이라는 회사도 있다. 런타임은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전용 식품/영양 회사다. 이 회사는 프로 게이머들의 요구에 맞춰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밀이나 단백질 바와 같은 퍼포먼스 음료 및 파우더를 만들고 판매한다.

런타임의 알렉산드르 자볼로크스(Aleksandrs Zavoloks) 디렉터는 “e스포츠 선수들의 집중력과 반응 속도 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판매한다”며 “음료수뿐만 아니라 식사대용의 밀, 파우더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고 말했다.

런타임 제품들은 2017년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독일에서 집중해 오프라인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다른 유럽국가로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물론 제품들은 아마존과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판매중이다.

언뜻 런타임의 제품들은 보통의 에너지드링크와도 비슷해 보인다. 그는 “흔히 마시는 에너지드링크는 마시고 난 뒤 20분 정도 효과가 생겼다 떨어지는데, 런타임은 2시간 까지 효과를 지속시키는 음료”라며 “그런 점에서 일반 드링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런타임은 향후 포뮬러 원(F1) 선수들, 탑 티어의 e스포츠 선수들을 위한 음료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누구라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한국에서 e스포츠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잘 알고 있다”며 “2년 안에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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