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문용식 민주당 덕양(을) 예비후보 새벽 동행취재

▲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
[게임톡] 1월의 오전 7시는 새벽이 어둠을 조용히 털어내는 시간이다. 16일 오전 7시 고양시 덕양구 행신초등학교 정문 앞. 아직 오가는 행인의 얼굴이 뚜렷하지 않은데, 희미한 어둠 속에서 누군가 큰 소리를 외치며 뭔가를 건네고 있다.

▲ 문용식 덕양을 예비후보의 아침인사 명함
복장으로 보면 영락없이 유흥가 삐끼 같다. 중산모자에 검은색 털귀마개, 빨간 머플러를 둘렀다. 검은 트렌치코트 위에는 국가대표 축구팀처럼 노란 옷을 걸쳐 입었다. 앞면에는 숫자 2와 문용식, 뒷면에는 숫자 2와 ‘문용식 함께살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그가 외친다. “문용식입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내미는 것은 작은 명함 한 장. ‘함께 살자’라는 구호와 ‘1%가 아닌 99%가 행복한 사회’라는 문구가 ‘개념사장 문용식’이라는 이름 위에 적혀 있다.

문용식(53) 민주통합당 소통위원장이자 덕양을 예비후보. 그가 내미는 명함을 시민들은 의외로 잘 받아준다. 높은 인지도 때문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또 분당 재보궐 선거 때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해 직원들에게 2시간 유급휴가를 줘 ‘개념사장’으로 불렸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진상조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유권자 14만명 중 20~40대가 66%를 차지하는 지역 특성상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던 그를 아는 이가 많다.

그가 구 민주당에 유비쿼터스 위원장으로 영입되기 전에는 아프리카TV와 게임 ‘테일즈런너’로 유명한 나우콤 전 대표였다. 이날 아프리카TV에서도 그의 명함 돌리는 모습이 현장 중계됐다. “IT와 게임을 대변하는 의원 한 명쯤은 필요하지 않나요”라고 환하게 웃는 그의 지역구 아침 인사를 밀착 취재했다.

■ 9년째 살고 있는 고양 “젊은층과 소통”
그가 유권자들에게 아침 인사를 나오는 시간은 오전 7시. 오전 8시 40분까지 1시간 40분 남짓 출근길의 시민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인사를 건넨다. 아직도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7시는 얼굴을 잘 알아볼 수 없는 시각이다. 7시 30분이 되어야 시민들의 얼굴 표정이 읽힌다. 명함은 후보 외 수행자 한 명, 이렇게 단 두 명만 후보자가 보이는 지역에서 돌릴 수 있다.

▲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의 명함을 받아드는 30대 부부.
그가 고양에서 산 지는 벌써 9년째. 이제 정치 신인으로서 신발끈을 동여맸다. 민주통합당 고양구 덕양을 예비경선 주자로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일이 아침인사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30~40대 직장인이 많은 동네다 보니 이 시간이 가장 많이 접촉할 수 있다. 퇴근 시간은 뿔뿔이 흩어져 있으니 따로 하지 않는다.

바쁜 출근길이라 무뚝뚝하게 바삐 지나가는 이들도 많지만 어떤 이는 그가 건네는 명함을 받으며 말을 걸기도 한다. “디도스 진상 꼭 밝혀주세요” “민주당 모바일 투표 정말 잘한 것 같다” 이 장면은 매일 아프리카TV에 한 시간 반 이상 생중계된다. 선거 운동 사상 이런 중계도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프리카TV 생중계 댓글도 다양하다. “복장 이뻐요” “재밌다” “아프리카TV 전 대표가 나왔네” “난 정치 싫어하는데 왜 나왔나” 등등

▲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의 명함을 받아드는 시민.
덕양 을은 대표적인 아파트촌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행신1~3동을 비롯 행주동, 효자동, 신도동, 대덕동, 화전동 등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는 도농 복합지역이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는 18만 6000명으로 유권자는 14만 명이다. 20~40대가 66%를 차지한다.

같은 당 예비후보로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 송두영 현 당지역위원장이 경쟁자다. 판세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지만 인지도는 문용식 후보가 가장 앞선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의 트위터 설전, 촛불시위 아프리카TV 생중계로 인한 구속, 10·26 분당 재보궐 선거때 출근시간 2시간 유급 휴가로 ‘개념사장’이란 유명세를 타서다. 여기에 선관위 디도스 공격 진상조사위원, 모바일 투표 TF팀을 맡아서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잘 알려졌다. 아프리카TV와 게임 ‘테일즈런너’로 잘 알려진 나우콤 전 대표라는 것도 젊은이와 소통하는데 최종병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의 트위터 팔로우는 몇 명이나 될까. 2만 3000명이다. 페이스북 친구는 5000명이다(더 이상 하려면 기업형으로 갈아타야 한다).

▲ 문용식 후보의 명함을 받아드는 20대 청년.
■ 그는 왜 정치인이 되려고 할까?
명함을 전하는 간간이, 8시 45분쯤 같이 한 아침 식사 시간과 이후 잠깐 들른 그의 선거 사무실에서 시간나는 대로 “왜 정치인이 되려 하세요”라고 물었다.

가장 먼저 말문을 연 건 전날 고양 킨텐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였다. 약간 흥분된 목소리였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세계 정당사 최초로 모바일투표를 도입했다. 당 대표로 한명숙 전 총리가 뽑혔다. 시민참여에 새장을 연 이 모바일 투표에는 70만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축제였다.”

사실 이 대목에서 그의 표정이 더욱 밝아졌다. 그는 당대표 경선에 모바일 투표의 도입하는데 일조했다. 또 모바일 투표 첫날의 오류를 잡아내 원만하게 치르는데 기여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참, 그는 구 민주당 IT 인사 영입 1호다. 그리고 현재 인터넷소통위원장을 비롯해 직장인위원회 위원장, 디도스대책위원, 청년비례대표 선발위원이기도 한다.

그는 “한국 스마트폰 이용자가 2000만명이 넘었다. 정치도 스마트 혁명이 필요하다. 이번에 모바일 투표 대박이 입증했지만, 스마트폰 시대는 신속성, 라이브, 현장성이 중요하다”며 “제가 IT업계 20년 업력을 발휘하고 잘 활용해 당에 도움을 주고 싶다. 모바일 TF 위원장으로서 모바일 투표 시스템을 준비했듯이 정치의 소통과 스마트한 지원, 가이드와 교육 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제 IT나 게임쪽을 대변할 국회의원 한 명쯤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진흥이나 격려보다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변화와 개혁을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나’라는 의지의 피력이었다.

그에게 정치는 인생 3막이다. 20대 학생운동을 죽을 힘 다한 것이 1막, 20년 동안 나우콤에서 보낸 IT 1세대 기업인으로서의 2막, 남은 20년은 정치로 3막을 열고자 한다.

그렇다면 무슨 정치를? “투명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선거를 떠나 누군가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보다 큰 역할을 하고 싶다.”

▲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 사무실
■ 대기업과 중소기업, 아날로그-디지털 “함께 살자”
그는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틀’을 바꾸고 싶어했다. “함께 살자”는 그의 아침 인사 복장의 등에 적힌 캐치프레이즈처럼 상생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그의 정치철학이었다.

“소수 재벌이나 대기업만 잘사는 경제구조는 국가공동체를 붕괴시킨다. 큰 일 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과 영세상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함께 잘 사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물론 그같은 변화가 당장, 순식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10년에서 20년 점진적으로 바꿔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아날로그 규제를 고치고, 지식문화산업의 세계 강국으로 비전과 실천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SNS를 통한 선거운동에 족쇄를 채운 조치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선거철이면 경찰이나 검찰, 선관위가 규제하려 든다. 이번에 헌법재판소와 선관위에서 SNS의 사전 선거운동 규제를 안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래도 고쳐져야 하는 것이 남았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행정규제 전담팀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SNS규제는 표현의 자유에 족쇄를 채우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되지도 않은 짓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런 건 시도조차 안 하는 게 좋다.”

■ “고생이 많다. 1번이었으면 인사도 안했다”
그의 아침 인사는 오전 8시 40분에 끝났다. 손과 발이 꽁꽁 얼어 호호 입김을 불었다. 마감은 아프리카TV 카메라에 했다.

▲ 아프리카TV에 마무리 인사를 하는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모바일 투표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마쳐 일조한 당사자로서 뿌듯하다. 더욱 발전시켜 전국적으로 사용하고 공천혁명, 정치혁명을 이루겠다. 내년 대선에서는 전국 500만명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축제로 발전시켜 정권교체에 기여하고 싶다.”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를 마치고 들른 곳은 북어탕집. 식탁의 냄비에서 끓는 찌개를 그가 직접 떠주었다. 식당에서도 시민들과의 인사는 계속되었다. 식사 중이던 40대 남성은 “고생이 많다. 1번이었으면 처발릴 뻔했다”며 악수로 응대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 2번 하겠습니다”라고 응대했다.

이제 사무실에 가서 휴식 겸 회의를 하고, 지자체 노래교실이나 경로당을 순회한다. 오후에는 전화를 확인하고 각 APT 단지 장터와 상가를 순방하는 강행군이 매일 이어진다.

▲ 식당에서 찌개를 떠주는 문용식 민주통합당 덕양을 예비후보
그의 사무실에 가서 그가 건넨 ‘IT 정책 수립을 위한 10대 이슈 토론회’ 자료집을 받아들었다. 민주당 입당 후 지난 8월 26일 국회본관 3층 귀빈식당 1호실에서 열린 토론회였다. 

그가 제시한 게임산업 규제개선에는 이런 이슈가 적혀 있었다. “국내 게임산업은 문화산업 수출 중 전체 18억달러 중 11억달러(58%), 고용은 문화산업 전체 44만명 중 4만명(10%)다.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한 강제적 셧다운제(11월 시행)과 게임산업진흥법에 근거한 ‘선택적 셧다운제’는 원칙없는 이중규제로 게임산업을 고사시키는 행정” “게임산업개발원의 부활을 통해 게임산업 재진흥 정책 추진”.

이밖에 인터넷 표현의 자유 규제 개선, 벤처 생태계 활성화, 열린정부 구축, 정보통신부 부활 등이 함께 제시되어 있었다.

기자는 문용식 민주통합당 소통위원장을 비롯, 최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에 포함된 조현정 비트소프트 대표 등 현장감각과 촉이 있는 IT업계 출신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입성, 제발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을 펼쳐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엘리베이터 문 앞까지 마중 나온 그는 “시민들에게 문용식입니다라고 외치는 것 잘하시더라”는 말에 “제가 이제 좀 낯이 두꺼워졌다”라며 활짝 웃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