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랩이 개발 및 서비스하는 모바일 슈팅게임 ‘뉴본’ 7월 초 출시

모바일 슈팅게임은 스타트업이 시도하기 어려운 장르다. 타격감, 피격감, 물리효과 등 개발 노하우를 요하는 부분이 많은데다, 쉬운 조작법과 그래픽 퀄리티까지 갖춰야 하는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입맛 까다로운 마니아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온라인 FPS게임 깨나 만져봤다는 개발자들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 더욱이 MMORPG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국 시장에서는 마땅히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슈팅 게임도 드물다.

스타트업 개발사 솔트랩은 이 모든 요구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온라인 FPS게임 ‘아바(A.V.A)’, ‘메트로 컨플릭트’의 핵심 개발자들이 주축이 되어 2015년 창립한 이 회사는 처녀작으로 모바일 TPS(3인칭 슈팅)게임 ‘뉴본’을 개발중이다. 슈팅게임으로는 드물게 투자사로부터 2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발기간 2년반, 개발비용 100억여원이 투입된 ‘뉴본’은 7월 초 정식 출시된다. TPS게임과 RPG를 접목한 복합장르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문명 멸망 이후)라는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또 언리얼엔진4로 만들어낸 유려한 그래픽도 자랑거리다. 게임 출시를 목전에 앞둔 6월, 판교에서 만난 김세웅 솔트랩 대표는 “슈팅게임 좋아하시는 마니아들의 냉철한 평가를 부탁드린다”고 웃었다.

■ 한국에 없던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도전…”남들과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동안 한국 온라인 슈팅게임에서는 세계관과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PvP 모드가 중심이다보니 세계관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힘들었고, 유저들도 싸우기에 바빠 세계관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이 단순한 스토리 구조의 밀리터리 슈팅게임을 택했다. 이러한 관성은 모바일게임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졌다. 한국 개발사들이 만든 모바일 슈팅게임 대부분이 밀리터리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던 솔트랩은 남들과 똑같은 밀리터리 슈팅게임으로는 주목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치열한 고민 끝에 택한 것이 서구권에서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다. 실제로 ‘기어스오브워’, ‘메트로 2033’, ‘배틀필드 2142’, ‘콜오드듀티: 고스트’, ‘톰 클랜시의 디비전’ 등 쟁쟁한 게임들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채택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해외 게임들은 많지만, 국내 게임들 중에는 거의 없다”며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본’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설정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 주인공 클라우드가 긴 잠에서 깨어나보니 이미 세계는 멸망한 후라는 도입부도 그렇고, 잃어버린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돌아다니는 설정도 그렇다. 김 대표는 “특정 게임이나 드라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게임의 주타깃이 20대 이상의 남성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집안의 가장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본’의 세상에서는 평범한 인간인 ‘뉴본(New Born)’이 특별한 존재다. 대부분은 재앙에 노출되어 좀비와 같은 존재로 변해버렸거나 우주로 탈출했다가 돌아온 광신도들이다. 클라우드는 이들과 싸우며 생존에 필요한 재료를 모으고, 가족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돌아다닌다. 김 대표는 “론칭스펙에 담은 뉴본의 스토리는 이제 시작 단계”이라며 “클라우드가 가족을 찾을지 찾지 못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은 ‘뉴본’의 게임 방식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면역’과 ‘공복’이 그것이다. 오염된 공간을 돌아다니다가 면역 수치가 떨어지거나 공복 상태가 되면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이를 막기 위해 재료를 수집하고, 음식을 만들고, 섭취해야 한다. PvP 모드에도 이 부분이 반영되어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구호물자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 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 PvP에서는 아이템 일괄 보정…라이트, 헤비 유저 모두 만족할 것

‘뉴본’에는 캠페인 모드 외에도 ‘레드존’, ‘에어드롭’ 등 다양한 PvP 콘텐츠가 존재한다. 적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기존 게임과는 달리, ‘뉴본’의 PvP 콘텐츠에서는 한정된 아이템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가령 ‘레드존’은 몬스터를 죽여서 레어 아이템을 얻은 후 무사히 탈출하면 되는 방식이지만, 탈출하다가 다른 유저에게 죽으면 아이템을 모두 뺏긴다. 8인 배틀로얄 모드인 ‘에어드롭’에서는 최후의 1인이 되지 않더라도 물자를 제일 먼저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다.

‘에어드롭’에서는 장비보다 개인의 콘트롤이 중요하다. 게임에 입장한 유저들의 아이템 능력치는 일괄적으로 보정된다. 실력으로도 이길 수 있도록 아이템 능력치 차이는 최대 10%가 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차이가 많이 나면 라이트 유저들에게 불리하고, 차이가 아예 없으면 열심히 캐릭터를 키운 사람들이 불만을 갖는다”며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최대 10%만 차이가 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드롭’의 최대 수용인원은 8명이다.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다. 이렇게 소규모 배틀로얄 모드를 만든 이유는 모바일게임에서는 플레이타임이 너무 길어지면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에서 20~30분간 방해를 받지 않고 게임을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에어드롭은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됐고, 플레이타임은 5분 정도”라고 말했다.

유저들끼리 같은 편이 되어 보스몬스터를 공략하는 레이드 모드도 준비중이다. 다만 론칭스펙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향후 업데이트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모바일 슈팅게임의 조작 난이도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PvE에서는 레일슈터장르처럼 정해진 포인트로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PvP에서는 에임이 맞춰지면 자동으로 탄환이 격발되는 시스템이 조작 부담을 덜어준다. 무엇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다른 슈팅게임이 대중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모바일 슈팅게임은 조작이 어렵다는 불만이 예전보다 크게 잦아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어린 친구들은 대부분 쉽게 적응하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조작법을 쉽게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덕분에 지금은 한 숨 덜었다”고 말했다.

■ 언리얼만 10년, 언리얼엔진4 최대 퍼포먼스 자신

솔트랩은 외부 퍼블리셔 없이 ‘뉴본’ 자체 서비스에 나선다. 김 대표는 “개발사 자체 서비스의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도 있다”며 “유저의 피드백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개발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솔트랩은 ‘뉴본’으로 슈팅게임의 참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개발진들이 언리얼엔진만 10년을 다뤄와서 언리얼엔진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안다”며 “언리얼엔진4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구현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콘솔 게임을 하듯 가볍게 슈팅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PvE 모드를, 심장이 쫄리는(?) 경험을 하고 싶으면 PvP 모드를 하면 된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뉴본의 강점”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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