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20일까지 조치 취하지 않으면 기소하겠다 위협받아”

전리품상자(랜덤박스) 일부가 도박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네덜란드의 전리품상자 규제 정책이 6월 20일(현지시각)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에서는 네덜란드 유저와 다른 나라 유저 사이의 전리품상자 거래가 전면 금지됐다.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19일 네덜란드 도박 당국의 요청에 따라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CS: GO)’와 ‘도타2’의 전리품상자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밸브는 “지난 5월 네덜란드 도박 당국으로부터 CS: GO와 도타2가 네덜란드 도박법을 위반했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6월 20일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밸브를 기소하겠다고 위협했다”며 “결국 CS: GO 및 도타2의 거래소와 마켓플레이스를 비활성화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 도박 당국과 계속 논의해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팀이 ‘CS: GO’ 및 ‘도타2’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네덜란드 유저는 외국 유저와 전리품상자 내용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 거래를 시도하면 “거래를 완료할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다. 네덜란드 외의 다른 나라끼리는 계속 거래할 수 있다.

네덜란드 도박 당국에 따르면 전리품상자 안에 들어 있는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는 경우 도박법에 위배되며, 양도할 수 없는 경우 도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네덜란드 도박 당국은 지난 몇 달간 인터넷 스트리밍에서 인기 있는 10개 게임을 도박 평가 가이드에 따라 면밀히 조사했고, 지난 4월 4개 게임의 전리품상자가 법을 위반했다는 최종 해석을 내렸다. 여기에 ‘CS: GO’와 ‘도타2’가 포함됐다. 당시 네덜란드 도박 당국은 해당 게임들에게 즉시 시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6월 20일부터는 강제 규제에 들어간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이번 결정이 북미와 유럽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미국 게임등급분류기관 ESRB는 “전리품상자를 도박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며, 영국 의회에서는 “당장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앞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벨기에 게임위원회는 전리품상자가 도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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