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등 중국 e비즈니스 기업과 VC 등 “빅데이터로 주도권 잡았다 ”

지난 5월 9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의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의 중국 e비즈니스 기업과  벤처캐피털 관계자를 비롯해 한중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에 나선 중국 기업 관계자들은 각 사의 사업 방향을 설명하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중국 기업들의 발표 내용을 통해 현재 중국 e비즈니스 시장에 대한 동향 및 개별 기업의 시장 대응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중국 시장 재진출 전략 모색 “빅데이터 활용 수익화” 주목

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보는 것이 최근 사드의 배치로 인해 경색되었던 중국 시장에 대한 재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국의 거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었습니다.

특히 시장 규모에 따른 대규모 거래 내역과 사용자 확보가 과거 미국 기업의 카피캣(copycat)으로 시작한 중국 기업이 오히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는 분석을 다수의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내에서 적극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하는 네티즌만 8억 명이 넘고, DAU가 5000만 명을 상회하는 온라인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시장 규모는 단일 품목에 집중하여 사업을 전개하는 이른바 버티컬(Vertical, 수직) 마켓 집중형 전자상거래 업체에도 충분한 사업 실적을 기록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아동 용품과 이와 관련한 연계 시장만을 공략하는 참가 업체는 버티컬 마켓에 더욱 집중하여 사업 성과와 진입장벽 구축을 1년여 만에 할 수 있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확보한 빅데이터 활용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도 초기에는 전문가 위주의 기술 주도형 시기에는 미국이 리드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성장기에는 시장에서의 응용과 대규모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중국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빅데이터의 활용을 실제 세부 응용 단계까지 끌어올려 실질적인 수익화에 활용하고 있는 사례 발표가 다수 있었습니다.

미국 기업인 아마존에서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무인 상점의 사업 모델을, 중국 내에서 전개하고 있는 한 업체는 자사가 개발한 지능형 CCTV로 사용자의 안면 인식과 동작 추적을 바탕으로 무인 슈퍼마켓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내용을 영상 데모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운영과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특정 지역에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 전자상거래도 라이브 동영상을 주요 콘텐츠 왕홍(파워 블로거) 주도

중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식하고, 자사의 기술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경쟁 우위를 위한 핵심 가치 확보를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추진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기조 연설에 나선 중국의 VC(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미국의 창업이 기술 주도형의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이를 카피하더라도 처음부터 철저한 시장 내의 실적을 가져갈 수 있는 응용형 창업이 주도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창업 목표부터 시장 내에서 확보 가능한 기술을 통해 실질적은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빅데이터를 확보한 상황에서 보유 기술을 고도화 시켜나가는 선순환의 사업 구도를 가진 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이 중국 기업의 경쟁력의 핵심 사항이라는 주장입니다.

또 중국 온라인 비즈니스의 고객 층이, 정성적으로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진 젊은 층 위주의 구성으로 이뤄졌다는 것 또한 중국 시장의 최대 강점이라고 파악됩니다.

새로 출현하는 비즈니스 유형에 대한 반응도 적극적이어서, 다른 나라에서 3년 정도 걸리는 실적 달성이 중국에서는 그 도달 시간을 1년 미만으로도 단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복수의 기업 관계자 발표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젊은 구매층에 반응하여 중국 내의 전자상거래도 라이브 동영상을 주요 콘텐츠로 하는 왕홍(파워 블로거) 주도의 모바일 비즈니스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대부분의 중국 기업도 젊은 구매층에 집중하는 브랜드가 단기에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화장품과 패션 아이템에서 앞서 언급한 왕홍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도 이러한 전략의 결과로 보입니다.

■ 샤오미 레이쥔 5년간 수면 시간 하루 5시간...창업자의 각오와 집중 주목

또 시장이 큰 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성공에 이르기 위해 창업자의 각오와 집중이 대단한 수준이라는 점도 시장 내에서 중요한 성공 요소라는 데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은 건강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도 지난 5년여간 하루 5시간 이상 잔 적이 없으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공개 상장)을 통해 중국 최대의 갑부 중 한 명으로 등극할 것이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로 인해 경색되었던 한중의 정치적 관계를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난점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려웠다고 해 왔지만, 앞으로 극복해나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는 그 사이 중국 시장과 업체들의 판도가 놀라우리만큼 달라진 것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응용 중심의 창업이 거대 중국 내수 시장 및 젊은 구매층과 맞물려 짧은 시간 내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중국 시장의 변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시장과 관련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여전히 개념에 머무르며 공익적인 트렌드만을 부각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미 중국 업체들은 확보 가능한 기술을 활용해서 시장 내에서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일부는 사업적인 실적 달성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의 성장을 이룬 뒤 충분한 자금과 경험, 확보 기술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승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종신 제이스퀘어 대표        

최종신 대표는?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와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역임했다.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엑스박스(Xbox)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물산에서는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기획팀에서 근무했고, 게임백서 집필위원,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진흥전략추진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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