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불법 웹툰사이트 ‘밤토끼’ 운영자 검거…웹툰 업계 고사 위기
국내 최대의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됐다. 웹툰 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전했다.
23일 부산경찰청(청장 조현배) 사이버 안전과는 저작권법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국내 최대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 A(43, 프로그래머)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해외 서버 일체를 압수하고 종업원 B씨와 C씨는 형사입건했으며, 캄보디아로 달아난 D씨, E씨 등 2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0월부터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미국에 서버를 둔 ‘밤토끼’라는 해외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이 사이트에 국내 웹툰 9만여 편을 불법으로 올린 뒤, 도박사이트 등으로부터 배너광고료 명목으로 총 9억 5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밤토끼 사이트는 월평균 3500만명, 일 평균 116만명이 접속하는 국내 최대 웹툰 불법유포 사이트다.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웹 사이트 중 방문자 수로는 13위에 이르는 대형 사이트로 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종업원들은 인천 모처에 오피스텔을 임차해 자체 테스트 서버와 컴퓨터를 마련하고 미국에 서버와 도메인을 둔 불법 웹툰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등으로부터 배너광고 명목으로 배너 1개당 매월 200만원을 받으며, 올해 5월경부터는 배너 1개당 1천만원을 받기도 했다.
웹툰 업계는 밤토끼 운영자 검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레진코믹스는 “고사위기 처한 웹툰 업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정부합동단속반과 지난 몇 년간 웹툰 불법복제 폐해를 끊임없이 세상에 알린 언론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웹툰통계분석기관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웹툰플랫폼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레진코믹스 등을 포함 58개사로 이들 플랫폼들의 불법복제 피해규모는 4월 한달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58개 플랫폼에서 불법복제된 웹툰은 4월에만 3133개, 최고 피해 작품은 레진코믹스 퍼펙트 하프, 최고 피해 플랫폼은 레진코믹스다.
웹툰가이드 강태진 대표는 “규모가 있는 플랫폼들도 불법복제로 타격이 심한데 규모가 작은 업체들 경우는 그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심각한 수익악화로 사업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은 “가장 큰 웹툰 도둑인 밤토끼 운영자가 잡힌 만큼 웹툰 불법복제의 내성을 키우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법당국의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검거된 밤토끼 운영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수많은 해적사이트는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밤토끼 사이트에는 불법 웹툰을 볼수 없는 상태다. 대신 네이버 ‘외모지상주의’ 박태준 작가의 웹툰이 올라와 있다. 박태준 작가는 만화를 통해 “글로벌적으로 선점 중이 웹툰 산업이 불법 사이트로 인해 침몰하고 있다”며 “불법 웹툰 사이트의 검거에 앞장서주신 부산 경찰청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사이트를 완전 폐쇄하고 동종 유사사이트에 대한 추가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