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10년 안에 스마트폰만큼 큰 파급력 일으킬 것”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서울에서 열린 언리얼엔진 컨퍼런스 ‘언리얼 서밋 2018’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8일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언리얼엔진의 기술 혁신, ‘포트나이트’ 현황,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시장의 전망, 소셜미디어의 발전 방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영화에서 쓰이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10년 안에 게임에서도 적용"

에픽게임즈는 이번 행사에서 언리얼엔진으로 제작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테크 데모를 공개했다. 레이 트레이싱은 현실감 넘치는 조명, 반사, 그림자를 구현해 수준 높은 렌더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수많은 광선에 의한 반사와 투과를 추적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실시간으로는 충분한 품질을 얻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에픽게임즈는 엔비디아의 RTX 기술과 마이크로소프트의 DirectX 레이 트레이싱 API를 사용해 높은 퀄리티의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선보였다.

팀 스위니 대표는 "영화에서 주로 쓰이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 10년 안에 게임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레이 트레이싱은 게임 그래픽 퀄리티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하지만 하이엔드 PC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중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픽게임즈가 이번에 공개한 테크 데모에도 엔비디아 GPU 4개가 동원됐다”며 “레이 트레이싱이 게임에 적용되려면 PC 게임은 2년, 모바일 게임은 그보다 더 긴 시기가 소요될 것 같다”고 전했다.

■ "경쟁사 최근 도입 비(非) 프로그래머 작업, 에픽게임즈 2004년부터 도입"

그는 경쟁사 유니티가 비(非) 프로그래머도 작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최근 선보인 것에 대해 “언리얼엔진에는 2004년부터 해당 기능(비주얼 머테리얼 에디터)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리얼엔진4의 블루프린트 기능을 사용하면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루프린트 기능은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 비주얼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비주얼 스크립트 시스템이다.

또한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인 AI(인공지능)도 언리얼엔진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렌더링, 게임플레이, 게임 부정행위 방지 시스템과 관련해 소규모 연구를 진행중”이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AI가 미래 게임 개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한 레이 트레이싱 테크 데모에도 AI가 일부 적용됐다. 엔비디아의 딥러닝 기반 노이즈 감소 기술이 그것이다. 과거에는 모든 픽셀마다 일일이 작업해야 해서 컴퓨팅 자원을 많이 소모했지만, 지금은 일부 픽셀만 작업하고 AI가 나머지 픽셀을 추론하기 때문에 렌더링이 아주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설명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매년 방한할 때마다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게임사들을 방문한다. 올해도 엔씨소프트를 방문해 김택진 대표와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외에 또 어떤 회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그는 “회사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언리얼엔진을 쓰는 분들의 니즈와 개선사항에 대해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개발자들이 게임업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하드코어한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기까지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전했다.

■ "AR은 10년 뒤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정도로 큰 변화를 겪을 것"

VR/AR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VR은 천천히 성장할 것이지만, AR은 10년 뒤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정도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AR은 VR처럼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하드웨어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0~12년 후에는 스마트폰 대신 AR이 들어간 안경을 쓰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때쯤이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텍스트 기반의 SNS 대신 실시간 컴퓨터 그래픽이 많은 SNS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 등 윤리적인 문제는 SNS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광고와 같은 BM에 활용하는 것에 실망했다”며 “회사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악용할 수 없게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한 회사가 독점하는 생태계는 위험하다”며 “SNS는 오픈스탠다드(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개방형 표준)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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