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최근 ‘드루킹 사건’으로 촉발된 뉴스 편집과 댓글논란에 “뉴스 편집을 포기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그 동안 네이버 뉴스와 관련된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는 더 이상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며 “3분기 내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또 “뉴스 댓글 이슈는 네이버 첫 화면 최상단에 배열된 기사에 3천만 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고 네이버 첫 화면에 뉴스가 집중 배치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출발이라는 인식이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편집자가 더 이상 기사를 배열하지 않겠다”며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고, 해당 광고 이익과 독자 데이터까지 모두 언론사에 제공함으로써, 네이버는 공간과 기술만 지원하는 역할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우선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시키기로 했다. 더불어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서비스도 제외하고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구조로 변경할 방침이다. 그 동안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노출해 왔고,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역시 검색어에 바탕을 둔 기사를 중복 양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모바일에서는 언론사가 직접 주요 뉴스를 선정해 편집하는 뉴스판을 신설, 네이버 모바일 두 번째 화면에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또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다양한 기사가 업데이트되는 개인화된 뉴스피드판을 올해 3분기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가 제외되나, 이는 첫 화면에서만 보이지 않을 뿐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는 모바일 버전에 적용되는 것으로, 당장 PC 버전에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금은 모바일 메인에 집중하려 한다”며 “PC 쪽은 모바일 개선 이후에 봐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PC로 뉴스를 보거나 실시간급상승 검색어를 클릭하는 경우, 과거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정치권과 언론사 등이 주장해 온 뉴스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을 내놨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뉴스에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네이버는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구글식 아웃링크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사와 개별 협의해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은 아웃링크 도입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는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아웃링크 도입 의향을 물었다.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유봉석 전무는 “70여개의 언론사에 대해 의향을 물었더니 절반 정도는 유보적인 입장이었다”며 “찬성한 매체는 1곳 이었고, 나머지는 인링크를 원했다”고 밝혔다.

결국 아웃링크 도입 시도는 하겠지만, 일괄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뉴스 전재료 등을 바탕으로 한 언론사와의 기존 계약도 걸림돌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아웃링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에 대해 언론사들과 합의를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개별 협의만으로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뉴스 댓글 운영 정책의 경우 “개별 언론사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모바일에서 언론사 편집 뉴스판과 개인화된 뉴스피드판이 오픈되면, 각 언론사에서 생산한 개별 기사의 댓글 정책은 언론사에서 직접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드루킹 사건’으로 촉발된 매크로에 대해서는 “매크로 공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대응 현황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