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 논란’에 일러스트레이터 나르닥 작가 그림 하루만에 교체

X.D. 글로벌이 서비스하는 미소녀 모바일게임 ‘벽람항로’에서 나르닥(Nardack) 작가의 작품이 급히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트위터를 통해 불거진 이른바 ‘메갈 논란’ 때문이다. 작업물이 교체된 나르닥 작가는 사측이 부당한 사상 검증을 했다며 반발했다.

27일 나르닥 작가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자로 벽람항로에 업데이트 되었던 제 그림이 임의로 교체되는 상황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사측의 부당한 요구가 있었기에 이렇게 공론화한다”고 밝혔다. 나르닥 작가는 “저는 그 어떠한 반사회적인 사상에도 동조하고 있지 않으며, 작업자에 대한 강압적인 사상 검증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회사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캡처 이미지를 보면 퍼블리셔인 X.D. 글로벌의 마케팅 담당자와 작가가 나눈 대화 내용으로 추정된다. 공식카페에서 ‘메갈 논란’이 벌어지자, 담당자는 작가에게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작가는 “저는 메갈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저랑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벽람항로’ 담당자는 “‘난 메갈리아와 관련이 없고, 페미니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트윗을 해줄 수 있나?”라고 요구했다. 나르닥 작가는 “제가 왜 그렇게까지 반응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담당자는 “저희 퍼블리싱 개발사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하나하나 반응 해주는 것도 저는 소전(소녀전선)부터 너무 지쳤다”고 호소했다.

나르닥 작가는 “정말 당황스럽다”며 “제가 저 입장을 올리지 않으면 일러스트를 교체한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 “저야말로 그렇게 강행하시면 벽람항로 회사 측에서 저를 메갈이라고 몰아가시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하다”고 반발했다.

결국 회사 측은 “메갈 측이 아니라는 의견 표명이 없을 경우엔 추후 지속적인 협업이 어렵다는게 사측의 입장”이라며 “저희 또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결국 나르닥 작가가 작업한 ‘벽람항로’ 게임 로그인 화면의 일러스트는 하루도 되지 않아 교체됐다.

나르닥 작가가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자 ‘벽람항로’ 관련 커뮤니티와 트위터에서는 큰 논란이 벌어지는 중이다. 나르닥 작가는 과거 ‘확산성 밀리언아서’ ‘괴리성 밀리언아서’ ‘큐라레: 마법 도서관’ 등은 물론 여러 라이트노벨 작업에도 참여해온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다.

논란이 커지자 ‘벽람항로’ 측은 같은날 공식카페에 공지를 올렸다. 회사 측은 “오늘 있었던 게임 내 일러스트 변경 건은 영구적으로 특정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를 내린 것이 아닌, 일시적인 교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저희가 일러스트레이터님께 부탁드린 일은 절대 ‘사상 검증’이 아닌 벽람항로의 유저분들과 일러스트레이터님을 이번 일에 연관된 의혹으로부터 지켜 드리고자 함이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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