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버, 자체 제작한 ‘버디VR’로 본격 VR사업 시동

[왼쪽부터 오성 레드로버 팀장, 채수응 감독, 하상우 레드로버 전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오른 ‘넛잡’이 VR(가상현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애니메이션 및 3D콘텐츠 제작사 레드로버(대표 가삼)는 14일 서울 청담동 엠큐브에서 상호작용 요소를 도입한 VR 애니메이션 ‘버디VR(BUDDY VR)’을 공개했다.

‘버디VR’은 인기 애니메이션 ‘넛잡’의 IP를 활용한 VR 콘텐츠다. ‘넛잡’은 레드로버와 캐나다 툰박스 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해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으로,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2위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 사상 역대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후속작인 ‘넛잡2’도 제작돼 글로벌 전역에 개봉됐다.

[하상우 전무]

하상우 레드로버 전무는 “국산 애니메이션 시즌2가 할리우드에서 개봉한 사례는 우리가 처음”이라며 “VR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도 새로운 가능성과 연관 산업 파생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레드로버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을 받아 제작한 ‘버디VR’은 ‘넛잡’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가져와 독자적인 스토리라인을 구축했다. ‘리버티랜드’의 매점을 배경으로 관객이 주요 출연자 중 하나로 등장해 ‘넛잡’의 주요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관객과 ‘버디’가 만나 친구가 되는 순간, 말썽꾸러기 ‘헤더’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애니메이션으로는 보기 드물게 게임엔진인 언리얼엔진을 사용했다.

[채수응 감독]

‘버디VR’의 메가폰은 ‘미스터고3D’, ‘타이거마운틴’, ‘신촌좀비만화’ 등 다양한 상업영화에서 입체 3D와 VFX(시각효과) 전문가로 참여한 채수응 감독이 맡았다. 그는 ‘버디VR’에 대해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중간 단계”라고 표현하며 “관객과 버디의 다양한 상호작용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버디’와 관객이 처음 만나는 장면은 스케치북에 서로의 이름을 쓰고 자기 소개를 하며 시작된다. 감독의 의도대로만 흘러가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선형적 구도가 아닌, 관객이 개입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비선형적 구도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는 상호작용 없이 강제로 진행된다. 채 감독은 “유저가 체류를 원한다면 기다려줄 수 있는 콘텐츠지만, 불필요한 행위를 막기 위해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부분만 체험하게끔 자유도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버디VR’은 ‘오큘러스 리프트 CV1’ 기반으로 동작된다. 그래픽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쏟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마이크로소프트의 MR 라인업 중 가장 해상도가 높은 삼성 ‘오딧세이’도 지원할 계획이다. 오성 레드로버 VR 팀장은 “PS VR 등 다른 디바이스는 다음 시즌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닝타임은 관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며, 최장 16분을 넘지 않도록 설계됐다. VR테마파크 및 VR시어터의 회전율과 기존 체험형 어트랙션 사용 시간을 고려한 판단이다. 채 감독은 “공간사업자와 연계해야 하는 사업이라 (시간을 줄인 게) 많이 아쉽다”며 “만일 가정용 기기로도 나오게 된다면 그 때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로 활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 팀장도 “현재 VR시장이 매우 작아서 우선은 한정된 공간에서 관객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장소나 플랫폼이 하루 빨리 발전해서 꾸준히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레드로버는 3월 중순 홍콩필름아트 전시회에 ‘버디VR’ 시연 부스를 마련하고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예정이며, 4월에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VR/AR 엑스포를 통해 국내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한다. 오 팀장은 “기회가 된다면 버디VR로 올해 안에 상을 수상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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