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로스트아크-배그 등 게임 안팎을 통해 살펴본 6의 의미

인삼은 6년까지 자란다. 1년에 잎 하나씩 총 6개의 잎을 만들어내며, 그 이후부터는 연수가 늘어나도 잎이 추가로 자라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7년부터는 표피가 단단해지며 정체되는 목질화가 진행된다. 인삼에게는 6년째 되는 해가 황금기다. 6년근 인삼을 최고로 치는 이유다.

게임업계 트렌드와 화제, 이슈를 전하는 게임 전문지 게임톡이 3월 3일 창간 6주년을 맞는다. 그래서 올해는 게임톡에게 ‘6’이라는 숫자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게임톡과 한국의 모든 게임들이 6년근 인삼처럼 좋은 영향을 퍼트리고 황금기를 만들기를 바라며, 창간 6주년을 기념해 게임 안팎에 숨은 숫자 6을 찾아봤다.

6억원으로 시작한 온라인게임의 신화, ‘바람의나라’

넥슨의 첫 게임 ‘바람의나라’가 세계 최초의 MMORPG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 온라인게임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개념이 희박하던 시절,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움직이는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바람의나라’는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바람의나라’를 개발하기 시작한 1994년, 넥슨은 강남 테헤란로 10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출발한 작은 회사였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초기 자금도 부족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부의 벤처지원자금 6억 원이 전부였다. 우여곡절 끝에 게임을 완성했지만, 동시접속자는 50여명, 한 달 매출은 6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바람의나라’는 급격히 성장했다. 신규 유저 유입도 꾸준히 늘어나서 1999년에는 동시접속자 12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넥슨은 2018년 현재까지도 ‘바람의나라’ 서비스를 유지해오고 있다.

개발비 600억 원 시대…한국 온라인게임 기대작 ‘로스트아크’

1996년 출시된 ‘바람의나라’는 6억 원의 초기 자금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년이 흐른 2018년에는 개발비 6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 게임을 흔치 않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게임 개발비만 놓고 보면 100배 이상 뛴 셈이다.

그 중에서도 스마일게이트알피지가 개발 중인 ‘로스트아크’는 대표적인 대작 온라인 MMORPG으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에서 투입비용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2016년 말 기준으로 게임업계가 추산한 누적 개발비용은 600억~800억원이다. 출시까지 아직 시일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개발비용은 더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의 ‘블레스(700억원)’, 블루사이드의 ‘킹덤언더파이어2(85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차 CBT까지 마친 ‘로스트아크’의 출시일은 미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2018년 ‘로스트아크’의 3차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6년의 담금질 ‘야생의땅: 듀랑고’, ‘포트나이트’

개발비용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개발기간도 눈에 띄게 길어졌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일을 과감히 연기하는 일도 발생한다. 넥슨의 모바일 MMORPG ‘야생의땅: 듀랑고’가 대표적이다. 개발기간은 5년 반, 반올림하면 6년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동안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장고 끝에 올해 1월 출시된 ‘야생의땅: 듀랑고’는 초반 접속 이슈에도 불구하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넥슨에 따르면 유저들이 게임 속에서 개척한 섬의 숫자는 출시 3주만에 100만 개를 돌파했다.

에픽게임즈의 온라인 액션빌딩게임 ‘포트나이트’도 6년을 꼬박 담금질했다. 4명이서 좀비를 막아내는 ‘세이브 더 월드’ 모드가 2017년 7월에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두 달 뒤인 9월에는 ‘배틀로얄’ 모드가 무료로 출시됐다.

특히 ‘배틀로얄’ 모드는 100일만에 전세계 사용자수 4000만명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올해 한국에서도 ‘포트나이트’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 ‘레이븐’, ‘배틀그라운드’

2015년은 ‘레이븐’, ‘2017년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게임 모두 한 해 최고의 게임을 뽑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RPG ‘레이븐’은 2015년 대상을 비롯해 인기게임상(국내), 우수개발자상, 기술창작상-게임기획 및 게임시나리오분야, 기술창작상-게임사운드분야, 기술창작상-게임그래픽분야 등 총 6개 상을 휩쓰는 쾌거를 이루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탄생한 첫 6관왕이다.

2년 뒤 펍지주식회사의 배틀로얄게임 ‘배틀그라운드’도 같은 기록을 남겼다. 2017년 대상, 인기게임상(국내), 우수개발자상(프로그래밍), 우수개발자상(기획/디자인), 게임비즈니스 혁신상, 기술창작상(사운드)까지 수상하며 6관왕이 됐다.

e스포츠의 혁명, '6대6' 마법숫자로 싸우는 ‘오버워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FPS게임 ‘오버워치’의 특징 중 하나는 6대6으로 전투를 벌인다는 점이다. 기존 게임들이 5대5 전투로 통일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2018년 지금도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등 인기 e스포츠 게임들 대부분이 5대5로 진행되는 것에 반해 ‘오버워치’만 6대6을 유지하고 있다.

‘오버워치’가 6대6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오버워치’ 개발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팀포트리스2’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팀포트리스2’도 6대6 대전 방식이다.

이에 대한 블리자드의 공식 답변은 “6대6이 가장 마법 같은 숫자였기 때문”이다. ‘오버워치’의 메인디렉터 제프 카플란은 2014년 블리즈컨에서 “8대8과 12대12도 시도해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3대3과 4대4도 해봤는데, 개개인의 영향이 너무 커서 적합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게임명에 등장한 '6'의 비밀은? ‘레인보우식스’, ‘데스티니6’

일반적으로 게임명에 숫자가 들어가는 경우는 시리즈의 후속작인 경우가 많다. ‘바이오하자드6’나 ‘파이널판타지6’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유비소프트의 FPS게임 ‘레인보우식스’는 시리즈 6편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톰 클랜시가 쓴 동명의 원작소설의 주인공 존 클라크의 코드명이다. 대테러 작전 조직인 ‘레인보우’의 존 클라크 소장이 레인보우 식스이며, 앨리스터 스탠리 대령은 레인보우 파이브다.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RPG ‘데스티니6’ 또한 6번째 시리즈가 아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셀바스, 이누아, 트라가, 진, 마이어스 , 미공개 세력 등 6개의 세력을 뜻한다. 또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약속의 6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