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달러 들인‘스타워즈: 구공화국’ 한국 성적표는 지지부진

게임별곡 시즌2 [루카스아츠 ‘스타워즈’]

[영화 스타워즈 : 익숙한 로고]
(이미지 https://en.wikipedia.org/wiki/Star_Wars)

루카스 필름 최대의 성공작이자 현재까지도 그 시리즈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질 예정인 최고의 콘텐츠라고 하면 역시 ‘스타워즈’를 빼놓을 수가 없다. 필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극장에서 ‘스타워즈’를 관람했고, 어른이 된 필자 또래의 중년의 학부모는 최근 개봉한 ‘라스트 제다이’를 자녀들과 함께 관람하는 등 ‘스타워즈’는 3대를 이어서 즐기는 영화가 되었다. 이런 영화는 아직까지도 전무하다.
 

[영화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1977년 시작해 벌써 40년이 넘은 장수 시리즈이자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보유한 ‘스타워즈’는 단순히 영화 자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은 물론 음악, 피규어, 만화책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다스 베이더’의 ‘I’m your Father’라는 대사는 수없이 많은 패러디와 오마주를 통해 ‘스타워즈’라는 영화 속 세계를 벗어나 끝없이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었는데, 그만큼 영화가 세상에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또 제다이들이 서로에게 존경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나누는 “May the Force be with you”라는 인사말 역시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영화 자체만을 논할 때는 고전 스페이스 오페라의 바이블로 불리기도 하고 역사상 최고의 영화를 뽑을 때 빠지지 않고 반드시 등장하며, SF 장르에서는 아직까지는 그 벽을 넘어설만한 콘텐츠가 없을 정도다. 워낙 유명해 더 이상의 소개는 사실 불필요할 듯 하다. 아직까지 한 편도 안 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리즈 중에 한 편이라도 보길 추천한다.

[게임 스타워즈 X-Wing]
(이미지 https://techcrunch.com/2014/10/28/gog-brings-x-wing)

이렇게 유명한 명작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다. ‘스타워즈’는 당연히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쏟아져 나왔다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엄청나게 많은 게임들이 출시됐다. 일일이 소개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출시됐는데, 필자도 십 단위 까지는 숫자를 세어 보다가 포기했다. 

얼마나 많이 찍어냈는지 8비트 시절부터 가정용 콘솔 게임은 물론 PC나 아케이드 업소용, 모바일, 보드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어렵지 않게 ‘스타워즈’ 게임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정식 라이선스 외에도 해적판 게임과 모양이나 내용을 카피해서 만든 게임들까지 합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스타워즈’ 관련 게임들이 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되면서 PC게임의 경우 패키지게임은 물론 온라인게임으로도 출시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의 경우 그 인기가 해외만큼은 못했다. 워낙 다양한 온라인게임이 서비스되고 있고, 이미 한국은 온라인게임의 강국으로서 오래 전부터 수없이 많은 온라인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해 가는 수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무리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해도 단지 하나의 게임이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을 모두 장악하기는 쉽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Star Wars: Old Republic]
(이미지 http://www.swtor.com/eternal-throne/overview)

영화로 성공한 콘텐츠 중에 온라인게임까지 확장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국내에서 ‘스타워즈’ 온라인게임들이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애초에 한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 없었다거나, 아니면 북미 서비스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언어의 장벽(영어) 앞에 무너진 게이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경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능가하는 대규모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총 투입된 개발비만 3억달러(3000억원)에 마케팅 비용에 1억달러(1000억원) 등 한화로 4000억원이 넘는 제작 비용이 투입됐다. 역사상 가장 비싸게 만들어진 게임 중에 하나로 기록됐지만, 한국에서만큼 유독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역시 언어의 장벽이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워낙 두터운 팬층이 있는 콘텐츠이다 보니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접속해 포스와 함께 하는 분들이 많았다. 만약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했으면 괜찮은 결과를 냈을 것 같은데 국내에서는 많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아쉬운 게임 중에 하나가 되었다.

[Star Wars: Battlefront]
(이미지 http://www.businessinsider.com/heres-every-upcoming-star-wars-game-2016-6)

하지만, 그도 이해가 가는 것이 일렉트로닉 아츠(EA)가 ‘스타워즈’보다 앞서 서비스를 했던 ‘워해머 온라인’의 경우 초반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금세 열기가 식으면서 게임을 개발한 스튜디오가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해당 게임의 한국 판권을 획득했던 NHN 한게임은 계약을 체결하고도 국내 공개서비스 돌입도 못한 채 서비스 포기 선언을 해야 했다.

당시 NHN에서는 국내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유명 성우 기용은 물론이고 200 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책 53권 분량의 한글화에도 신경을 쓸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2010년 4월 100시간의 테스트를 끝으로 국내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워해머 온라인’의 실패로 회사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었는데, 개발비용의 회수는 고사하고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되었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렉트로닉 아츠 코리아는 당시 ‘스타워즈: 구공화국’의 경우 북미 메인 서비스의 흥행과 지속 가능성을 보면서 장기적인 흥행추이를 지켜본 후 신중하게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미 시장과 아시아 시장의 게임 플레이 환경이 다른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지만, 그 보다는 서양과 동양의 정서적인 차이가 더 큰 이유가 되었다.

[역대 흥행 기록]
(이미지 http://www.boxofficemojo.com/alltime/world/)

영화의 흥행 성적을 보더라도 전체 1위인 ‘아바타’의 경우 미국에서 올린 수익이 27.3%고 ‘타이타닉’의 경우에도 미국으로만 따지면 30.1%이나 ‘스타워즈’는 미국에서만 45.3%으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올렸다. 나머지 절반이 해외 모든 국가를 합친 수익을 나타내는데 그 중에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전세계적인 콘텐츠가 유독 한국에서만 빛을 발하지 못하는 듯 해서 아쉬움이 크다.

[Star Wars: Battlefront II]
(이미지 https://www.origin.com/kor/ko-kr/store/star-wars/star-wars-battlefront-2)

최근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가 발매되었다. 다양한 플랫폼 지원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글화 지원의 미비로 전작과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 필자의 잡소리

“In loving memory of our princess Carrie Fisher”

지난 날 40년 가까이 스크린에서 언제나 팬들과 함께 하던 ‘레아 공주’ 캐리 피셔가 세상을 떠났다. 2016년에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그녀를 2017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보러 극장에 갔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깊은 탄식과 함께 지난 날의 추억들이 물밀듯이 떠올랐다.

평온한 곳에서 안식하기를 바라며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싶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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