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공 힘입어 레고로도 만들어져… 시리즈 현재진행형
게임별곡 시즌2 [루카스아츠 ‘인디아나 존스’]
어드벤처 영화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영화 장르가 있을까? 가족영화로도 손색이 없으니 명절날 TV에는 꼭 한두 편은 편성표에 배정될 만큼 어드벤처 영화들은 오래도록 사랑받아왔다. 토요명화나 주말의명화에서는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한 꿈같은 이야기부터 어른이 되어서도 아직 잊지 못한 꿈을 찾아 다니는 어드벤처 영화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인디아나 존스’는 루카스아츠와 관련이 깊다.
혹자는 ‘인디아나 존스’에 대해 서구적 관점에서의 도굴꾼의 미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임은 확실하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카스가 시나리오를 쓰고 ‘죠스’, ‘E.T’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것만으로도 이미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고, 그 결과물은 망하는 게 이상할 정도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어드벤처 영화의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여담이지만 영화를 제작한 루카스필름과 한솥밥을 먹던 루카스아츠는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 같은 유명한 영화들을 게임으로 만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두 영화 모두 해리슨 포드의 대표작들이다. 또 나중에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인디아나 존스라는 이름의 ‘인디아나’는 조지 루카스가 기르던 개 이름이다(영화 중에도 개 이름을 딴 현실의 내용을 빗댄 대사가 나온다).
성공한 영상물(TV 드라마, 영화 등)의 경우 다양한 상품성 활용에 대해 당연히 고민을 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미학이라고 한다면 그 영역에 게임이라는 콘텐츠도 포함되는 것 또한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보다 더 광범위한 계층으로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콘텐츠 중에 게임만한 것도 없고, 한 번 만들기가 어렵지 만들어만 놓으면 계속해서 똑같은 제품을 거의 제로에 수렴하는 제작비로 영구히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은 게임으로의 진출을 꿈꿔왔다.
물론 게임 산업에도 패키지 생산과 같은 제조 비용, 유통 비용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 비용은 들어간다. 하지만 핵심 콘텐츠(제품)가 한 번 완성되면 생산비가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원본을 복사하는 것만으로 끝나기 때문에 어느 제조업보다도 이익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자체 생산할 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별도의 공장이나 생산설비의 투입 등의 산업 투자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서 외주 개발을 통해 자사의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거의 다 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전 지구인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영화 ‘E.T’조차도 이미 확보된 기반 콘텐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망작 게임으로 만들어져 결국 게임 산업을 지구상에서 멸망시켜 버릴뻔한 적도 있었다. 성공한 영상물이 반드시 성공한 게임으로의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상물의 게임화 실패작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자사의 손을 떠나 타사에 운명을 맡기고 의지한다는 점이다. 외주 작업을 하는 회사들의 책임감이나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보다는 직접 만드는 쪽에 비해 유연하고 신속한 지원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루카스아츠는 달랐다. 자사의 영화 제작사였던 루카스필름의 지원과 회사의 이름이자 회사를 대표하는 조지 루카스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게임 개발에 몰두하여 성공한 영화를 성공한 게임으로 만들자는 계획에 어긋남이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인디아나 존스’의 경우 워낙 유명한 영화이다 보니 여러 장르의 게임으로도 출시됐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인디아나 존스’ 게임은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 정도로 루카스아츠의 ‘인디아나 존스’ 게임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게임은 자사의 다른 어드벤처 게임 ‘원숭이섬의 비밀’과 더불어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게임 양대 산맥을 이루며 시리즈화 됐을 정도로 회사 내에서도 특별 관리하는 대상이었다.
성공한 게임 타이틀의 필수조건 중에 하나로 레고 블록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인디아나 존스’ 역시 당연히 레고로 출시됐으며, 레고와 영화가 만나 별도의 게임으로도 출시되었다. 루카스아츠의 또 다른 거대 타이틀 ‘스타워즈’ 역시 레고 블록은 물론 레고 게임으로도 출시되었는데, 어드벤처 게임 중 성공작으로 유명한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는 레고와 함께 하지 못했다.
‘인디아나 존스’의 레고 블록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게임 콘텐츠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영화와 함께 폭발적인 영향력으로 배급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이 레고로 출시되면서 ‘원숭이섬의 비밀’도 전혀 연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본 타이틀로 출시되지 못한 것은 꽤 아쉽다.
영화와 게임 ‘인디아나 존스’는 계속해서 그 시리즈를 이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디즈니의 인수 이후 게임 쪽은 주춤하고 있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다음 시리즈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하고 나서 많은 인력과 부서를 폐지하고 해체했지만,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만은 살려두었다.
영화로 4편까지 개봉되었고 현재 5편이 제작 진행 중이라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흘러나왔다. 처음 계획은 2019년 7월 19일이었지만, 후에 다시 2020년 7월 10일로 연기되었다. 감독은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맡았고 주연도 해리슨 포드 그대로이다. 다만, 역대 시리즈에 이어 주연 배우로 내정되어 있는 해리슨 포드가 2020년에는 80세에 가까운 나이이기 때문에 과거의 눈부신 액션 연기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영화 출시 곧 이어 이후 게임 출시로도 이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디아나 존스’ 5편이 개봉할 즈음에는 또 다른 ‘인디아나 존스’ 게임도 출시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필자의 잡소리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할 당시 디즈니 사의 회장 Robert Iger는 루카스필름의 조지 루카스에게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구애를 하며 힘들게 협상을 완료하고 한화 4조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회사를 사들였다. 하지만 정작 주요 관심사는 ‘스타워즈’ 콘텐츠 뿐인 것 같고 당시 루카스필름을 인수할 때 같이 딸려 들어간 루카스아츠의 경우 주요 개발팀의 해체와 정리해고를 통해 개발 중이던 게임 시리즈 역시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태로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그나마 ‘인디아나 존스’는 디즈니에서도 꽤 관심 갖고 관리하는 IP이므로 다음 게임 출시도 가능할 듯 하여 안심이지만, 역시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는 생명이 다 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