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엔진 독점 사용 계약 위반… 다른 게임에도 허락 없이 사용”
게임엔진 크라이엔진 개발사 크라이텍이 SF 온라인게임 ‘스타시티즌’ 개발사를 상대로 미국 지방 법원에 계약 위반및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크라이엔진 독점 사용 계약을 위반하고 다른 엔진으로 갈아탔으며, ‘스타시티즌’의 싱글 캠페인 게임에 허락 없이 크라이엔진을 사용했다는 이유다.
‘스타시티즌’은 클라우드임페리얼게임즈(CIG)와 로버트스페이스인더스트리(RSI)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공동개발중인 온라인 우주 비행시뮬레이션게임이다. 이들은 2012년 킥스타터에서 210만달러(약 23억원)를 모금해 게임 개발에 착수했으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모이자 개발 기간을 연장했다. 2017년까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금액은 총 1억7300만달러(약 1885억원)에 달한다.
초기의 ‘스타시티즌’은 크라이엔진3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크라이텍이 일부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 때 주지 못하는 등 경영난에 빠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개발사는 2016년 12월 크라이엔진 사용을 중단하고 아마존의 럼버야드엔진으로 갈아탔다.
럼버야드엔진은 아마존이 크라이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크라이엔진을 바탕으로 만든 무료 엔진이다. 크라이엔진에 비해 온라인게임 개발에 더 최적화됐다. 두 엔진은 많은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시티즌’의 엔진 교체 작업은 하루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텍은 CIG와 RSI가 ‘스타시티즌’ 개발에 크라이엔진을 독점 사용한다는 계약서 조항에 동의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시티즌’ 마케팅을 할 당시 크라이텍의 상표와 저작권 통지 표시를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에게 시장보다 낮은 비용에 엔진을 제공했으며, 게임 개발 초기에 크라우드펀딩을 돕기 위해 데모 영상을 만드는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크라이텍은 엔진 전환 이후에도 게임 일부가 크라이엔진에서 실행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CIS와 RSI는 이를 부인했다.
‘스타시티즌’의 싱글 캠페인인 ‘스쿼드론42’도 문제가 됐다. ‘스쿼드론42’는 ‘스타시티즌’과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독립형 게임이다. 크라이텍은 “스타시티즌이 아닌 게임에 크라이엔진 소스 코드를 사용하거나 서드파티 개발사와 공유하는 것은 계약상 금지됐다”며 “CIG와 RSI는 계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크라이텍은 두 개발사에게 7만5000달러(약 8100만원)의 직접적 피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한편, 간접적 및 특수 피해 배상금을 따로 청구했다. 또한 크라이텍의 저작권을 사용하거나 보유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금지 명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타시티즌’의 두 개발사는 외신을 통해 “럼버야드엔진으로 전환한 이후 더 이상 크라이엔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크라이텍의 소송에 적극적으로 방어할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