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기자의 e스팟]이명박 시장과 e스포츠팀 창단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는 얼마나 될까.

지난 13일 토고전이 열리던 날 상암월드컵 구장에서 그를 단독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토고전 응원 이벤트와 맞물려 국내 최초의 아마추어 e스포츠팀인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Winds’의 창단식이 있었고. 이 시장이 나와 축사를 했다. 태극전사 응원전에 모인 젊은이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였다.

창단식을 마치고 관중석으로 가기 전 붉은 악마 복장에다 붉은 스카프를 목에 맨 그와 마주 앉았다.

“한국의 e스포츠는 IT강국의 이미지와 더불어 세계적인 관심 대상이다. 반도체가 3000억원의 자본을 창출한다면.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4000억원의 규모다. 게임산업 리딩국가로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보좌진의 브리핑을 통해 알 수 있겠다 싶었다. 그는 지난해 WCG(세계사이버게임대회) 우승자와 직접 대전을 치러 “단칼에 진” 경험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e스포츠는 한국에서 먼저 시작했으니 선점 효과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IT업계에서는 남보다 먼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e스포츠가 문화콘텐트 산업으로 21세기 지식산업이며 게임은 산업과 문화를 다 포함한다고도 했다. 자연스러우면서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이 간 것은 다음과 같은 대목이었다. “사회 리더를 키우는 것은 인간관계를 통해서다. 게임이나 e스포츠가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콘텐트지만 인간관계와 인격형성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나 프로게이머들은 자칫 너무 고립되거나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한 정신·육체적인 건강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다분히 정치적인 행보로 의심받을 만한 그런 행사의 참석이었지만 3살짜리 손자가 마우스를 만진다든가. 아내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구한다든가 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며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게임과 e스포츠를 맡고 있는 기자로서는 국가지도자를 꿈꾸는 다른 주자들도 이 정도의 이해는 되리라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VIP석에는 다른 유력 주자인 고건 전 총리도 참석했다. 그날 경기는 한국이 토고에 2-1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일간스포츠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200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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