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 게임학회장 입후보 “4차혁명 화두 속 코딩교육 게임이 적극 지원”

요즘 소위 ‘4차혁명’이라는 화두가 뜨겁다. 용어가 임팩트가 커서 강력한 키워드가 되었고, 여기저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봇과 드론, VR과 AR, 딥러닝, 빅데이터,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스토리텔링과 그래픽, 동영상, 커뮤니티 등으로 실전에 강한(?) 게임이 있다.

중국의 경우 당대회서 다시 지도자 자리를 확고한 시진핑은 ‘기업가 정신’을 공산당이 채택하고 격려하겠다고 할 정도다. 이에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워텅은 “축제같다”고 표현했다.

이 거대한 ‘4차혁명’ 혹은 디지털경제는 세계 경제 모든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일반 생활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여야가 아닌, 단순한 정권적인 차원이 아닌 미래로 가는 사다리다. 글로벌 수준의 진흥책과 역차별 해소 등 대대적인 혁신을 필요하다.

게임톡은 내년부터 교과과정에 들어오는 ‘코딩’ 등 게임업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기획을 준비중이다. 물론 소위 ‘4차혁명’이라는 화두로 대변되는 디지털콘텐츠 시대, 게임업계의 선도적인 역할이 뭔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게임학회장 입후보한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보았다.

Q. 4차혁명 또는 디지털경제 관점에서 게임은 그래픽과 스토리텔링(시나리오), 커뮤니티와 동영상 등 그 총합이다. 단순한 게임이 아닌 IT의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동안 사행성이나 상장이라는 틀에 갇혔다. 국가를 위해 게임의 각 분야의 발전은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모멘텀이다. 4차혁명이라는 용어와 디지털경제와 게임의 관계를 정리해달라.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A. 사물의 의식화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피조물이 인간처럼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의 사물은 인간이 정해준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기존의 산업혁명과 다르다.

예를 들어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는 각각의 인공지능이 달린 사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독자적인 정보 처리를 하는 것이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BBC 인터뷰에서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 점에 대한 인식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미래라고 한다면 인간과 사물이 융합되어서 어우러지는 이런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에서 게임의 의미란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문제로 귀결된다. 4차산업혁명으로 정형화된 노동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과거에 기계화에 의한 대체라는 것은 블루칼라의 영역이고 일부만이 화이트칼라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마케팅의 경우 과거의 마케팅 기획 등이 현재 빅데이터에 상당부분 잠식당했다. 은행의 창구직원이나 마트의 캐시어들도 사라질 것이다. 그럼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바로 감성과 유희이다. 유희를 위한 것이 바로 게임이다.

또 하나 게임의 가능성은 게임 특유의 가상공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VR과 같은 공간에서 다른 인간과 대화하고, 게임하고 친구처럼 지내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를 대부분 커버하는 것이 게임이다.

Q. 게임산업은 한국 IT산업과 스타트업과 고용에 큰 기여를 했다. IMF에는 PC방이 등장 전세계 최초 온라인게임 수익모델과 e스포츠를 만들어냈다.

디지털경제 시대에 게임은 더 확대되고 활용할 공간과 영역이 커졌다. 가령 VR이나 AR, 사물인터넷은 이미 한국이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속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이뤄지는 영역과 겹친다. 게임 산업 사업적인 측면에서 이론을 지원하는 학계에서 어떻게 협력모델을 끌어낼 수 있을지 말해달라.

A. 현재 한국정부에도 산업에도 4차 산업 혁명의 본질이나 미래에 굉장히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모호하고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을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는 AI(인공 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 IoT, 로봇, 바이오 등의 여러 가지 요소 중 과연 한국의 게임 산업은 무엇을 잘 할 것인가. 다른 하나는 현재 한국 게임 산업의 역량은 어떠한가를 분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산업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중소 개발사들이 역량을 끌어 올리는 계기로서의 4차 산업혁명’인데 현재 그런 고민이 없다. 그리고 한국의 메이저 게임사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너무 보수적이라는 측면도 있다. AI, 빅데이터 등에서 과감하게 시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렇게 정부와 산업이 방향을 잡지 못하거나, 주저하고 있다면 게임학회가 중심이 되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 게임의 결합에 대해 학회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산업계가 흡수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여러 형태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대학의 게임학과에서 인디게임을 만들고, 이 결과가 다시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게 하는 형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론적인 트렌드 제시도 중요하다. 결국 인문학적인 배경이 중요하게 대두되기에, 즉 결국 4차산업혁명시대가 되면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기기 때문에 게임하는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제시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Q. 최근 30년간 대기업으로 가장 두각을 발휘한 것이 네이버나 카카오,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IT 게임분야다. 어쩌면 이렇게 단기간에 몸집과 영향력을 할 수 있는 분야는 IT분야 아닌 곳은 쉽지 않다. 특히 게임은 늘 관심대상이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할 시기가 있었다. 온라인게임을 주도한 호시절이었다. 이제 모바일게임으로 전환기시기다. "한국의 온라인게임 때 영광은 다시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기적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블루홀과 '검은사막'의 펄어비스는 온라인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평정했다. '게임산업은 흥행산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 게임의 놀라운 선전에 대해 평가해달라.

A. 두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기쁜 일이다. 한국 게임이 과거의 영광을 잃어가고 있는 차에 전쟁에서 승전보가 들어오는 것과 같다. 과거처럼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나온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이런 게임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과거에 한국 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를 보면 RPG가 나오면 다음에 웹보드, 캐주얼게임이 줄줄이 나오고, RPG 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어 각각의 분야에서 자신의 시장 세그먼트를 가지고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는 그런 성공의 연쇄반응이 사라졌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게임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성공하기가 어려워졌고, 결국에 과거의 자산이나 역량을 가진 게임사들이 과거의 연장선하에서 성공하는 것이다.

블루홀은 과거 엔씨소프트의 쟁쟁한 개발자들이 기반이 되었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나 넷마블의 '리니지 레볼루션'은 과거의 성공 IP(지적재산권) 기반이다. 어쨌든 두 게임의 성공은 10년 가뭄의 단비처럼 기쁘게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Q. 모바일게임 시대에 '애니팡'의 선데이토즈,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가 상장했다. 캐주얼게임이 하드게임으로 바뀌면서 이 상장사들은 흔들리고, 몸집이 크고 모바일게임에 적응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넥슨 등이 부활하고 있다. 부익부빈익빈 현상과 스타트업의 몰락이 심각하다. 그 원인은?

A. 모바일게임 산업도 성숙기로 가면서 온라인 게임과 같이 성숙기의 라이프사이클을 그리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캐주얼게임에서 하드코어 RPG게임으로 바뀌고 있고, 동시에 경쟁요소가 과거의 IP, 즉 온라인게임의 성공 IP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넷마블은 퍼블리싱의 힘을 잘 활용한 케이스다. 온라인게임 같은 경우 꽤 오랫동안 개발사가 힘을 가졌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초기부터 플랫폼 사업자와 퍼블리셔가 강력한 힘을 가지는 형태로 진화해 왔다.

그래서 현재 모바일게임에서 스타트업들이 성공하기 힘들고, 또 수익이 개발사에 유리하게 배분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산업에서 꼭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Q.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모바일게임 기습은 한국 규제와 함께 3년만에 역전이 되었다. 정책의 문제와 게임사들의 오만, 산업계의 전문가들의 무비판 등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반성에 동의하나?

A. 경쟁력의 역전은 여러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정부다. 셧다운제나 결제 규제 같은 것은 축구로 보면 자살골 같은 것이다. 한국 정부는 게임에 대해 정말 무책임하고 너무 모른다. 문화부나 다른 관련 부처의 국감에서의 답변을 보면 규제를 단기간에 철폐할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10년간 게임 산업의 잃어버린 10년, 암흑의 시기가 종식될 수 없다. 다만 지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중요한 정책적 이슈가 되고 있기에 4차산업혁명과 게임의 결합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은 중소개발사 복구 이슈와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다.

둘째, 한국 게임사들의 오만이 있었다.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게임사가 못 따라올 것이라는 자만이다. 저는 중국 게임시장과 게임사를 분석하면서 10여년 전부터 경고했으나 게임사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만은 산업의 독약이다.

 셋째, 학계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점도 있다. 이 점은 정말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학자들은 기술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변하는가,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분석하고 제언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점은 전문가들이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Q.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 게임과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뭐가 있을까?

A. 중국 게임에 대응 전략을 생각해 보자. 지금 게임의 혁신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디바이스의 변화다. 과거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게임 디바이스는 PC에서 모바일로 바뀌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불행하게도 아이폰의 소개가 2년 정도 늦어 결국 산업 생태계의 형성 자체가 지연되었다. 지금 게임 플랫폼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로 변화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못 찾고 있다. 앞으로 AR VR 콘텐츠를 잘 만들면 중국도 대안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도입할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우리의 역량은 약하지만) 아케이드 게임과의 결합이다. 아케이드게임과 AR VR은 매우 친화성이 높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스마트폰이나 PC기반 게임 유저들과 아케이드 유저들의 몸으로 하는 형태는 다르다. 미국이나 동남아 시장도 AR VR을 도입하는 데 있어 아케이드게임과 결합된 형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활용도 중요하다. 이 부분도 한국 게임사들과 세계 게임사들은 모두 모색단계다. 그나마 AI 지식을 많이 가진 것은 일본의 콘솔게임 회사들이다. 콘솔에서 NPC(Non-Player Character,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우미 캐릭터)는 중요했고, AI 이전부터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NPC에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것을 고민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경우 콘솔이 가진 AI적 요소를 유저의 힘으로 커버해왔다.

AI와 빅데이터는 유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을 다 알 수 있다. 아마존의 경우 그 사람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고 구매로 이어지는지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것은 엄청난 데이터다. 게임사들의 경우 한 게이머의 게임 내에서의 인간관계와 행동패턴을 전부 알 수 있다. 향후 공공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게임사들이 유저데이터를 개인정보만 삭제하고 통합해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한다. 물론 큰 회사들은 불편해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단위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과감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중국에 대한 대응 전략에서 AI나 빅데이터,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요소들을 먼저 신속하게 결합해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Q. IT 분야 공무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유능한 인재로 산업을 이끌어온 주역 중 하나라는 평과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태를 위해 회사로 찾아오는 등 적극적인 노력 부족도 지적된다. 담당 공무원들이 게임회사들과 자주 만나는 모임을 주선할 생각은 없나. 국회의원과 개발사 사람들을 주선할 생각은 없나.

A. 아주 좋은 질문이다. 이 문제에 충분히 공감해서 최근 국회와 민간이 주축이 되고 정부가 지원하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가칭 ‘콘텐츠 미래융합포럼’이다. 이 포럼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출범할 것이고 그 중심은 민간 전문가와 국회의원으로 정부는 지원하는 형태를 가질 것이다. 이 포럼에서는 정부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회의 정책 입안자들이 개발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 게임업계는 우수한 인재들의 아이디어와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정치권이나 정부에 전달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통로가 막혀 있었던 것 같다. 과거 2000년대에만 해도 이슈나 문제가 있으면 정부 부처를 찾아갔다. 해결이 되든 안 되든 이야기하면서 업계가 위안을 얻었다. 그런데 지금은 찾아가지 않는다. 과연 게임 주무 부처의 공무원들이 게임업계에 몇 번이나 찾아 가는가. 간담회를 몇 번이나 하는가.

게임사가,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먼저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게임 산업 쪽에서는 당연한 것이 산업 밖으로 나가면 정말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난다. 대표적 경우가 셧다운제다. 셧다운제의 산업적 충격은 말로 할 수 없다. 포럼은 이런 정책적인 대안을 논의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Q. 현재 학계가 정부에 이끌려다닌다는 평가를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정부가 원하는 연구한 하는 보수적인 연구풍토가 대정부 견제력 약화를 불렀다고 했다. 그 대안은?

A.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보수적인 연구 풍토가 문제다. 학계는 중립적인 연구, 정부부처가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게 아니라 때로 정부에 조언하고 쓴소리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셧다운제도 같은 경우 학자들이 조직적으로 연구를 수행해서 그 영향을 분석했어야 했다. 산업적 규제의 경우도 학자들은 제대로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연구 아젠다를 학계가 적극적으로 설정하고 끌고 나가지 못했다는 문제도 있었다.

Q. 게임학회는 코딩 의무 교육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최근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등 게임을 교재로 쓰는 경우도 소개되고 있다. 쉽게 접근할 게임을 교육과정으로 할 수 있는 심층적인 산학 연구도 필요할 것 같다.

A. 대단히 좋은 질문이다. 학회도 코딩 의무 교육에 대해 관심 있게 보고 있다. 현재 코딩 의무교육이 단순한 프로그래밍 교육이나 기계적인 교육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일으키는 것이 취지인데 어린이들에게 그런 관심을 없애버릴 우려가 있다. 또한 입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 같다.

코딩교육의 핵심 솔루션은 게임이다. 과거 G러닝에서는 일본 NTT와 같이 게임제작 툴에 기초 데이터를 입력하면 게임이 만들어지는 형태를 초등학생들에게 소개, 연구한 적이 있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만든 게임이 실행되는 것을 보고 정말 기뻐했다.

산학연구 또한 고민하고 있다. 게임제작 과정을 교과과정의 일부로 도입하는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코딩 교육의 소프트웨어와 달리 게임이라는 이름을 사회에서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소프트웨어라는 용어는 거부감 없지만 게임이 나오는 순간 절반은 거부감을 가진다.

Q. 규제와 한국산업 역차별은 게임뿐이 아닌 IT업계 공동과제다. 디지털협의회가 생겨 게임-쇼핑-스타트업협회 등이 힘을 모으고 있다. 게임학회도 디지털경제인으로서 진흥과 규제 문제를 공동 대처할 생각은?

A. 의사가 있다. 디지털협의회가 생긴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미국을 보면 이미 경제의 중심 세력은 제조업이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같은 IT기업이다. 백악관 초청 기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IT 쪽이 중심축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우리는 과거 대기업 제조업이 경제 중심세력으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것은 문제다. 한국의 미래 산업 모델이라는 측면에서도 IT 쪽이 주도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게임학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Q. ‘미래의 10년을 먼저 설계한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게임학회 회장에 출마의 변을 표했다. 게임학회장이 당선되신다면 학계 위상을 올리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일들을 실천하고 싶은 것을 소개해달라. 또한 ‘4차혁명’의 트렌드 차원에서 빅테이터과 사물인터넷 등 게임의 연관성을 위한 연구를 할 생각은 없나.

A. 일단 회장이 되면 첫째 대 정부 관계, 둘째 대 산업관계, 셋째 게임 인력 양성 및 교육문제, 넷째 글로벌 교류 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  

첫째, 대정부 관계에 있어 개인이 아니라 학회라는 집단적인 힘을 결집시켜, 학계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다. 과거처럼 정부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고 정부 정책에 대해 분석하고 발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 정부 정책 분석을 통해 진흥책이나 규제책의 문제, R&D 정책 분석과 대안 제시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산업계와의 협력, 교류를 강화할 것이다. 학계가 약화된 것은 게임 산업의 특수성인데, 게임 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있다. 초기에는 게임 관련 학자들의 공헌이 컸는데 산업이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약화된 점을 반성한다. 그런 점에서 산업계와 적극 협력해서 4차 산업혁명의 활용 등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산업계가 규제 등 정부와의 마찰이 있을 때 중립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 게임 관련 교육 이슈인데 지금 전국의 게임학과들이 많이 약화되어 있다. 지금 게임학과의 이름을 바꾸거나 사라진 곳도 많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 전체의 약화와 연관이 있다. 학회가 기여할 분야가 연구와 교육인데, 그 한 축이 교육이다. 대 정부와 대 산업 관계에서는 연구가 중요한 부분이지만, 인력양성 부분에 있어서는 교육이 중요한 사안이다. 

이 부분은 정부와 협력해서 해결하려 한다. 과연 산업계는 어떤 인력을 원하는지, 정부는 향후 인력양성에 대하여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대안을 만들 것이다. 국회도 입법을 통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글로벌 교류다. 학회의 연구 활성화 측면에서도 해외의 유명 대학이나 학회와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 학회나 대학과 함께 미래 게임의 트렌드 연구를 할 수도 있다. 특히 교류는 게임학회의 위상에 걸맞은 해외의 유명대학이나 유명학회와 해야 한다.

다른 예로 제가 재직중인 중앙대의 경우 중국의 청도과기대와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중국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중국의 경우라면 상하이와 베이징에 있는 중요 대학이나 학회, 일본이라면 도쿄대, 오사카대학과 같이 중요대학, 학회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교류를 통해 해외의 우수한 개발자들을 강연자로 불러들일 수도 있다.

더불어 4차산업혁명 정책 차원에서 게임과의 연관성을 높이는 연구를 해야 한다.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차원이 어떻게 결합할지가 중요한 이슈이니 학회가 중심에 서서 정부의 이런 연구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가고 싶다.

Q. 게임학회를 비롯한 더 말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A. 과거 우리 게임학회를 보면 역대 회장님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오셨다. 이 성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학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부와 게임산업계 그리고 전국의 게임학과들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는, 게임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시너지가 나올 수 있는, 그리고 그 중심에 학회가 자리잡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성원 부탁드린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 한국게임학회 부회장

위정현 교수는?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사)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 한국게임학회 부회장, 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자문위원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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