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막강한 규제 아래 한국 게임사들 속앓이 깊어져

게임업계로 번진 중국의 한한령 여파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 8월 9일 비준한 외자판호를 4일 공개했다. 외자판호는 해외산 게임 혹은 IP(지식재산권)를 사용한 게임이 중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허가권이다.

이번에 광전총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9일 비준한 외자판호는 총 42건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국산 게임은 단 1건도 비준되지 않았다. 지난해 3월부터 불거진 중국의 한국산 게임 보이콧은 5개월 이상 지속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광전총국은 올해 상반기 판호 비준이 전년동기대비 11.35배 증가했음에도 불구, 한국산 게임에는 굳게 문을 닫았다. 상반기 광전총국이 비준한 판호는 총 5145건이며, 한국산 게임은 불과 6종(0.11%)에 그쳤다. 판호 비준을 기다리는 한국산 게임은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 레드나이츠’, ‘검은사막’ 등이 있다.

지난해 약 29조원 규모로 글로벌 최대 게임시장으로 올라선 중국은 한국에게 이중적인 태도로 무역보복을 취하고 있다. 한국산 게임에만 자국 수입을 철저히 막고, 수출만 허용하겠다는 모양새다. 미국, 일본산 게임의 외자판호가 꾸준히 비준되는 것과 완전히 대비된다.

반면 중국산 게임은 한국 시장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산 모바일 게임은 ‘권력’, ‘반지’, ‘음양사’, ‘소녀전선’ 등이 한국에 출시돼 시장을 장악했다. 6일 기준, 이들 게임들은 대부분 양대마켓 매출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일부 퍼블리셔는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만 전문적으로 수입, 유통하기도 한다.

올해 27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웹게임 시장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국내 웹게임 전문 포털을 보면 대부분 중국산 게임이 장악했다. 이 시장은 단타성 수익을 노린 중국산 게임이 밀물처럼 쏟아져, 한국산 게임은 경쟁력을 잃고 개발비조차 뽑아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상 국내 웹게임 시장 자체가 중국에 종속된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과 연계해 중국의 한한령에 피해를 입은 중소 기업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며 “하반기 한·중 FTA 후속 협상에서 관련한 내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중국의 한한령은 실체가 없어 정부기관에서 대응이 어렵고, 관련 유관부서에서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며 “한콘진에서는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직접 진출, 시장 다변화를 주요 목표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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