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RPG ‘다크어벤저3’ 출시 앞둔 반승철 불리언게임즈 대표 인터뷰

불리언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를 맡은 모바일 액션RPG ‘다크어벤저3’가 27일 한국에 전격 출시됐다. 시리즈 1편이 나온 지 4년 남짓, 어느새 3편째다. 비록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누적 다운로드 3500만 건을 달성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해외로 진출한 한국 모바일 액션RPG 중에는 가장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다크어벤저3’가 해외를 놔두고 첫 출시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점은 의외였다. 한국 액션RPG 시장은 레드오션이고, ‘다크어벤저’는 인지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다. 게임 출시일을 며칠 앞두고 넥슨 사옥에서 만난 반승철 불리언게임즈 대표에게 왜 한국에 먼저 출시하느냐고 물었다.

반 대표는 “글로벌에서 잘된 것에 비해 한국 성적이 약했던 것이 아쉬웠다”며 “개발진들도 한국에서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답에서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 그래픽 상향평준화 시대… 본질인 액션으로 승부

그동안 ‘다크어벤저’ 시리즈가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원활히 구동되도록 ‘가격대성능비’가 높은 그래픽을 추구했다면, 이번 작품은 고사양 디바이스에서 최상급의 그래픽을 구현하는데 목적을 뒀다. 액션RPG 유저들의 눈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언리얼엔진4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 넷게임즈의 ‘히트(HIT)’ 이후부터는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다. ‘히트’에 버금가는 그래픽이 아니면 명함을 내밀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문제는 ‘히트’가 그래픽 품질에서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히트’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실제 육안으로 보는 차이는 미미했다. 반 대표는 “히트의 그래픽이 100점 만점에 95점이라고 한다면, 97점짜리 게임을 만들 수는 있다”며 “하지만 유저들 입장에서는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래픽 품질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다.

불리언게임즈는 ‘다크어벤저3’만의 차별점으로 액션RPG의 기본이 되는 액션을 강조하기로 했다. 우선 시점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쿼터뷰에서 캐릭터 등 뒤에서 보는 백뷰로 과감하게 바꿨다. 쿼터뷰가 모바일 액션RPG의 정석 메타이긴 하지만, 이 방식에서는 유저에게 줄 수 있는 재미의 역치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고, 답은 백뷰라는 결론이 나왔다.

타격감을 올리기 위해서는 콘솔게임에서 많이 쓰이는 ‘피니쉬 액션’을 도입했다. 적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칼로 찌르거나 둔기로 내려치는 등의 특수 공격이 발동되는 방식이다. 또 몬스터에 탑승하거나 적의 무기를 탈취하는 시스템도 넣었다.

모바일 액션RPG에서는 이례적으로 온천과 낚시 시스템도 넣었다. 길드원들과 만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오픈형 공간으로, 전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할 때 들르는 곳이다. 반 대표는 “우리 게임의 긴장감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레이드나 PvP 콘텐츠를 몇 판 하면 지칠 것”이라며 “(이렇게 지쳤을 때) 게임을 종료하는 게 아니라 쉬면서 작은 보상을 받아갈 수 있도록 이 시스템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다크어벤저3’의 또다른 특징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매우 세부적이라는 것이다. 헤어, 체형, 눈썹, 눈동자, 코, 입술 등 다양한 부분을 조절할 수 있다. 또 방어구 염색 기능도 넣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렌더링 과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반 대표는 “30명의 캐릭터들이 한 화면에 돌아다녀도 문제 없을 정도로 최적화 작업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 넥슨 최대 흥행작 ‘히트’ 매출 넘겠다

넥슨은 ‘다크어벤저3’ 흥행을 위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기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회사원A, 유준호를 기용해 홍보 영상을 제작했고 게임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TV 광고도 집행중이다. 출시일이 가까워진 7월부터는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시작해 30만명의 참가자를 모았으며, 사전예약자 수는 일찌감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송호준 넥슨 사업실장은 “출시 시점에는 사전예약자가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출에서 히트의 기록을 넘겠다는 게 넥슨 내부 목표”라고 말했다.

마켓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반 대표는 “사람은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1등은 못할 것 같다”고 손을 내저었다. 그는 “예전에는 사전예약자 100만 명을 모은 것도 자랑할 일이었는데, 요새는 신(神)계에 해당하는 MMORPG들이 워낙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 숫자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웃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MMORPG가 대세이기 때문에 액션RPG에도 기회가 있다는 게 반 대표의 말이다. 그는 “MMORPG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우리 게임이 나오게 된 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액션RPG는 탄탄한 유저층을 보유한 주류장르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크어벤저3’가 한국에서 연착륙에 성공하고 난 이후에는 주무대인 해외로 눈을 돌릴 생각이다. 반 대표는 “한국 클로즈베타테스트(CBT) 때도 어떻게 알고 왔는지 러시아, 브라질, 터키, 독일 등에서 유저들이 들어오더라”며 “액션RPG를 선호하는 국가들의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다크어벤저 전작들이 중국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며 “한국 액션RPG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 우리가 그 첫 사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