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과금요소 배제, 대전 중심의 모바일 AOS게임 ‘펜타스톰’

모바일 e스포츠를 겨냥했던 AOS게임들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게임의 특징을 살리지도 못한 채 사라진 경우도 많다. 모바일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컸다. PC 온라인 AOS게임을 억지로 모바일에 적용하다보니 조작, 뷰, 재미 등에서 이용자들의 악평이 쏟아졌다. ‘AOS게임을 하고 싶으면 PC에서 하지 왜 굳이 모바일에서 하느냐’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AOS게임의 특징을 놓고 본다면 중국 텐센트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펜타스톰’은 상당한 수작이다. 원거리 딜러의 카이팅, 탱커의 CC, 누커의 폭발적인 대미지 등 PC온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모바일에 그대로 담았다. 물론 조작은 단순하면서도 정교하게 모바일 환경에 맞춰 최적화를 거쳤다. 모바일 AOS에 대한 우려를 일거에 해소했다. 재미만 놓고 본다면 중상 이상이라는 평가다.

직접 ‘펜타스톰’을 해보면 PC온라인 AOS의 느낌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손 안에서 펼쳐지는 사람과 사람 간의 대전이 묘하게 긴장감과 승부욕을 불러일으킨다. ‘펜타스톰’은 유저간 대전(PvP)으로 승부가 주목적이다. 영웅, 룬, 특성 등 이런 부분은 과금으로 살 수 있지만, 플레이로 얻은 보상으로도 금방 수집할 수 있다. PC 앞에 앉기 어려운 상황에서 AOS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매우 적격이다.

넷마블은 ‘펜타스톰’을 매출 순위보다 저변 확장부터 노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실제 게임 안에서 유저간 대전을 누르면 5대5 매칭이 불과 10초 내외에 잡힌다. 유저풀을 꽤 갖췄을 때만 가능한 부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특별한 과금 요소가 없는 마당에 매출 순위까지 3일 기준 29위다. 천천히 올라가겠다는 넷마블의 야심찬 계획이 성공하는 모양새다.

내 손안의 PC온라인 AOS게임

‘펜타스톰’은 튜토리얼이 짧다. 초기 설명이 부족해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역으로 많은 게이머들이 알고 있는 AOS게임의 지루한 튜토리얼을 희석했다. 찰나의 시간에 튜토리얼은 끝나고, 바로 다른 유저들과 대전으로 진입할 수 있다. 곧바로 진입한 대전에서는 AOS 초보들의 향연이 벌어진다.

놀라운 점은 AOS를 아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부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들이라는 점이다. 본진이 털리든 말든 라인으로만 달리는 ‘마이웨이형’, 나 혼자 모든 적을 죽이겠다는 ‘일기당천형’ 등 PC온라인 AOS게임의 극초기 현상이 ‘펜타스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물론 개중에는 AOS를 익히 알고 있는 유저도 간간히 보였다. 혜성처럼 나타나 양민학살(양학)을 일삼는 그들을.

‘펜타스톰’은 간단한 조작, 직관적인 시점, 음성 커뮤니티 지원 등 지금까지 등장한 AOS게임 중 가장 모바일에 최적화된 모습을 띄고 있다. 덕분에 풍부한 유저층을 확보했고 AOS게임의 난제인 매칭까지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특히 4레벨부터 궁극기 사용으로 플레이 시간까지 10분 내외로 줄여 더욱 빠르고 간단한 모바일게임의 특성을 버무렸다.

정글 몬스터, 버프, 드래곤, 부쉬(수풀), 타워 등 PC온라인 AOS의 맵을 모바일에 적용했다.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마우스 클릭과 정확한 타이밍 스킬 시전이, 자동 타게팅과 느슨한 스킬 시전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원적인 대결부분에서 한 명만 빠지더라도 순식간에 휩쓸리는 부분은 PC온라인과 변함없이 적용됐다.

부담없이 과금하는 게임, 넷마블의 실험작

최근 모바일게임은 ‘과금=강함’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아예 뽑기, 강화 등 과금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은 게임도 부지기수다. 그런 와중에 ‘펜타스톰’은 과금이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부분을 철저히 배제한 넷마블의 실험작이다.

‘펜타스톰’의 과금으로 스킨, 영웅, 룬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스킨을 제외한 나머지는 게임 플레이로 얻은 메달(게임재화)로 대체 가능하다. 그냥 과금은 PC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와 거의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아니 1% 제외한 99%가 똑같다.

RPG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자동 사냥’과 같은 편의성 기능으로 ‘보는 게임’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펜타스톰은 플레이를 통해 얻는 보상과 단지 PvP 승부만이 기록되는 철저히 ‘하는 게임’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펜타스톰’은 핵과금러도, 무과금러도, 모두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오히려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유난히 돋보였다. ‘펜타스톰’은 플레이하면서 넷마블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버려야 했다.

AOS의 정수를 담았다…하지만 단점까지 같이 왔다

결과를 내린다면 ‘펜타스톰’은 기존 PC온라인 AOS게임을 짧고, 빠르게 압축한 게임이다. 잠깐동안 모바일게임으로 AOS의 정수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부담이 가지 않도록 구현됐다. 기존 모바일 AOS게임이 PC온라인 AOS게임을 옮기는데 주력했다면, 펜타스톰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넷마블은 ‘펜타스톰’을 e스포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체험해본 결과, e스포츠로서의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자동 타기팅이 포함된 마당에 과연 SKT의 페이커, 뱅과 같은 선수들의 슈퍼플레이를 캐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펜타스톰’에 아쉬운 부분도 남아있다. AOS게임의 고질적인 문제 ‘탈주’가 펜타스톰에서도 간간히 나타나고 있다. 게임 종료 후 신고 기능으로 제재를 가한다고 하지만, 플레이 시간 내내 고통받은 기억이 온라인게임과 그대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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