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임새 있는 콘텐츠와 합리적인 과금에 이용자들 호평 쏟아져
중소개발사 베스파가 만든 ‘킹스레이드’가 흥행 롱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고 매출 10위권 내 진입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와 신규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안정적인 운영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리니지2 레볼루션’의 폭발적인 인기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소낙비를 피하자는 심정으로 출시를 미루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중소개발사 베스파가 만든 ‘킹스레이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요란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출시를 강행, 시작은 미약했지만 꾸준히 인기가 상승했다. ‘킹스레이드’는 초기 마케팅 비용 100~200억원을 넣고 한 번에 확 터진 게임도 아니다. 단지 이용자들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바이럴로 성공한 케이스다.
사실 베스파 입장에서는 ‘킹스레이드’가 회사 존립의 마지막 보루였다. 앞서 출시한 2개의 모바일게임은 소리 소문 없이 앱 마켓에서 사라졌고, 기업 계좌가 2330원이 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킹스레이드’를 출시했다.
■ 합리적인 BM으로 비과금, 과금 이용자 사이에 밸런스
아직까지 국내 게이머들에게 ‘모바일게임은 무료다’라는 인식이 은연 중에 남아있다. 이 때문에 과금과 비과금 사이에 게임사들은 밸런스를 맞추느라 고심, 또 고심을 하기 마련이다.
약 한달간 과금, 비과금으로 ‘킹스레이드’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비즈니스 모델(BM)은 혹자들이 말하는 ‘착한 과금’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어려웠다. 그보다는 유저가 과금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얻는 ‘합리적인 과금’에 가까웠다.
‘킹스레이드’의 핵심 과금 요소는 캐릭터 구매와 아이템 뽑기다. 캐릭터 뽑기야 약 4~5만원 가량 과금을 통해 구매하거나, 여관에서 죽치고 대화(인사), 매수(금 선물), 애정행각(하트 선물) 등으로 얻을 수 있다.
탱커, 전사, 원거리 딜러, 힐러, 누커, 격사 등 다양한 포지션을 가진 캐릭터들은 성장에 따라 더욱 강력한 모습을 갖추고, ‘파편런’과 레이드를 거쳐 55레벨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대(大) 파밍의 시대’로 접어든다. 과금에 따라 파밍 제한이 있다면 유저들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겠지만, 그런 부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캐릭터 이외 동반돼야 하는 아이템 부분은 확실한 과금 요소가 존재했다. 바로 ‘전용 무기’와 ‘유물’이다. 물론 결투장, 도전의 탑 등에서 이 아이템의 재료를 얻을 수 있지만, 뽑기가 아닌 방법으로는 50~100일까지 막대한 시간적인 간극이 발생한다.
캐릭터 레벨만큼 성장하는 ‘전용 무기’와 매우 높은 효과를 지닌 ‘유물’은 과금 유저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물론 비과금 유저들에게도 결투장, 도전의 탑에서 꾸준히 모으면 가능하다는 도전 심리를 자극해, 충분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부분의 망겜이라고 불리는 모바일게임들이 가장 먼저 실수하는 부분이 비즈니스 모델 설계다. 유저들의 소비 패턴 분석과 과금 요소를 밸런싱으로 가다듬고 적절한 보상으로 충족시켜준 게임들이 성공하지만, 다급한 출시 일정에 엉망진창인 게임들도 쏟아졌다.
‘킹스레이드’의 과금 측면만 봤을 때, 국내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입맛에 맞췄다. 속칭 ‘개돼지’ BM도 아니고, 과금과 비과금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느라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작부터 전용 무기를 달고 태어나는 ‘금수저 카셀’에 현혹되지는 말자. 과금이 아니라면 카셀로는 챕터 진행이 조금 어려웠다. 헤비 과금러가 아닌 한 결투장에서도 후회를 한다.
■ 커뮤니티 콘텐츠 및 콘텐츠 순환 구조를 형성
대부분의 모바일게임, 특히 RPG 장르에서는 출시 전부터 대규모 콘텐츠를 강조한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면 이제 신물이 날 정도로 지겨운 ‘XX탑’, ‘요일 던전’, ‘레이드’ 등 너무나 뻔하디 뻔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킹스레이드’도 콘텐츠 구성은 기존 모바일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독특한 커뮤니티 콘텐츠와 콘텐츠 순환 구조로 인해 단조로움을 극복했다. 특히 다수의 이용자들이 서로 협력해 붉은 용, 검은 용 등을 처치하고 보상을 나눠 갖는 레이드는 ‘킹스레이드’의 백미다.
또 매일 밤 11시 30분마다 유저들이 만들어 낸 커뮤니티 콘텐츠 ‘파편런’은 성장을 위한 몸부림이다. 고이 아껴둔 루비 600개와 ‘전리품 부스터’를 들고 상급 던전으로 향하는 모습은 이틀에 한 번씩 꼬박 벌어지는 퀘스트다.
콘텐츠 순환 구조도 마감까지 깔끔하다. 레벨업 육성, 파편 수집, 성장, 도전의 탑, 결투장, 지하 감옥, 왕궁 등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순환 구조는 ‘조금 더 하고 싶다’라는 몰입감을 준다.
초기 을씨년스러운 공식카페도 사람이 늘어나 북적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버그 픽스부터 캐릭터, 아이템 획득 자랑 등 쌍방향 커뮤니티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3일 20시 기준 ‘킹스레이드’ 공식카페의 일일 게시글은 3751개다. 동시간 ‘리니지2 레볼루션’ 8284개보다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다.
업데이트 분량도 희소식이다. 빠르게 콘텐츠 소비가 되고 있지만, 4월 중 신규 챕터가 기다리고 있다. 또 길드 콘텐츠와 PVP도 확장이 될 것이라고 게임 내 예고했다. 개발사 베스파는 라이브 대응에 업데이트까지 아마도 전쟁과도 같은 상황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킹스레이드’는 중소개발사가 만든 모바일게임이라면 일단 선입견을 갖고 보던 시선을 한 번에 종식시켰다. 솔직히 이런 게임이 어떻게 퍼블리셔에게 선택받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물론 퍼블리셔를 만나면 현재의 모습 그대로 출시됐을지도 의문이 가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다. 캐릭터 버그 픽스 부분이다. 가령 파벨의 1스킬이 적용이 안된다던지, 셀레나 3스킬 대미지가 정상적이지 않다던지, 로레인 독 중첩이 정상적이지 않다던지 등 이런 부분은 빨리 수정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