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엑스포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상 현실의 핵심 트렌드 및 진화방향’ 발표

앤디 김 HTC 바이브 디지털플랫폼 총괄 부사장이 VR(가상현실)산업 초기에는 VR방이나 테마파크 등의 B2B 사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저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한데, B2C 사업은 아직까지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김 부사장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VR 엑스포 2017 개막식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상 현실의 핵심 트렌드 및 진화방향’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김 부사장은 VR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VR이 주는 경험이 시각에서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 6개월간 만난 VR 벤처기업들 중 청각과 촉각에서 기술적 진보를 보인 곳이 많아졌고, 올해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청각과 미각 등을 해결하겠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것.

김 부사장은 “사람들이 지금의 VR을 실제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시각 이외에 다른 감각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당장 돈을 버는 방법만 고민하는데, 생태계가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를 플랫폼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이엔드 HMD와 로우엔드 HMD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로우엔드에서는 모바일의 성능이 점차 올라가고 있고, 하이엔드에서도 케이블이 없어지는 등 휴대성이 강조되는 추세”라며 “결국 VR이 혼합현실(MR)을 구현하게 될 것이며, 골방이 아닌 아웃도어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VR게임에서는 멀티플레이 지원 유무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혼자 플레이하는 게임은 제작 여건상 플레이타임 15~20분을 넘기기 힘들다”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은 니즈가 두드러지는데, 이를 만족시키려면 제작 단계부터 멀티플레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VR산업은 B2B 사업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PC방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과 인프라를 통해 선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한국 VR방 사업자들은 잠재적인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콘텐츠 제작자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B2B 전용 디바이스 ▲관련 규제 및 정책 ▲적절한 위치 선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부사장은 VR방 이외에도 대형쇼핑몰, 영화관, VR 전용 테마파크 등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엔드에서는 PC방이 생각보다 좋은 환경이 아니다”라며 “고객을 모으려면 PC방 요금 수준으로 가격을 내려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형쇼핑몰과 연계하거나, 영화관과 제휴해 개인화된 스크린을 제공하거나, VR콘텐츠로 구성된 테마파크 론칭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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