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0만원으로 시작한 아프리카TV BJ, 지금은 수억대 연봉으로

[창간 5주년 기획] BJ로 본 게임세상 2 – 온라인게임 LoL 방송 BJ 로이조

방송 1개월만에 베스트 BJ, 신인상, 3년간 파트너 BJ, 2년 연속 아프리카TV BJ 대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BJ가 있다. 그는 바로 아프리카TV BJ인 ‘로이조(본명 조봉준)’다. 각종 타이틀을 휩쓴 그의 방송을 보면 항상 화려하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함 속에는 그의 눈물겨운 과거가 녹아있다. 로이조는 처음부터 전문적인 BJ도,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난 것도 아니다. 단돈 100만원을 밑천으로 시작해 지금 위치까지 오른 자수성가 BJ의 표본이다.

깔끔한 차림의 그가 인터뷰 자리에 나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BJ와 특별한 점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와 대화를 나눈 지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아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모든 게 오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름한 단칸방에서 시작한 BJ의 꿈

“아침부터 새벽까지 방송했다. 음식점에서 한 달간 일해서 벌은 돈 100만원으로 80만원 짜리 PC와 2만원짜리 저가형 캠을 사서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을 시작했더니 마이크가 없어서 정말 힘들었다”

로이조와 함께 걸으면서 나눈 첫 대화다. 올해 스물아홉인 로이조는 IMF 구제금융 사태 때 집안이 기울어 부산에서 어렵게 자랐다. 최초 방송은 허름한 집에서 2012년 12월부터 시작했다. 변변찮은 방송 장비하나 갖추지 못해 정말 '흙수저' 방송이었다.

로이조의 방송을 보면 쉴새 없이 각종 애드리브가 넘친다. BJ로 활동하기 전 개인방송이라는 것을 처음 본 로이조는 새로운 세상과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콘텐츠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를 원칙으로 한 그의 방송은 아프리카TV 플랫폼 내 최고 인기 방송 중 하나다.

로이조의 방송은 특정한 시간대에만 진행되거나, 하나의 콘텐츠로만 진행하지 않는다. 먹방, 대화방, 게임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면서 시간대도 오전, 낮부터 심야까지 거의 일상생활과도 같은 시간대에서 온에어(On Air)가 된다.

반전에도 이런 반전은 없었다. 지금은 수억원대 연봉으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그가 시청자들에게 그런 과거 이야기를 꺼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버스요금 1100원이 없어서 8킬로미터 거리를 걸어 다니고, 학교 급식비가 부담스러워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

로이조는 “2012년 개인방송을 진행하기 전에 시급 5500원을 받는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며 “학업, 나이, 특기 등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되돌아보며 BJ로서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첫 방송 시절을 되짚어보면 가진 게 너무 없어서 추운 겨울에 벌벌 떨면서 방송을 켰고, 허름한 곳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싫어 화면의 왼쪽만 비추는 등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각종 예능이 담긴 로이조의 ‘리그오브레전드’ 방송

로이조는 먹방, 대화방, 게임방송 여러 분야의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그중 단연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때마침 그가 방송을 개시한 2012년은 ‘롤’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때다.

로이조의 ‘롤’ 방송은 특별하다. 정글 티모, 체력 1만 초가스, 정글 그레이브즈 등 엽기적인 픽부터 실험적인 픽까지 ‘롤’에서 그의 플레이는 항상 화제다. 하위 티어에서는 이상한 픽이 나올 때마다 “로이조가 애들 다 망쳤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로이조는 ‘롤’ 방송을 할 때 오전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랭크게임을 진행한다. 쉬는 날은 거의 없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캠 앞에서 떠날 수 없어 패스트푸드만 3년 동안 먹었다. 또 시청자들과 소통을 위해 끝없는 대화 덕분에 성대결절만 4번 겪었다.

예능과 실력이 오묘하게 섞인 그의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가끔은 방송을 보면서 플레이하는 속칭 ‘방플’에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로이조의 방송은 마냥 엔돌핀이 넘치는 즐거움의 연속이다.

로이조의 방송은 10~20대 시청자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인다. 그중 10대가 약 35%다. ‘롤’이 인기인 청소년층에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 그의 인기에 따라 고정팬도 늘어났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불만스러운 안티팬들도 늘어났다.

로이조는 “방송 스타일에 따라 재능형, 노력형으로 나눈다면, 하루에 16~18시간씩 방송을 진행하는 노력형이라고 본다”며 “롤 덕분에 많은 인기를 얻었고, 처음부터 독기를 갖고 시작했다. 방송 장비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반 성장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은 로이조

로이조는 ‘롤’ 외에도 넥슨,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의 게임까지도 가끔 방송을 진행한다. 파트너 BJ라 아프리카TV와 계약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방송 중 가끔은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다수를 차지하는 저연령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게임이고, 본인이 판단할 때도 게임 자체가 너무 지나친 과금을 유도할 때다. 시청자들은 ‘돈독이 올랐냐’고 아우성을 치고, 그는 그런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파는 것처럼 아팠다.

지금의 화려한 로이조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앉아서 게임만 하면서 돈을 번다고 진로를 희망하는 시청자들에게 충고도 빠트리지 않았다. 환경도 다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미리 구상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방송을 진행하면 십중팔구 망하는 방송이 된다는 게 로이조의 설명이다.

또 로이조는 아프리카TV에서 늘어나는 e스포츠 프로선수들의 방송 전향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계약으로 데려오니 일반 BJ들은 몇 년에 걸쳐 쌓아야 할 시청자, 인기를 훨씬 빠른 시간에 올린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아프리카TV가 출발선이 다른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로이조는 “최근 신입 BJ가 뜬 사례가 거의 없다. 방송을 하면서도 인기 BJ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뻔하지 않느냐”며 “기존 인기 BJ들의 친목, 매니저의 친목, 계약 BJ들의 룰 등 이런 부분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아무것도 없는 맨몸으로 시작한 내게 많은 기회를 준 아프리카TV에 아직도 감사하다. 최근 BJ 엑소더스와 같은 사태가 있어도, 아프리카TV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방송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낸 아프리카TV가 모든 BJ들이 공평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되기를 바란다”고 충고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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